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분량은? 시퀀스는? 인상과 느낌을 말해보자.
서로 자기 목소리를 녹음한 테이프를 우편으로 주고 받았던 아내의 눈먼 친구. 인물 소개
10년 전 여름. 장님에게 책 읽어주는 일을 하며 장님 친구를 사귀게 됨. 마지막 날에는 얼굴을 만져봄. 아내는 그때의 일을 시로 씀.
아내는 어릴 때부터 단짝이었던 공군 장교와 결혼했지만 잦은 이사로 극심한 외로움을 느끼고 이혼함.
계속 연락하며 지내던 장님 친구의 녹음 테이프를 부부가 같이 들음.
장님 친구가 부부의 집에 방문할 예정이라며 남편인 ‘나’한테 편하게 대하라고 당부함.
장님 친구 로버트의 아내 벨루아를 만나 결혼하고 장례를 치른 이야기까지 남편한테 말함.
로버트가 집에 오자 장님인데도 기차 여행이 어땠는지 짓궂게 묻기도 하고, 위스키를 같이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며 낯설고 어색한 분위기를 완화함.
게걸스럽게 셋이 식사함.
아내와 로버트는 지난 10년 동안 있었던 굵직한 사건들에 대해 대화하고 ‘나’는 이따금 한마디씩 거듦.
같이 텔레비전을 보다가 대마초를 피우고 기분이 적당히 좋아짐.
텔레비전에서는 유명한 성당들을 보여줌. 파리, 이태리, 리스본, 독일...
러버트와 성당에 대해 대화하다가 장님 친구를 위해 성당의 모습을 설명해 줌.
성당이 어떻게 생겼는지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한계를 ‘나’가 느끼자 로버트는 두꺼운 종이와 연필을 청하여 같이 그려보자고 함.
처음엔 두 사람이 손을 포개어 성당을 그린 후 로버트는 손가락으로 내가 그린 선들을 짚어 보며 고개를 끄덕임.
두 번째는 눈을 감고 둘이서 손을 포개어 같이 성당을 그림.
로버트는 눈을 뜨고 그림을 보라고 했지만 ‘나’는 로버트처럼 눈을 감은 채 ‘정말 멋진 그림’이라고 중얼거림.
2, 줄거리를 요약해 보자.
아내의 오랜 친구 로버트가 우리 집을 방문한다. 10년 만에 만나는 두 친구는 그간의 이야기로 즐겁다. 식사도 하고 담배와 대마초를 같이 피우며 서로 어색함을 떨쳐버린다. 식사 후 펠레비전을 보다가 성당 이야기가 나오자 ‘나’가 열심히 설명하지만 그 전달에는 한계를 느낀다. 그림으로 부족함을 보완한다. 로버트는 두꺼운 종이에 그린 선을 더듬으며 성당 모습을 읽고, 눈을 감은 채로 둘이서 성당을 그리며 ‘나’는 로버트가 상상하는 성당 모습을 같이 체험한다.
3,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 간의 특징과 변화를 설명해보자.
아내 – 장님 친구와 10년씩 녹음 테이프를 서로 주고받으며 우정을 쌓을 정도로 다정하다.
로버트 – 아내를 잃고 오랜 친구를 찾아 방문함.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함. 신체적 결함을 탓하지 않고 항상 긍정적이며 배우려고 한다.
나 – 로버트의 방문이 거북하지만 최대한 배려하고 같이 대성당을 그리며 로버트가 느끼는 세계를 공감한다.
4, 타인에 대해, 이와 같이 낯설면서도 생생한 경험을 해본 적이 있는가? 있다면 소개해보자.
해외여행을 가면 처음 만나는 현지인과도 친하게 지낼 수 있다. 그들의 언어를 익히며 소통하는 방법이 그 비법이다. 가장 기본적인 인사말이라도 나누어 보면 알 수 있다. 외국인이나 외국어뿐만 아니라 가족가 친구, 동료, 이웃에게도 상대방이 원하는 언어를 사용하면 서로를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그러니까 상대방의 언어, 상대방의 가 관건이다.
5, 장님이나 장애인에 대한 경험을 소개해보자.
기억을 더듬어 보아도 장님에 대한 기억은 없다. 심청의 아버지 심봉사가 전부인 것 같다. 장애인은 주변에 흔하다. 중증과 경증 모두. 스스로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 아이도 있고, 겨우 학교를 다니는 정도의 생활만 가능한 아이도 있다. 스물여덟 해를 평생 방바닥에 누워서 지냈던 아이도 있었다.
아이1은 진단명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병원에서는 확정하여 진단하였겠지만 그 부모는 언어로 공표하지 않는다. 일반학교에서 통합교육을 받기도 어려운 여건인데도 일반고등학교를 졸업시킬 정도로 양육자는 아들의 완치 가능성을 포기하지 않는다. 이 길이 끝날 때까지 아이 이름에 진단명을 절대 붙이지 못한다.
아이2는 독립적인 사회생활과 학습이 가능하지만 특수학교를 다녔다. 컴퓨터와 독서, 그림그리기, 수영, 풍물, 피아노 연주, 단순 노작활동이 가능하다. 암기력이 뛰어나고 한번 본 것은 모두 기억한다. 책에서도 중요 정보는 모두 파악하고 다른 사람한테 설명하기까지 가능하다. 무엇보다 찬송가를 피아노 연주할 수 있는 특기가 있어 보호자의 자랑거리가 된다.
특수학교에 근무한 적이 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음악 선생님이 그 아이들을 데리고 밴드 연주회를 하고 교내, 교외 행사를 진행한다는 것이었다. 악보도 읽을 줄 모르는 아이들을 음정, 박자 정확하게 함께 연주하는 팀으로 만들어내는 능력이 놀라웠다. 서번트증후군이 있는 아이들이면 모두 가능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그 후임으로 맡은 음악 교사는 그들을 지도하지 못했다.
누구에게나 그렇듯 그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인정, 존중하는 시선이 중요하다. 더 필요한 게 있다면, 내재된 재능을 발굴하여 긍정적으로 피드백하고 격려하며 그들을 돕는 일이다. 그리하여 더불어 함께하는 삶이면 최상의 이웃이 될 것이다.
6, 타인을 이해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소설과 무관하게 개념 정의와 경험 정의를 내려 보자.
타인을 이해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 공감하는 것이다. 로버트를 머리로 이해하고 말로 설명하기보다는, ‘나’가 로버트와 같이 눈을 감고 그림을 그린 후 그의 방식대로 성당 모습을 상상하는 것처럼 말이다. ‘주인공되기’, ‘그 사람되기’를 하면 조금이나마 더 그 사람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