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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은총 Nov 25. 2022

떠나가는 사랑을 불러 가지말라 애원해도

'떠나가는 사랑을 불러' 노래에 얽힌 이야기

저마다 숨기고싶은 이야기들이 있다. 유난히 이별 앞에서 옹졸했던 나는 그 이야기를 꺼내는 게 참 어려웠다. 어떻게든 사랑을 붙잡으려 애썼고, 억지로 잡고 있기도 해보았는데, 결국 나만 놓으면 끝나는 관계라는 것을 알고있어서 더 그랬던 것 같다. 찌질한 나를 보여주고 싶지 않아서.


사실 그래서 이 노래는 세상에 꺼내고 싶지 않았다. 어떤 날의 이별이었는지도 기억은 안나지만, 내가 알고있는 이별을 가장 아름다운 언어들로 포장했고, 아름다운 선율 위에 얹으니 꽤 그럴듯해보였다. 그래서 꺼내고싶지 않았다. 그 이별을 아름답게 남기고 싶지 않을만큼 나에겐 힘든 시간이었으니까.




사랑의 다양한 모양을 담은 앨범을 만들기로 결정하고, 오래전에 쓴 노래들을 추려보기 시작했다. 연필로 써내려간 악보들을 꺼내어보다 잊고있던 이 노래를 발견했다. 이런 노래가 있었다며 들려주었는데, 다들 이 노래가 좋다며 앨범에 넣자고 했다. 부를 생각으로 만든 것도 아닌 이 노래를.


지나고나서 이 노래를 다시 꺼내어 불러보니 꽤 잘 만든 노래같다. 잠못들던 그 새벽에 조명 아래에서 기타를 들고 끄적이던 악보 위의 가사들이 참 예쁘고 가슴이 아린 것이, 그날의 내가 참 아팠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런 생각이 들만큼 나도 이별을 잘 받아들였구나 싶어 다행이라고 여겨졌다.


이별 전후로 나는 참 많은 것이 달라졌다. 사랑의 메커니즘을 알게된 것 같달까. 조금은 어른이 된 것 같은 바보같은 생각이 추가된 것 같기도 하고. 사람의 마음은 붙잡는 것이 아니라 머무르게 하는 것이라는 진리를 깨닫고나니, 지난날의 내가 참 어렸구나 싶다.


떠나가는 사랑을 불러 가지말라 애원해도
변해버린 마음에 묻혀 돌아보지 않더라


고맙기도 하고. 이런 예쁜 노래를 만나게 해줘서.


p.s: 사실 올해 거의 가장 먼저 녹음을 시작했는데, 가장 늦게 완성이 되었다. 덕분에 지난 1년간 노래 실력이 늘어서인지, 가장 수월하게 노래를 부른 곡이 되었다. 녹음실에서 녹음할 때도 엔지니어님께서 '이번 노래가 은총씨 노래중에 가장 좋은데요' 라는 말씀을 하시기도 하고. 여러모로 참 마음이 많이 쓰인 노래다. 듣는 이들의 마음에도 오래 머무르는 노래가 되면 좋겠다.




위은총 - 떠나가는 사랑을 불러 

https://youtu.be/7SYNVuqMJ4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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