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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씨 Oct 29. 2020

나의 쓸모

 해변에서 돌을 주워왔는데 둘 곳을 못 찾고 만져보고만 있습니다. 이 둥근 촉감은 파도의 지문일까요. 무엇으로 남으려고 모서리는 다 버렸을까요. 괜히 냅킨도 눌러보고 읽다 만 페이지에 얹어도 봅니다.


쓸모는 가치의 이름입니까. 효용이라는 개념입니까. 적재와 적소에 딱 맞는 쓰임을 쓸모라고 하지는 않지요. 그건 내게만 열리는 의미에 붙이는 이름이니까요. 


 무용한 것들의 쓸모를 생각하는 동안 뚱뚱했던 햇빛이 비누처럼 작아져 있습니다. 갑자기 육중해진 돌의 무게. 마음 써 던져보면 어느 배고픈 시절에 기척이라도 닿게 할 수 있을까요. 이런 청승은 어디에 가져다 써야 잘했다 소문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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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l_mo

@drawing_mus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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