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연말 결산
평론가도 뭣도 아니고 그저 음악 좋아하는 변방의 덕후지만 개인 취향과 팬심 듬뿍 담아 선정한 #2018케이팝내맘대로어워드.
올해의 여자 신인 - (여자)아이들
중소 기획사에서 나온 신인 걸그룹이 오로지 음악만으로 이루어낸 성취. 너무 세 보이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만만해 보이지도 않는 절묘한 지점에 자리 잡은 팀컬러. 데뷔 앨범부터 좋은 곡을 쓰는 재능을 보여준 전소연의 존재감. 추천곡은 Maze
올해의 남자 신인 - 스트레이키즈
믹스테이프 포함 올해만 4장의 앨범을 내놓은 물량과 속도. 자체 프로듀싱팀 3RACHA가 모든 곡을 만드는데 아직 설익은 부분이 있지만 힙합을 기반으로 록과 일렉트로닉을 섞는 솜씨는 그 옛날 비스티보이즈를 떠올리게 한다. 추천곡은 불면증.
올해의 여성 솔로 - 선미
싱글 단위 파괴력은 증명했지만 과연 앨범은 어떨까에 대한 의문을 한 방에 날린다. 네 환상 속에 아름다운 나는 없어. 10년 넘게 여성이자 아이돌로 살아오면서 느꼈을 타인의 시선 속에서 '나' 다움을 찾아가는 여정이 담겼다. 추천곡은 Black Pearl.
올해의 남성 솔로 - 키
떠난 이에 대한 그리움, 쇼를 계속해야 하는 숙명, 증명하고 싶은 음악적 야심. 많은 걸 담았지만 무겁지 않고 경쾌하다. 늘 한 발 뒤에 있었지만 재능이 작아서가 아니란 걸 보여주는 역작. 나온 지 1주일밖에 안됐지만 뽑을 수밖에. 추천곡은 Good Good.
올해의 여자그룹 - 레드벨벳
이제 대중도 레드와 벨벳의 차이는 안다. 하지만 똑같은 레드처럼 보여도 이름과 발색은 천차만별인 립스틱처럼, 레드/벨벳이라는 컨셉 아래 시도하는 다채로운 변주들은 깊이 들어와야 보인다. 추천곡은 강렬한 토마토 레드가 폭발하는 Hit That Drum
올해의 남자그룹 - 몬스타엑스
앨범을 내면 낼수록 모든 것이 진화하는 팀은 드물다. 밑바닥부터 차근차근 올라온 끝에 마침내 정상이 눈 앞에 보일 때 느끼는 기분 좋은 고양감과 자신감이 가득하다. 아마도 내년, 늦어도 내후년 빌보드 차트에서 보게 될 이름. 추천곡은 폭우.
올해의 뮤직비디오 - Spotlight, 프리스틴 V
활동 끝나고 팬서비스로 공개된 영상이지만 어떤 대상화도 없이 그저 '달콤한 리듬 그 안에서 영원히 춤을 추고 싶은' 소녀들의 꿈이 담겨 있다. 팀이 처해 있는 사정을 알면 더욱 뭉클해질 수밖에 없는.
올해의 앨범 - LOVE YOURSELF 轉 'Tear' , 방탄소년단
세상을 뒤집어 놨어도 마음 한 구석에는 "왜?"라는 질문이 떠나지 않았지만 이 앨범을 듣고 스스로 납득할만한 답을 찾았다. 청춘이 한참 전에 지나가버린 사람도 잠시 멈춰서도 괜찮다는 위로를 받고 싶을 때가 있다.
올해의 노래 - Bad Boy, 레드벨벳
인상적이지만 단조롭기도 한 비트 위에 목소리를 붓처럼 써서 그려낸 한 폭의 풍경 산수화. 신스가 흐르고 아이린의 허밍이 시작되면 한여름의 폭염에도 처음 들었던 그 겨울로 돌아간다. 인스트루멘탈을 들어보셨으면.
올해의 아티스트 - 보아
"나는 나인걸 누구도 대신하지 말아"에서 "있는 그대로 빛나 충분히 아름다워 To be a woman"까지. 과거의 영광에 머물러 있지 않고 지금 시대가 요구하는 우먼 임파워링을 위해 응원과 연대를 전하는 레전드의 중간 결산이자 새로운 챕터의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