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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니 Oct 02. 2016

하고잡이

내가 하고 싶은 것은 하고 살자

엄마는 자주 나에게 그랬다.
"너는 너가 하고 싶은 게 있으면 어떻게 해서든 꼭~하고 말더라!!!"

예전에 친구따라 장난삼아 점을 보러 갔는데, 거기서도 그랬다.
"하고잡이네! 하고 싶은 건 꼭 해야되는 성격이네"

그때 '하고잡이'라는 말을 처음 들어봤다.

지금 생각해보니 정말 그렇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남들보다 조금 뒤쳐지는 한이 있더라도 어떻게든 꼭 하고 말았다.

초,중,고등학생 때는 사고 싶은 것이 있으면 어떻게든 돈을 모으고 엄마를 설득해서 전자사전, MP3, PMP를 샀다.

대학생이 되고나서는 내가 돈을 벌고 나 자신을 책임져야되니 장학금이란 장학금은 최대한 다 신청해서 받아서  대학 등록금으로 나간 돈이 거의 없었다.
대학교 1학년 부터 3년동안 주말내내 약국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방학이나 평일에는 틈틈이 단기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렇게 내가 사고 싶은 것 들은 내가 감당했고, 정말 사고 싶더라도 현재 내가 살 수 없는 것들은 포기도 할 줄 알아야 된다는 것도 깨달았다.

페이스북을 보면 외국을 가서 예쁜 사진을 찍어 올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나도 물론 가고 싶었지만, 학교를 다니면서 주말 아르바이트로 번 돈 만으로는 무작정 떠나기에 무리가 있었다. 그리고 해외를 한번도 안나가봤기에 두려움도 있었다.

어떻게 해서든 졸업 전에 외국을 가보고 싶었다.
하지만, 어학연수는 경제적으로 내가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었고, 소개비라는 명목으로 어학원에 많은 돈을 쓰고 싶지도 않았다.
여행도 괜찮았는데 한 번도 외국에 나가본 적이 없는지라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나에게 남은 방법은 '교환학생' 뿐이였다.
미국 교환학생을 가고 싶어서 휴학하고 서울에 올라와 모아놓은 돈으로 그 유명하다는 강남의 유명한 영어학원 토플반까지 들어가며 준비했다. 거의 2달을 준비하고 성적도 나왔지만, 마지막에 내 자신이 너무 지쳐버려서 교환학생 서류를 접수하지 않았다. 결국 다시 복학...

그리고 졸업전에는 외국을 꼭 가보자는 생각으로 난데없이 갑자기 중국교환학생에 지원했다.
전혀 내 인생이랑은 관계없을 것 같았던 나라에 지원하고 중국으로 가게된 것이다.
그렇게 중국어의 1도 모른 채 중국으로 갔다. 결국 내가 원했던 외국에는 어떻게든 간 것이다.

그리고 나는 중국에서 잊지 못 할 시간을 보냈다.
중국어를 배우면서 남들보다 언어 감각이 뛰어나다는 것을 깨달았고,

매일 자전거를 타며 여유라는 것이 무엇인지 깨달았고,

남들과 소통하는 것을 좋아하며 실제로 나는 전혀 내성적이지 않고 활발한 사람이하는 것을 깨달았으며

나 자신에 대해서 생각하는 시간도 가질 수 있었다.


이전에 토플을 공부한 것이 도움이 되어 중국에서 우연히 영어과외도 하면서 용돈도 벌 수 있었다.  
또한 내가 그렇게 원했던 여행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앞으로의 직업도 중국과 계속 소통할 수 있는 쪽으로 찾으려고 결심했다.

돌이켜보면 결국 점쟁이의 말처럼 나는 정말 내가 하고자 했던 것은 다 해왔던 것이다.
가진 것이나 내세울 것은 하나도 없지만 나의 성취를 위해 열심히 살았다고는 말할 수 있다.
오히려 가진 것이 없었고 항상 부족함을 느꼈기 때문에 나 자신을 더 다그치고 채찍한 것이다.

친구들은 하고 싶은 것이 없어 문제라는데 나는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아서 큰일이다.
더 많은 여행을 다니고 싶고,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
음악도 더 넓고 깊게 알고 싶고, 경험해보지 못한 일들을 하고 싶다.
앞으로도 계속 나를 가꾸고, 아직 내가 모르는 세상을 만나고 싶다.



해발 5000m에 달하는 따오청 야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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