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케이 비즈니스 리뷰 2021.09.06
엄중한 코로나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상황이 언제 끝날지, 그리고 끝난 뒤의 사회는 어떠할지 아무도 확실히 모른다는 것이다. 그나마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코로나 이전(Before Covid)과는 같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과거와는 전혀 다른 상황에서 과거의 수법, 혹은 과거에 상식으로 인정받는 마케팅, 비즈니스의 방식은 더 이상 상식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무릇 “상식”이라는 것은 수년간 다양한 상황 속에서도 인정받은 사실임에 틀림없다. 그렇다면 과거의 상식과 다른 영업 방식은 성공할 수 있는가? 아래의 몇몇 일본 업체들은 “상식”과는 조금 다른 방법을 통해 코로나 상황 속에서도 성공적으로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있다.
프랜차이즈의 가장 기본적인 특징을 꼽는다면 획일화이다. 어떤 지점을 가더라도 같은 인테리어, 같은 메뉴 그리고 같은 가격을 제공한다. 그렇기에 소비자들은 그 예측 가능성에 매력을 느끼고, 소비하게 된다. 그러나 일본의 한 프랜차이즈 업체는 이 상식을 깨버렸다. 일본식 중화요리를 판매하는 오사카 오쇼(大阪王将)는 각 지점마다 메뉴도 다르며 가격도 다르다. 물론 대부분의 메뉴는 공유하지만, 지점별로 몇 개의 개별 메뉴를 제공한다. 또한 메뉴의 가격도 조금 차이가 난다. 예를 들어 같은 중화 라면이어도, 도쿄의 한 지점에서는 760엔이지만, 다른 지점에서는 680엔이다. 각 지역의 임대료와 최저임금, 그리고 주 소비자층이 다르기 때문이다. 기본적인 것(인테리어, 컨셉, 기본 메뉴)은 통일하지만 다른 영역에서는 획일화에 집착하지 않은 것이다. 체인점과 개별 가게의 개성을 모두 중시한 결과, 코로나 중에도 전년도 대비하여 90%의 매출을 올릴 수 있었다.
가게를 낼 때 가장 기본적인 것은 정주인구가 많이 살고 있는 곳에 가게를 낸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상식과는 정반대로 사무실들이 모여있는 도심의 공백지대에 청과점을 낸 회사가 있다. 미쓰이물산(三井物産)과 일본 농협이 출자한 아그리 게이트(アグリゲート)는 2010년부터 독특한 곳에 가게를 내고 있다. 경쟁을 피하기 위해서이다. 상권으로 알려져 있는 곳은 이미 대형슈퍼부터 다른 청과점까지 많은 경쟁자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도쿄 도심의 업무지구에는 이렇다 할 경쟁자가 없다. 하지만 아예 고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주변 식당, 퇴근하면서 과일을 사갈 수 있는 직장인들, 그리고 업무지구에 살고 있는 소수의 주민들이 잠재고객이다.
물론 처음부터 성공한 것은 아니다. 어느 정도 야간 인구(주거인구)가 있으며, 통근객이 많은 지역을 찾는 데는 몇 년의 시행착오가 필요했다. 또한 점심 직장인들의 수요를 확보하기 위해 단순히 과일을 파는 것이 아니라 과일과 채소를 이용해 샐러드를 만들기도 했다. 그 결과 쇠퇴하는 일본 청과물 시장 속에서 평균 청과점 1년 매출(480만 엔)의 1.5배인 700만 엔~1000만 엔의 매출을 기록하는 가게 8군데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되었다.
아담 스미스의 국부론에서도 언급된 상식은 분업이 생산성을 향상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반도체 장비나 디스플레이 기초소재를 만드는 닛산화학(日産化学)은 분업과는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이들은 연구 개발직도 영업을 할 것을 주문한다. 모든 연구개발자들은 연구 개발과 영업을 동시에 해야 하는 것이다. 채용 때부터 연구개발직 겸 영업직이라는 것을 사전에 알린다. 이들은 연구개발을 하는 한편, 실제 고객과의 미팅이나 커뮤니케이션 또한 담당한다. 연구 개발자의 지식과 관점을 통해 고객이 현재 원하는 것뿐만 아니라 잠재적 니즈또한 알아낼 수 있다고 한다.
그 결과 같은 기초소재 화학분야의 매출 탑 신예츠 화학(信越化学)에 비해 매출은 1/5에 불과하지만(2021년 3월 결산 기준 신예츠 화학: 1조 4969억 엔, 닛산화학: 2091억 엔) ROE(자기 자본 이익률)은 신예츠가 10.7%인 것에 비해 닛산 화학은 17.5%다. 또한 매상도 8기 연속 성장 중이다.
위의 사례들을 통해 역시 유연한 사고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교조적으로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과거의 사례, 방식을 담습 하는 것은 원하는 결과를 달성할 수 없을 수도 있다. 물론 우리는 본능적으로 과거의 성공방정식을 그대로 하려고 한다. 경험상 그 방법이 가장 확실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때의 외부 조건과 현재의 외부 조건이 다른 것을 인식하고 방법을 재평가해야 한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과거의 상식에 반대되는, 패러다임을 벗어난 방법이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그 방법을 조직 내 구현하기 위해서는 역시 Top Management의 강한 의지와 이해관계자들의 설득이 필요하다. 새로운 방식의 도입은 조직내외의 긴장도를 높일 수 있다. 이 긴장과 갈등을 잘 관리하여 새로운 방식의 연착륙을 이루어낼 수 있을 것이다.
출처: 닛케이 비즈니스 2021 9월 6일, 2106호 특집기사
이미지 출처
오사카 오쇼: https://setagaya.goguynet.jp/2021/01/15/setagaya_oyamadai_osakaohsho-2/
아그리 게이트: https://www.projectdesign.jp/201710/shop-future/004020.php
닛산화학: https://txbiz.tv-tokyo.co.jp/gulliver/vod/post_2157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