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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유담 Apr 29. 2019

4. 미키 코이치로, <고양이 여행 리포트>

항상 아쉬운 일본 영화의 연출

 4월 16일. 세월호 5주기에 이걸 보러 가는 것이 맞는가 고민을 많이 했는데 그냥 혼자 보는 것으로 강행.

 제목이 너무 유치하여 오타쿠스러운 애니메이션을 또 실사화로 바꾼 것 아닌가 하고 의자에 앉을 때까지 고민. '하치' 이와타 타카노리와 '사치코' 타카하타 미츠키 주연의 <식물도감> 감독이었다. 그 때도 좀 오글거리고 진부한 스토리였는데 이번에도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다.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 주연으로 이제 낯익은 후쿠시 소타 주연. 잘생겼는데 예전 편의점 아르바이트 했을 때 사장이랑 너무 닮아서 호감이 가지 않는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의 다케우치 유코는 올해 마흔인데 하나도 늙지를 않아서 부자연스러운. 역할에 어울리지 않는다. 

 고양이 '나나' 목소리가 일본어임에도 불구하고 익숙했는데, 타카하타 미츠키였다. 허허. 히로세 아리스는 아는 얼굴인데 어디서 봤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제목을 왜 이리 관객이 오지 않게끔 지었나 했는데, 소설 원작이 따로 있었다. 2013년 출간되었으나 절판. 출판사는 영화 개봉일을 눈여겨 보고 있다가 기회를 잘 잡아야 할 듯.

 일본의 명소들을 보여주어 좋았다. 혼자 봐서 아쉬웠다. 컴퓨터 그래픽인지, 정말 날씨 좋은 날에 가서 찍었는지 몰라도 탁 트인 곳에서 후지산이 보이는 장면은 압권이다. 교토 요지야가 나올 때 반가움에 극장에서 나혼자 웃었는데 참 이상하게 보였을 것이다. 

 유기묘를 주워 키우게 되면서 친구와 옥상 자살 소동까지 벌이고, 고양이를 통해 이어지게 되는 친구들과의 연. 알고보니 자신도 버려진 고양이처럼 입양이 된 것인데 소풍 다녀온 동안 부모가 교통사고로 사망, 동생인 이모의 손에 길러지고. 이모의 업무 특성상 전근이 잦아 같이 전학을 가게 되면서 친구들도 각 지역에 여럿. 

 그러다 두번째로 기르게 된 유기묘 나나를 맡기기 위해 옛 친구를 찾아가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 크게 나쁘지는 않은데 너무 진부하여 답답하다. 심지어 주인공이 죽을 병에 걸려 고양이를 맡긴다는 것은, 이제 정말 나올 이야기가 없는 것인지. 수없이 많은 소설 중에 굳이 영화화 하게 된 것은 일본인이 좋아하는 '고양이' 때문인지. 잔잔한 감동은 있으나, 고양이의 생각을 다 관객에게 들려주는 설정은 그 감동에서 깨뜨려버린다. 여기서는 사치코의 목소리가 어울리지 않는다.

 나나(なな)라서 일곱(7) 빛깔 무지개를 함께 보는 장면은 우리나라에서는 용납이 안되는 설정이었을 것이다.

 2시간 정도면 적당은 러닝타임인데, 마지막에 병들어서 죽기 전까지 너무 질질 끌어버려서 시간 배분을 잘못했다. 성인이 타겟이 되어야 하는데 이걸 보러 일부러 극장에 가기는 힘들 듯. 그렇다고 애들이 보기에는 극단적이고, 첫사랑 소재라 양쪽 다 재미없어 할 듯하다.

 

 내용을 보지 않고 영화의 훈훈함과 눈을 즐겁게 하는 풍경을 감상하기에는 참 좋은 영화였다. 

 역시 고양이 보단 개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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