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노래에 얽힌 이야기
며칠전, 친구 아버지의 부고 소식을 들었다. 한달음에 달려가니 부쩍 수척해진 얼굴의 친구를 만났다. 애써 미소짓던 그 친구는 이내 나와 함께 간 친구의 품에서 소리내어 울었다. 입관예배를 드리고, 다 끝나면 얼른 밥을 먹자고 약속하고 나왔다. 잘 지내고 있으라고.
오고가는 길에 이 친구를 생각하니 이 노래 '소식'이 많이 떠올랐다. '소식'이라는 노래를 처음 만들 때,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 문턱을 넘었던 시절이었다. 7호선 지하철을 타고 집에 가는 길에 노래를 만들었던 기억이 있다. 언젠가 멀리서 좋은 소식이 들렸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아서.
노래를 만든지 4년이 지나서야 이 노래를 발매하게 되었다. 사실 2년 전부터 편곡하고 연습했는데, 이 노래는 특히 더 완성도를 높이고 싶다는 생각이 컸던지라, 시간이 많이 걸렸다. 결국 군더더기는 덜어내고 가장 필요한 것만 남긴 편곡이 되었지만. 진심을 전하는 데에는 많은 미사여구가 필요하지 않듯이 말이다.
노래를 처음 만들었을 때와 부르는 지금과 조금 다르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제는 다시 만날 수 없는 누군가에게 진심으로 잘 지냈으면 좋겠다는 마음은 여전하지만, 요즘은 이 말을 누군가 나에게 하는 듯한 느낌도 든다. 저 멀리서 나를 응원하는 사람들, 그리고 나에게 사랑을 듬뿍 주었던, 이제는 다시 만나지 못하는 이들.
그래서 이 노래에 깔린 전반적인 감정은 그리움으로 포장된 사랑이다. 닿지 못하는 사람에게 보내는 편지랄까. 그냥 어디선가 잘 지낸다는 소식을 들을 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는 사람으로 남아주기를 바라는 마음. 서운하고 미워하는 마음 말고, 이제는 그저 잘 살았으면 좋겠다는 마음. 실은 이런 마음을 갖게 된 것도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지만.
늘 그렇게 잘 살아줘 걱정은 하지 말고
가끔씩 좋은 소식 들려줘
어쩌면 그 친구에게도, 나에게도 누군가 하고 있는 말은 아닐까. 잘 지냈으면 좋겠다.
그리고 잘 살아내야겠다.
p.s: 이번에도 소식이라는 제목을 영어로 번역하기가 너무 어려웠다. 뭔가 소식이라는 단어 자체에 어떠한 감정도 들어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기에, news 라던지 regards 라는 말이 아닌 'the word' 라는 단어로 결정했다. 이 노래가 그저 당신께 딱 하고싶은 말로 남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위은총 - 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