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틋한 존재와의 이별을 다루는 법

<굿 보이> 단평

by 송희운


※ 이 리뷰는 <굿 보이>의 스포일러와 결말에 대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흔히 영화 업계에서 영화를 촬영할 때 가장 다루기 어렵다는 소재를 두 가지 정도로 꼽는데, 하나는 아기이고 다른 하나는 동물이다. 이 두 가지 소재의 공통점은 모두 촬영 현장에서 통제가 어렵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영화에서 아기와 동물을 메인으로 하는 경우는 굉장히 드물며, 나온다고 해도 아주 짧은 시간 동안에만 등장시키는 편이다. 혹은 동물 같은 경우에는 아예 CG 작업으로 처리하는 경우들도 많다. 그런데, 이 어려운 소재 중 하나인 동물을 전면으로 내세워 촬영한 작품이 10월 22일 개봉하였다. 그 주인공은 바로 <굿 보이>이다.


<굿 보이>는 반려견 인디가 자신의 주인인 토드를 바라보는 형식으로 이야기를 전개시킨다. 인디의 주인인 토드는 몸이 아픈 상태인데, 토드는 어느 날 자신의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집으로 들어가서 살기 시작한다. 그 이후부터 인디는 토드 주변을 맴도는 이상한 기운을 느끼기 시작하고, 그 이상한 기운은 조금씩 실체를 갖추면서 토드와 인디를 위협한다.



겉으로는 공포 영화의 외양을 갖고 있지만, 이 영화는 감독이 그토록 아끼면서 키우는 ‘인디’(주인공 인디와 실제 반려견 이름은 동일하다)에 대한 애정 고백에 가깝다. 영화가 이 공포 영화라는 탈을 선택한 이유는 반려견과의 이별에 대한 두려움을 표현하기 위한 장치로 이 장르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점점 주인 토드를 위협하는 존재의 실체가 드러난다. 토드가 앓고 있었던 질병으로 인해 토드는 결국 죽음을 맞이하고 영혼이 된다. 그 후 토드는 사신과도 같은 존재에게 지하실에 있는 어두운 통로로 끌려간다. 흔히 동물들의 눈에는 인간들에게 보이지 않는 귀신, 사신과 같은 것이 보인다고들 한다. 영화는 약간의 연출을 가미하여 인간이 공포의 대상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반려견이 공포의 대상을 바라보는 것으로 설정하고, 죽음을 두려워하는 인간의 입장이 아닌 자신의 주인을 데려가려 하는 죽음에 대한 반려견의 공포를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인디는 자신의 주인이 끌려가지 않도록 토드를 꼭 붙잡는다. 하지만, 자연스러운 섭리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다는 것을 알고 토드는 인디에게 ”여기서 기다려.“라고 말한다. 이 장면을 봤을 때 감독이 이 영화를 통해 어떤 것을 말하고 싶은지 느낄 수 있었다. 반려견 혹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수많은 사람들은 자신보다 반려견의 기간이 길지 않기에 이 부분을 참으로 안타까워한다. 하지만 인생은 예측할 수 없는 것이라서 반려견보다 자신이 먼저 가게 될 경우 어떻게 될 것인지 걱정하기도 한다. <굿 보이>를 연출한 벤 레온버그 감독은 이러한 자신의 두려움을 영화 속에 녹여내고, 그와 동시에 자신이 키우는 ‘인디’에게 이곳에서 기다리라고 말해주고 싶었던 듯하다.



인디가 다치지 않도록 신경 써서 연출한 부분들이 돋보이는 것처럼 영화는 인디와의 애틋함을 매 화면마다 담아낸다. 이 영화의 매력적인 지점은 연출이 엄청나게 뛰어나고 놀랍다기보다는 이 영화의 주인공인 ‘인디’의 연기 공이 가장 크다. 인디가 아카데미 시상식 최우수 연기상 후보에 자신을 남우주연상 후보로 넣어야 한다고 편지를 쓴 것처럼(?) 인디는 감독이 의도한 바대로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그 장면에서 느껴지는 감정을 눈동자에 담아 충실하게 연기해 낸다. 이는 인디 홀로의 공이 아닌, 인디가 최대한 편안한 환경에 있을 수 있도록 배려하면서 촬영을 진행한 감독과 인디의 합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공포 영화로서는 걸작이라고 말하기는 어렵겠지만, 반려견 혹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사람이라면 <굿 보이>는 올 가을 극장가에서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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