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신(日新)의 실천
한 사람은 그의 말이 아닌 행동으로 정의된다고 한다. 그런 관점에서 지난 몇 달간의 나는 내가 생각하는 나 자신과 거리가 멀었다. 직장에서의 스트레스가 그 밖의 영역에 영향을 주기 시작하면서 생활의 패턴이 조금씩 무너져내려갔다.
계획을 세우기보다는 그냥 시간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그때그때 상황에 대응하지만 했다. 시작은 사소했다. 세탁물이 쌓이기도 하고 분리수거를 제때 안 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업무의 퍼포먼스도 조금씩 내려가기 시작했다. 내가 생각하는 나 자신과 벌어지면서 자존감도 하락했다.
“이건 내가 생각한 해외생활 2년 차가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더 이상의 자존감 하락을 막기 위해 내 생활을 내가 주체적으로 컨트롤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는 외부 조건에 반응하기만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작심삼일의 벽은 공고했다. 이대로 시간을 보낸다면 고3 이후로 처음 진입한 체중과 불규칙한 생활, 그리고 낮은 업무 결과가 그대로 계속될 것만 같았다. 그래서 실행 가능한 행동들을 습관으로 만들어보고자 했다. 하지만 거창한 계획은 안된다. 이미 실패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작은 습관들을 한 달간(4주) 쌓아가기로 했다.
나 자신 내 주변 환경들과 관련된 습관들을 쌓아가기로 했다. 그리고 점진적으로 쌓아가기로 했다. 한 번에 모든 행동들을 다 하고, 이것을 갑자기 나에게 강제한다면 다시 작심삼일의 늪에 빠질 것 같아서였다. 1주 차에는 나 자신과 관련된 행동들을 루틴으로 만들려고 했다. 특히 나의 건강과 관련한 행동들을 습관화하는데 집중했다.
-규칙적인 수면(10시 30분 취침, 5시 기상)
-규칙적인 운동(주 5회 맨몸 운동)
-규칙적인 스트레칭(기립은 스트레칭)
을 5일간 실천하고 2일간 쉬었다. 이 중 규칙적인 수면과 스트레칭은 즉각적으로 효과를 느낄 수 있었다. 지난 몇 주간 나를 괴롭힌 허리 통증이 거의 없어졌다. 또한 아침을 조금 더 일찍 시작하면서 운동을 시간을 확보하고, 업무에 좀 더 집중할 수 있었다.
2일간 휴식을 취하고 나니, 2주 차의 첫 월요일은 어렵지 않게 5시에 일어날 수 있었다. 확실히 사람은 조금은 쉴 공간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2주 차에는 1주 차의 행동을 이어가면서, 공부와 관련된 습관을 만들려고 했다. 시험이 3주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한번 떨어진 경험이 있기에 이번에는 꼭 붙고 싶었다.
-아침에 생긴 여유 시간을 활용하여 하루에 2시간은 공부하기
-하루를 돌아보기 위해 일기 쓰기
위의 3가지 행동을 더하여 또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5일간 실천했다. 이중 가장 어려웠던 것은 하루에 2시간 공부하는 것이었다. 주경야독이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실감했다. 아침에는 그나마 공부를 할 수 있지만, 일이 끝난 뒤 1시간 공부를 하는 것은 정말 나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그래도 1시간을 하고 나머지 시간은 자유다 라는 생각으로 나 자신을 채찍질하여 습관으로 고정시키려고 노력한 결과 3주 차, 4주 차에는 문제없이 공부를 할 수 있었다.
이 행동들에 더하여 3, 4주 차에는 나의 환경을 개선시키기 위해
-식사 후 즉각 설거지 하기
-주기적인 실내 청소
같은 간단한 행동들을 추가했다. 3,4주 차에는 앞의 행동들을 큰 거부감은 체력적, 정신적 소모 없이 할 수 있었다. 3주 정도 반복을 했더니 뭔가 익숙한 느낌이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루틴화”를 이야기했었나 싶었다. 특히 업무의 스트레스가 많거나 양이 많은 날은 그저 침대에 눕고 싶은 상태가 될 때가 많다. 이런 날일수록 행동들에 정신적 소모가 없다는 것이 좋았다.
작은 행동들을 4주 동안 반복한 결과 자존감도 상승했음 뿐만 아니라 가시적인 결과들도 얻을 수 있었다.
체지방률도 내려갔으며 공부하던 일본 자격시험도 합격할 수 있었다. 생산적인 행동들을 습관화하면서, 나 자신을 “조금은 생산적인 사람”으로 정의하여 자존감을 조금이나마 회복할 수 있었다. 동시에 부수적으로 가시적인 결과도 얻은 것이다. 다시 외부에서 큰 충격이 왔을 때 이 습관들을 지속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하지만 그때도 지속할 수 있도록 노력하기 위해 6주 차인 이번 주도 이제는 어느 정도 루틴화 된 행동들을 계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