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곧 행복이다.
누워서 고개를 좌우로 돌리면 신기하게 다른 세상이다. 왼쪽은 아직도 하늘이 파랗고, 오른쪽은 서서히 석양이 진다. 파도소리는 언제 들어도 질리지가 않는다. 다들 상의 정도는 대수롭지 않게 벗고 눕길래 나도 따라 벗었다. 바지마저도 벗고 싶은 기분이었지만 타인의 평온에 해가 되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해안가 도로에 바이크를 주차하면서 잠시 몇 마디를 주고받은 인도인 친구가 주고 간 돗자리는 촌스러움과 더불어 실용성만큼은 최고였다. 무엇보다 사이즈가 와따(?)다.
바람이 몸을 간질인다. 둔해질 법도 한 감각이 이따금 이렇게 잔잔하게 되살아난다.
대자연 앞에서는 만물이 그러하듯 별다른 이유나 변명 없이 그저 하나의 생명으로 오롯하다. 작건 크건 모두가 꽤나 모두의 일부며 전체라고 느끼는 순간, 치열한 삶에서 잊고 지내는 충만함과 만족함을 느낀다.
필요한 것은 모두 여기에 있다. 여기 내가 있다.
Ao Nang, Thailand, 2018 @dalaija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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