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도 높은 커피같은 맛
내가 고등학교때 가장 동경했던 친구는 단지 음악을 많이 아는 친구들 이었다. 그 중 한명은 디씨트라이브다 뭐다 하며 당시 동시대의 가장 핫한 아티스트들의 CD를 가져왔고 나는 쉬는시간, 점심시간, 자율학습시간 틈틈히 그 CD를 빌려 들으며 내 인생중 어쩌면 가장 순수하고 다양하게 음악들을 접했다.
맥스웰은 그런 아티스트 중 하나였다. 이름부터 멋있고 있어보였다. 당시 가장 뜨거운 아티스트들은 WHAT A GIRL WANTS의 크리스티나 아길레라나 SMOOTH의 산타나, NSYNC, SAVAGE GARDEN 과 같은 팝스타 혹은 락스타 위주였다. 더벅머리의 잘 모르겠지만 '네오소울' 이라는 장르를 하는 흑인은 허세가득찬 고등학교 2학년 남학생에게 더욱이 매력적이었다.
[MAXWELL'S URBAN HANG SUITE ] 1996년
다시 말하지만 맥스웰을 이야기할때 항상 따라붙는 수식어는 '네오소울' 이다. 맥스웰을 좋아하는 팬의 입장에서 사실 '네오소울' 의 본질 혹은 정의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새로운 소울 혹은 새 시대의 소울이라는 것인데 어디까지나 그러한 용어들은 일부 비평가나 몇 몇 개인들이 편의를 위해 만들었을 터, 그러나 이 엘범을 들어보면 그 단어의 의미를 조금 알 수 있을 것 같다. 흔히 소울 하면 끈적하고 느끼하게 사랑을 노래하는 느린템포의 R&B나 슬로우잼을 떠올리는데 적어도 이 엘범의 키워드는 엘범명에도 들어있는 'URBAN' 이 아닌가 싶다
이 엘범의 추천곡
Sumthin' Sumthin' - 이태원 라운지바에서 마가리타 한잔 축이며 들으면 좋을 것 같은 노래
till the cops come Knocking - 경찰들이 와서 현관문을 노크할때까지 사랑을 나눈다는 대놓고 슬로우잼 (쉽게말하면 야한노래)
Whenever Wherever Whatever - 현악기x맥스웰의 콜라보레이션. 이 엘범 수록곡 중 가장 유명한 노래다. 하프같은 기타인지 기타같은 하프인지.
[NOW] 2001년
나에겐 11번트랙 'This Woman's Work' 가 있는 엘범.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 Youtube에 수많은 This Woman's Work 커버영상이 있지만 그 어느것도 원곡보다 좋은것은 없었다. (물론 원원곡은 따로있지만) 단 THE VOICE UK 2013년의 LIAM TAMNE 버전은 매우 좋아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5j4IASIn_XA
https://www.youtube.com/watch?v=-JYxc5ftEzg
[소울 아재의 첫 내한공연-서울 소울 페스티벌]
맥스웰도 세월앞에선 엄연한 소울 아재다. 그런 그가 생에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다. 2012년 단독콘서트 무산으로 나를 포함한 수많은 그의 한국팬들은 혹시 이번에도 취소될까 걱정하겠지만 그럴 일은 다행히 없을 것 같다. 에릭베네, MUSIQ등 비슷한 연배의 흑인음악 아재들이 같은배를 탔으니 말이다. 8월 14일 일년중 가장 더운날 잠실 보조경기장에서 그를 맞이하며 땀으로 음악으로 젖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