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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영 Nov 20. 2023

드라마와 뜨개질

움짤 에세이

드라마와 뜨개질

날이 많이 쌀쌀해졌어요. 

창밖의 나무는 그 많던 잎들을 날려보내고 빈가지 너머로 하늘을 보여주네요. 

곧 겨울이 당도하려나 봐요.

겨울이 되면 따뜻한 무릎덮개를 하고서 안락의자에 앉아 

그동안 미뤄둔 드라마를 정주행하며 뜨개질이나 하고싶어집니다. 

딸들은 제가 떠준 (얼마나 오래 떴겠어요?!) 

목도리는 좋아하는 척만 했을 뿐 걸치고 나가지는 않았지요. 

그래서 뜨개질로 만들 것이 마땅치가 않네요. 

드라마용 뜨개질이란 자고로,

복잡한 기술이 들어가서 집중해서 

패턴을 만들어가야하는 작업은 부적합합니다. 

그저 정신없이 뜨다보면 줄바꿀때가 되어서 

방향을 바꾸어 반복하면 되는 목도리 뜨기가 최고입니다. 

드라마 한편이 끝나면 목도리 길이가 제법 늘어나 있어 뿌듯하고, 

그저 놀지 않았다는 위로도 되니까 이 얼마나 좋은 취미인가요? 


근데, 뜨개질로 만들 것이 없네요. 냥이라도 있다면 

핑계삼아 걸치거나 말거나 떠줄텐데 말이죠. 

겨울을 보낼 다른 취미를 찾아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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