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브라키오사우르스 Aug 27. 2024

팀원일 때 경험한 업무 vs 관리자가 되어 담당한 업무

데이터 사업인 = 데이터를 말하는 사람

팀원으로 오래 있다가 같은 팀에서 팀장이 되는 경우와 팀장이 되면서 다른 팀으로 발령이 나는 경우가 있다. 아예 모르는 부서로 발령이 난 신규 팀장님들은 멘붕을 경험한다. 일도 모르겠고 사람도 파악이 안 되고 또 팀장의 역할도 생소하기 때문이다.


그럼 같은 팀에서 팀장으로 승진한 경우는 어떨까?

이 경우는 일도 사람도 어느 정도 아는데 팀원들과의 관계 설정이 어렵다. 같이 팀장을 욕하던 사이에서 한 명이 팀장이 돼버린 경우랄까? 우리 일은 왜 이렇게 더럽냐 하다가 그 일을 담당하게 된 경우랄까;;;


관리자가 되어 새롭게 파악하게 되는 업무는 선임 팀원들이 아무리 자세히 알려줘도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다. 며칠 인수인계받아서 다 알 수 있는 일이라면, 누구 말대로 ‘초등학생도 알려주면 할 수 있는 일’ 일지도 모른다.

히스토리도 많고, 그래서 결정해 온 사항들이 있고, 관련된 팀도 많고, 법률적인 것도 있고, 제휴사도 있고, 그 안에서 우리가 하던 일, 중단한 일, 신규로 하는 일이 끝도 없이 이어진다. 팀장도 우선순위에 따라 중요한 업무를 먼저 파악한다. 어느 순간이 오면 얼추 다 아는 것 같겠지만, 다른 팀으로 떠날 때까지 내가 모르고 있는 팀의 업무가 있을 수 있다. (팀원 중에서도 비슷한 경우가 있다. 굉장히 바쁜 팀에서 1년 동안 일했는데, 다른 팀으로 가서 일이 별로 없었다고 말하는 경우다… 그래서 발령 난 게 아닐까;)


그렇다고 다 알고 있는 게 좋은가?

문서를 어떻게 쓰는지부터, 관련 팀과의 히스토리부터, 법적인 해석, 제휴사 키맨과의 커뮤니케이션 같은 것들이 팀장에서 시작되어 팀원들에게 연결돼도 괜찮은 것일까?

일의 시작이 팀장이 되면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 우리는 회사 생활을 하면서 많이 경험했다. 좋은 점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을 때가 더 많았던 것 같은데…


새롭게 담당하게 된 팀인 경우, ‘나는 이제 새로 발령이 나서 예전에 했던 그런 건 잘 모르겠고’ 하는 태도로 과거의 사항들은 한번 끊어내고 새롭게 시작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사업을 하다 보면 내가 제안하는 경우도 있지만, 다른 기업의 제안을 듣는 경우도 많다.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마치 라디오를 틀어놓은 것처럼 이야기하는 사람이 따로 있고 그 앞에 내가 따로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많다. 그런 생각이 들 때면 내가 하는 말들도 상대에게 안 들렸겠다, 하는 반성을 하게 된다.


들리는 말은 상대가 내용을 알고 있을 때다. 공감이 되고 존경심이 생긴다. 안 들리는 말은 잘 알지도 못하면서 헛소리를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다.

껍데기를 말하는 게 아니라 실제 경험을 통해 구축한 인사이트가 있고, 그걸 나에게 이야기하고 있다고 느껴질 때 같이 뭔가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경우라면 실제로 업무를 해본 경험을 토대로 관리자를 하고 있는 팀장의 말이 잘 들릴지 모른다.


팀장들이 PT 하는 경우가 많지 않은 시대를 보내왔지만, 내가 팀장이 되고 나니 팀장이 PT를 더 많이 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필요한 일이라고 본다. 팀장도 임원도 중요한 순간에는 현장에 등판해서 ‘아 저 사람이구나!’ 업무와 하나 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알아야 말할 수 있다. 껍데기가 아니라, 여기저기서 주워들은 것을 그대로 끄집어내는 게 아니라, 붕 뜬 이야기가 아니라, 뭘 하자는 건지 알 수 없는 이야기가 아니라, 일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자가 전달도 잘할 수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데이터는 만들어 쓰는 것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