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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네치카 Feb 10. 2021

80년대생이 안다. 그것도 아주 많은 것들을.

90년대생이 온다. 70년대생은 운다.나는 80년대생이다.


  지난주 영풍문고에 들렀다, 매대에 올려진 책 제목을 보고, 혼자 빵터졌다. 베스트 셀러 였고, 화두였던 책 ‘90년대생이 온다.’ 을 연상하게 하는 입에 착착 붙는 제목이였다 ‘70년대생이 운다’ . 본인은 70년대 생이 아니기에, 일단 책 내용에는 크게 관심이 없었으나 독자의 흥미를 단번에 주목시키는 제목 센스와, 운율을 돋게 하는 라임에는 박수를 쳐주고 싶다. 부제는 ‘꼰대의 길목에 선 리더를 향한 위로와 공감’이더라.

 리더의 자리라고 쉬운 게 아니라는 것쯤은 그동안의 직장생활을 통해 잘 알고 있다. 아마도 만약 내가 70년대생, 혹은 리더였다면 이 제목에 바로 책 페이지를 열었겠지만, 나는야 80년생. 오히려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럼 80년대생은 무엇이지? 어떻게 정의되는 거지? 이쯤되면 80년대생을 위한 책도 한권 나와줘야 하는 거 아닌가?


울지마요. 70년대생! 삽화가 의도한건 어째, 꼰대에 샌드위치 당한 90년대생의 눈물 같다.


그래서, 80년대생에 대한 책은 없나 검색을 했고, 나는 이런 논조의 기사들만 많이 찾을 수 있었다. 80년대생, 낀세대, 라떼’와 90년대 생의 사이, 젊꼰(젊은 꼰대)등이다. ( 80년대생 임원이 온다. 라는 기사들도 있으나, 나에게 아직 그 자리는 요원하여,이 글에서는 다루지 않기로 한다.)

 예전에 나는, 우리 팀 사원에게 이런 질문을 한적이 있다.

“나는 어때? 나는 꼰대 아니지??”

지나고 생각해보니, 선배가 후배에게 하는 답정너 질문

 이었다. 입장을 바꿔서 생각하니, 몹쓸 질문이긴 했다. 그러나 나는 내가 라떼가 아닌, 얼죽아,아아 도 아는 깨어있는 선배라고 생각했기에 자신만만했다.나는  내입으로 말하기 좀, 그렇지만 나름 동안 외모의 소유자이며, z세대의 감성을 이해하려는 열린 사고를 지니고 있다.

 후배는 우문에 현답을 했다. “본인이 꼰대냐고 물어보면 꼰대래요” 아!!!! 본인은 모르지만 나 역시 꼰대구나. 그 80년대 생 꼰대가 나였어...라는 패배감에 빠진 것도 잠시, 그래 나 꼰대다 어쩔래!! 하면서 후배에게 농담인척, 툴툴거리며 이야기를 끝냈다.

 내가 느낀, 90년대생은 유능하다. 똑똑하다. 가끔 망설이던 부분들을 사이다처럼 건드려준다. 나는 유연한 분위기와 융통성 있는 스마트함을 가진 세련된 90년대생을 좋아한다. 구인구직 플랫폼 ‘원티드’ 광고는 이런 특징이 유려하게 녹아있다. 우연히 보고 광고가 좋아 심지어 찾아 보았다 멘트를 옮겨본다.


야근? 싫죠. 근데 일 못하는 것도 싫어요. 둘 중에 하나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밸런스를 찾아야죠

직장을 고르는게 아니라, 직업을 골랐어요. 그래야 더

재밌게 일하니깐

회식할 수도 있죠! 근데 똑같은 사람만 만나면 성장할 수 없잖아요

보셨죠? 요즘 애 들도 다 일 잘하고 싶어해요

일잘하는 애들의 커리어 플랫폼 ‘원티드’


광고애서 말하는 바에 나는 100%, 찐하게 공감한다.

80년대 생은 그렇다. 90년대 생이 말하는, 합리적 의사결정 방식, 수평적 관계 추구, 워라벨 중시의 가치를 충분이 이해하며, 동의한다. 일도 중요하지만, 퇴근 후, 주말에 나를 위해 보내는 시간도 중요하다.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일 이외에 자기계발을 한다. (그런 의미로, 저도 브런치를 하고 있습니다.) 비합리적인 의사 결정에는 반대하며, 비논리적 주장은 납득하기 힘들다. 물론, 그 결이 완전히 같을 순 없다. 우리가 통과한 시간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조직’보다는 ‘개인’의 가치를 더 중요시하는, 근간은 동일하다.

 80년대생은 바쁘다. 아침에 출근을 하면, 해야 할 일이 많다. 대부분의 80년대 생은 팀의 허리다. 회사 돌아가는 것도 이제 빠삭하고, 왠만한 이슈가 터져도 해결방법을 알고 있다. 팀장, 나아가 임원들이 원하는 빅피처도 간단한 코멘트를 통해서도 찰떡같이 파악한다. 그 동안 경험을 통해 체득한 예민한 생존의 감각이 있다.(사업 계획을 몇 년 짜다보면 체득할 수 밖에 없다.)

 누군가는 낀 세대라고 말하겠지만,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80년대 생은 다 알고 있다고. 90년대 생이 원하는 삶의 방식도 업무 스타일도, 그리고 70년대 생 리더가 기대하는 조직원의 이상향도 말이다. 그 간극을, 가운데서 밸런스를 맞춰 잘 조정해야하는 어렵고도 막중한 임무를 띤 세대라고 말이다. 이 간극이 한쪽으로 치우치면, 젊은 꼰대가 될 수도, 가벼운 후배가 될 수도 있다. 90년대 생이 왔을 때,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70년대 생이 울지 않고 리더로서 조직을 아우를 수 있도록 하는 지혜를, 80년대생만이 알고 있다. 나는 요원하다고 했지만, 아마도 최근 80년대생 임원이 늘고 있는 것도, 이런 기대감을 반영한 것은 아닐까.

  내가 80년대 생이라, 이런 글을 쓴 것 같지만, 맞다. 그게 백프로 맞다. 나 포함, 회사에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조직의 새로운 롤모델을 만드는 중인, 80년대생 들에게 응원을 보낸다. 시를 좋아하고, 운율을 좋아하는 본인은, 그래서 이렇게 이 글을 끝맺고자 한다.


90년대 생이 온다

70년대 생이 운다

그리고, 80년대 생이 안다. 그것도 아주 많은 것들을


라임 맞추는 것을 좋아한다. 아침이성, 저녁감성 그러면 오후는???? 오후은 직장인이라면 근성이죠. 아침이성,오후근성,저녁감성 의 라임이 맘에 든다.


ps. 10년 전, 내가 입사했을 때도, 이런 말들이 있었다.

‘요즘 애들은 말이야, 예전이랑 달라’

왜 요즘 애들은 항상 다른걸까?

생각해보니, 요즘 애들은 그래서 뽑는거다. 다.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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