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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은총 Nov 24. 2023

사랑하지 않을 핑곌 만들려 해

'미워할 이유를 찾으려 해' 노래에 얽힌 이야기

한달 전 즈음 접촉 사고를 당했다. 택시가 뒤에서 끼어들다가 내 차 뒷 범퍼를 박은 것이다. 당시에 사고의 전조도 없을 정도로 갑자기 일어난 사고라 몸이 꽤 놀랐던 모양이다. 한동안 조금만 무리해도 목과 어깨, 등이 다른 때보다 뻐근했다.


'왜 교통사고가 났을까' 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10:0의 상대측 과실임에도, 나는 이 사고를 피할 수는 없었을까 하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내가 그날 다른 길을 갔더라면, 조금만 더 서둘러 일찍 갔더라면. 처음 겪는 일이라 그런지 사고 후 처리와 치료 과정이 너무 복잡해서 힘들었던 것 같다. 괜히 자책하게 되는. 차라리 사고가 나지 않았더라면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들.




어떤 헤어짐도 그랬다. 갑자기 찾아왔던 이별에 어쩔 방도를 알지 못하고, 그 이유를 찾으려 애썼던 기억들. 내가 못나서 일까 라는 생각으로 하루 이틀을 보내기도 하고, 상대방이 내게 차마 알리지 못하는 까닭으로 헤어짐을 종용한 건 아닐까 하고 괜히 상대를 대변해보기도 한다. 그러다 결국, 상대방을 미워할 이유를 찾는다. 처음 그 사람을 좋아했던 그 이유로.


미워한다는 건 참 좋은 방법이다. 특히나 내 마음을 보호하기에는 꽤 괜찮은 도구인 것 같다. 하지만 미워함의 이유가 좋아했던 그 이유가 되는 것은 참 슬픈 일이었다. 그 사람과의 추억마저 추악하게 만드는 일이었으니까. 사실 그만큼 힘들었던 게지. 어떤 기억도 추억하고 싶지 않을 만큼 아팠던 거니까.


이별은 교통사고처럼 예고 없이, 그리고 이유 없이 찾아온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나서야 괜찮아졌다. 그저 사고였을 뿐. 누구나 겪을 수 있고, 누구나 아프다는 것을. 


너를 사랑했던 수많은 이유들로
이제는 너를 미워해 보려 해


그냥. 이제는 너무 미워하지 않기로. 나를 아프게 하든 사람이든, 이별이든, 실패든. 겹겹이 쌓아온 순간들마저 부정하지는 말자.


p.s : 녹음할 때 가장 애먹은 노래이기도 하다. 기타 녹음을 세번이나 시도한 끝에 마무리 지었으니까. 결국 가장 먹먹한 소리를 내는 마호가니 기타를 가지고 녹음했다. 엄지로 부드럽게 쳐야했기에 녹음 레벨을 올렸더니 쇳소리, 의자 삐걱이는 소리, 옷 매무새 만지는 소리 등등 잡음이 엄청 들어가서 애를 좀 먹었다. 아쉬우면서도, 그게 최선이었을 것 같기도 하고. 




위은총 - 미워할 이유를 찾으려 해

https://youtu.be/xwQ4_Dj7dec?si=8Lvs04H-6uxLef9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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