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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손 Apr 27. 2017

알코올중독자가 만든마약중독 소재 뮤지컬 포스터

마약중독을 소재로한 뮤지컬, "미션"과 "각인"의 공연 포스터 3종 세트

오늘 소개할 작업은 알코올중독자인 본인과 인연이 깊은 뮤지컬 두 편.
"미션"과 "각인"이다.
각인의 경우, 현재 초연을 앞두고 있으며 공연장소는 대구 어딘가가 될 것이다.
아직 장소가 확정되지 않아서 현재 떠도는 포스터에는 공연장이 표기되어있지 않다.
미션은 서울과 대구에서 여러 차례의 공연이 있었고 지금은 DIMF(Daegu International Musical Festival)의 특별무대에 오를 예정이라고 한다.

뮤지컬의 내용은 마약중독을 소재로 하지만 마약퇴치를 말하고 있지는 않다.
중독에 대한 고찰이 차라리 맞지 않을까 싶다.
알코올중독자로서 보기에 이것은 좋은 선택이라고 본다.
누군가 알코올중독자에 대한 소재로 작품을 만드는데, "천사들의 합창" 같은 톤앤매너에 계도적 내용으로 만든다면 우리를 너무 좆밥 취급하는 거 같아서 고깝게 느껴질 것 같다.

여기서 한가지.
내가 단주를 한 지 1년이 넘었지만, 굳이 알코올중독자임을 과거형으로 표현하지 않은 것은 중독에 과거형이란 없기 때문이다. 모든 중독은 현재 진행형이다. 한 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인 것 처럼.

뮤지컬 미션의 대사다.
"마약은 죽어야 끊는 겁니다!"

실제 어떤 잘나가던 개그맨이 "저는 알코올중독자였어요. 주사로 많은 사람을 무섭게 했죠. 지금은 치료받고 고쳤습니다."라고 말하고 다니다 결국 술 먹고 성추행 사고 친 후 커리어가 끝나는 사례도 있었다.



각인, 2017

뮤지컬 각인(2017) , 2절(545x788mm)

중독을 일으키는 것은 마음속 깊은 곳에 각인된 문제이다.

그런데 이 각인된 진짜 문제는 자기 자신도 인지하기가 쉽지 않다. 이것을 찾다 보면 내가 아는 나 자신도, 내가 보는 세상에 대한 시각도 모두 비틀리고 왜곡된 것일 수 있다.
이 포스터는 전체적으로 내 안에서 왜곡되고 엉망진창으로 꼬여버린 세상을 표현했다.
그리고 세세한 그래픽 요소에 이런저런 은유를 담았는데, 사이키델릭 록 스타일의 가사를 담은" 호랑나비"처럼 무슨 이야기인지 한 눈에 알아볼 수 없도록 막 그렸다. 공연 정보도 제대로 정렬안하고 막 뿌렸다.


요소들에 있는 소소한 은유들을 소개하자면...


이 부분은 항간에 떠도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빌어 표현해본 것이다.
비행 청소년들이 모여 본드를 하는데 그 중 한 명이 환각에 빠져 창밖의 세렝게티를 보고 있었다.
"야~ 저기 사자도 있고 호랑이도 있고~ 동물의 왕국이야."
"미친놈, 약해 빠져서 벌써 취했냐? 아, 근데 저기 공룡이 지나가네?"

상어가 물고기를 쫓는 모습은 전문용어로 "따라꾸미"를 표현해본 것이다.
따라꾸미란 약에 취해 무언가 자기를 쫓아오는 상황에 꽂히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약에 취해 혼자서 한판 도주극을 펼치거나 어디론가 숨어버리는 사람도 있다.

(잠깐 상식! 필로폰이나 코크 등 나름대로 정석의 마약을 하셨던 분들은 본인들을 본드 흡입자와 동일시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미션, 2016

뮤지컬 미션(2016), 2절(545x788mm)

작품에 직접 표현하지 않았지만 우리를 중독에 빠지게 하는 것은 영적 문제이며 그 문제는 우리가 신을 떠나버리는 것에서부터라는 메시지가 숨어있다. 무교인 사람은 그 메시지가 전혀 보이지 않을 것이다.
반면, 기독교 교리에 대해 이론공부를 조금 해본 사람은 어디에 숨은 지 보일 것이다. 나도 작년에 세례를 받을 때, 이론공부를 한 게 있어서 어디다 숨긴지 보이긴 했다.

이 포스터는 신에서 멀어진 우리가 큰 구원의 빛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담아보았다.



미션, 2014

뮤지컬 미션(2014), 2절(545x788mm)
뮤지컬 미션(2014), 2절(545x788mm)

뮤지컬 미션의 초연작.
마약에 붕괴하고 무너지는 모습을 미션이라는 글자 그대로를 살려서 제작했다.
솔직히 이 당시엔 작품도 확실히 자리 잡지 못했고 작가와 많은 이야기도 없이 진행었다.
옛날 라디오 스타 신정환 표현대로 "그냥했어~"라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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