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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여행 Dec 26. 2018

[GoGo 맛집_남포동] 범전동 오뎅집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인사 나누게 하는 어묵집

어묵은 '부산'스러운 분위기에서 먹어야 제 맛!

20여 년 전 큰 맘먹고 서울에 갔는데요, 어묵탕을 먹고 두 번 놀랐었지요. 맛이 없어서 놀랐고, 가격이 비싸서 놀랐어요. 


어묵은 역시 '부산 오뎅'입니다. 우리의 '부산 오뎅'은 뭐니 뭐니 해도 시끌벅적 '부산'스러운 분위기에서 다 같이 먹어야 맛이 나지요.  


부산 사투리 가득 한 곳에서 제대로 된 어묵을 드시고 싶으신 분들에게 추천드립니다. 


Go르고 Go른 맛집, 고고 맛집 '범전동 오뎅집'입니다. 


★ 어떻게 알게 되었나? 


남포동 구경을 다니며 포장마차에서 어묵 한 꼬지를 먹는 재미가 쏠쏠하지요. 


한 꼬지에 국물까지 든든하게 먹을 수 있는 저렴한 주전부리의 상징인 어묵을 두 꼬지에 500원에 먹었던 기억이 생생한데요, 


어묵의 고급화를 내세운 '00 어묵'집들이 급부상하면서 어묵 꼬지 하나 값이 저렴한 잔치 국수 값에 육박하기까지 하더라고요. 


만만한 어묵집이 없을까 생각하던 차에 문득 떠오른 가게가 있었어요. 


자갈치를 오가며 봤던 가게인데요, 늘 사람들이 북적대는 어묵집이었지요. 바로 '범전동 오뎅집'이에요. 


밖에서 볼 때 분위기가 워낙 좋아 보여서 꼭 들어가 보고 싶다 했지요. 


드디어 '범전동 오뎅집'의 다다미 문을 열고 들어갔는데요, 진한 어묵 냄새에 휩싸인 푸근한 분위기에 매료되어 친구들이랑 자주 들르게 되었어요.   


★ 어디에 있나? 



매우 찾기 쉽습니다. 지하철 자갈치역 5번 출구에 출발할게요. 옆 도로의 차가 나아가는 방향으로 앞으로 걸어가면 엘리베이터 입구가 보여요. 바로 그 앞입니다. 



운치 있는 나무틀 다다미 문이에요. 어묵 바 주변에 두런두런 앉아 있는 손님들의 모습이 정겨워 보여요. 



★ 어떤 음식이 있나? 


어묵만 있는 게 아니고요, 국수류와 우동류를 비롯해서 초밥도 있어요. 



★ 분위기와 음식의 실체적 진실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남포동인데 왜 범전동인가? 


예전에 부산 범전동에 하야리야 미군 부대가 있었어요. 지금은 부산 시민공원으로 탈바꿈했는데요, 하야리야 부대 후문에 유명한 어묵집이 있었다고 합니다. 


1968년부터 있었다고 하는데요, 재개발이 되면서 옛 가게는 사라지고 부암동에 '범전동 오뎅집'으로 문을 열었다고 해요. 


남포동 '범전동 오뎅집'은 체인점인데요, 조카분이 운영하고 있다고 해요.  


체인점이지만 Since 1968년, 50년 전통의 어묵 맛이 함께 하고 있는 곳이지요. 



어묵 코너가 두 개가 있는 어묵 바 분위기인데요, 포장마차 분위기를 안전하게 지붕 아래로 들여다 놓은 것 같아요. 


요즘 식당에서 처음 보는 옆 자리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눈다는 게 상상하기 어렵죠? 그런데요, 참 묘하게요, '범전동 오뎅집'에서는 옆에서 나누는 이야기에 자연스럽게 동참하게 되더라고요.  


'어때요?, ' '맞지요?, ' '안 그래요?' 하면서 은근슬쩍 반응을 구하는 분들도 계시고요, 웃긴 이야기에 함께 빵 터져서 같이 웃게 되기도 하고요.  


자리에 앉으면 손이 갓 닿을 거리에 먹음직스러운 어묵들이 누워있어요. 눈부터 휘둥그레 집니다. 



어느새 겨자 조금과 양파 몇 조각이 있는 개인용 장이 놓이는데요, 개인 간장 종지를 받고 보니, 옛날 포장마차에서 큰 간장 종지에 있는 간장을 다 같이 찍어 먹던 때가 생각나요. 


'어찌 그리 먹었을까?' 새삼 궁금해지면서 그때 그 기억이 낯설게 느껴집니다. 



바가지 모양의 빨간 미니 플라스틱 컵에 어묵 국물을 떠먹었던 기억도 생생한데, 이제는 매우 위생적으로 개인 그릇에 국자로 떠먹네요. 

 


국물 맛이 어떠냐고요? 두 말이 필요 없습니다. 멸치 국물 맛이 끝내줍니다. 


드디어 어묵을 고를 차례인데요, 일단, 기본 어묵인 가래떡과 넙적 어묵을 집어 듭니다. 다른 지역 분들이 가래떡을 신기해하시더라고요. 부산에서는 기본입니다. 



모든 어묵이 하나에 천 원인데요, 스지만 2,500원입니다. 보들보들 하니 맛납니다. 



같은 가격이라면 좀 더 크고 묵직한 어묵을 집어 들려는 게 다 같은 마음일 텐데요, 심플해 보이는 어묵도 주저 말고 드시면 본전 생각 안 나실 거예요. 속이 달라요. 



친구랑 어깨 맞대고 머리 맞대고 '인마, 우리가 친구 아니가!' 하면서 맥주 한 잔씩 기울이기에 알맞은 어묵집을 찾으신다면 자갈치 5번 출구를 찾으시기 바랍니다. 


맥주 한 병(4,000원)에 각 자가 어묵 두 꼬지씩(4,000원)이나 먹어도 모두 8,000원입니다.  


혹시나 어묵만 먹으니 심심하다 느껴질 때 비빔 국수나 비빔 우동 드시면 매콤하니 딱 좋아요. 



지금까지 맛과 가격은 기본이고 분위기까지 잡을 수 있는 '범전동 오뎅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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