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흥
몇 년 전 5월 18일에는 창 밖에 비가 내렸다. 아버지께서 그 비를 보고 이렇게 말하셨다.
이건 광주의 눈물이야.
그 당시를 체험하신 아버지의 한 마디는 5월 18일만 되면 떠오르는 말이 되었다. 그곳에서 무엇이 벌어졌는지 경험해보지 않았음에도 느껴진다고나 할까? 그런 무게가 있는 말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이 말의 무게를 지금 더 크게 느끼는 것은 '광주의 눈물'이 현재 진행형이라고 느끼기 때문이다. 거짓된 주장이 그들을 모욕하고 무지한 조롱이 그들을 상처 입히는 광경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곳에서 스러져 간 사람들은 지금도 편히 쉬지 못하고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과거 정부의 가장 큰 잘못은 '모욕하고 조롱하는 자들'을 제재하지 않고, 오히려 뒤에서 등을 밀어준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지 않다면 5월 18일 광주에 있었던 사람들이, 4월 16일 세월호에 탔던 사람들에 대한 그들의 모욕과 조롱이 그렇게 당당하고 뻔뻔할 수 없었을 것이다.
풍자는 그것이 산 사람을 향했을 때 가치가 있다. 죽은 사람을 향한 풍자는 폭력일 뿐이다...라는 말을 언젠가 들은 적이 있다. 그들이 편히 쉴 수 있는 세상이 오기를 다시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