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속엔 나만의 운동장이 있었다
그 어떤 외세의 침범에도 굴하지 않는 나만의 운동장
사람에게는 누구나 자신만의 코어가 있다
그것은 자신만의 에너지원이기도 하고, 삶을 살아가는 근간이 된다.
내 마음속의 운동장인 나만의 코어가 언젠가부터 망가지고 있는 기분이 든다
끊임없이 고독하고 싶었던 나는
혼자만의 시간을 갈구했고
그 어떤 외부의 평가를 받기도 꺼려했다
태권도 도장을 처음 갔을 때에 남들과 최대한 떨어지고 싶어서, 입구 쪽 쓰레기통 옆자리는 언제나 내 자리였다
혼자서 자전거 타기를 좋아했는데, 대면하지 않는 전지적 관찰시점의 사람과의 만남은 좋아했다.
똑같은 기온이라도 봄보다 가을을 더 좋아했는데, 옷이나 의상이 더 가벼워지는 시기가 아니라 더 무거워지는 시기라는 것이 좋았다.
좀 더 개방적인 것이 아니라 좀 더 폐쇄적인 시간으로 간다는 것이 좀 더 숨쉬기 편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어쩌면 나의 운동장은 한결같았나 보다
그 누구의 것도 아닌 나만의 운동장
다 같이 좋은 게 아닌, 내가 좋은 나만의 감정과 시간들..
전에 나는 그것을 존중해 줬던 것 같은데.. 지금의 나는 그것을 존중하는 느낌이 그때보단 덜하다
내 맘속의 운동장을 가꾸는 일이야말로 내게 가치 있는 일이다.
어쩌면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오기 위한 단 하나의 방법인지도 모른다
나는 인싸도 아싸도 아닌
그냥 있는 그대로의 나다
그 어떤 기준이나 잣대로 평가할 수 없는 나만의 고유한 영역
난 그것을 좀 더 존중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