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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여행 Jan 03. 2019

[GoGo 맛집_영도] 프롤로그 (1/2)

멋이 있는 영도, 영도 한 바퀴 돌아볼까?

아름다운 섬, 영도


영도, 참 아름다운 곳인데요, 아픔이 먼저 떠오릅니다. 우리나라 역사의 굴곡이 고스란히 남아 있지요.


남포동지하철역 영도방향 6번출구 전시 사진 ⓒ 행복여행


6.25 전쟁 때 피난민들이 모여들면서 봉래산의 중턱까지 판잣집들이 들어섰는데요,  


그때 그 판잣집 촌이 예닐곱 평 남짓한 집들이 모여 있는 주택가로 자리를 잡고, 어른 한 명 겨우 지나갈만한 골목길들이 고스란히 길이 되어버렸지요.  


가난한 삶과 억척스러움으로 뒤범벅이 되어버린 영도는 아직도 부산에서 가장 빈민 지역으로 낙인 되어 있어요.


이런 낙인효과로 가장 안타까운 점은 영도의 아름다움과 따뜻함이 저평가되어 있는 거예요.


영도로 들어오는 길목에서 봉래산을 바라보면 그 넉넉한 품이 '그래, 왔나? 언능 온나.' 하며 다독여 주는 것 같아요.  


영도다리에서 바라 본 영도 ⓒ 행복여행


영도를 이루는 큰 산이 봉래산인데요, 지금은 풍성한 초록색이 가득하지만요, 옛날에는 사람들이 땔감으로 나무를 베어 가고, 산불이 나기도 해서 일부분이 민둥산이었어요. '고갈산'이라고도 불렀어요. 참 아픈 이름이지요.


★ 안개와 구름이 함께하는 청정지역 영도


영도는 작은 섬이에요. 섬 지역 환경을 고스란히 보여주지요.


영도 다리에 들어서면 바닷바람이 세차요. 하지만, 안으로 들어오면 마이너스 2℃, 플러스 2℃라고 해요. 여름에는 2도 시원하고요, 겨울에는 2도 따뜻해요.


섬 지역답게 안개와 구름이 늘 오간답니다. 어떤 날은 예쁘장하게 하얀 구름 모자를 쓰고 있기도 하고요,


송도에서 바라 본 영도 ⓒ 행복여행


어떤 날은 '영도 없다~!' 안갯속에 숨어 있기도 해요.


안개 낀 영도 ⓒ 행복여행


하지만요, 맑은 날에는 저 멀리 대마도를 볼 수도 있어요. 수평선 위로 넓게 펼쳐져 있는 섬이 대마도예요.


영도 해안길에서 바라 본 대마도 ⓒ 행복여행


대마도를 보는 날에는 한껏 깊게 숨을 들이마셔요. 대마도가 보일만큼 공기가 맑은 날이니까요.


영도 해안길에서 바라 본 대마도 ⓒ 행복여행


참고로, 중앙동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에서 고속훼리로 1시간 30분이면 대마도에 도착하지요.


대마도만 보이는 게 아니에요. 거제도, 가덕도까지 보여요.


영도 해안길에서 바라 본 송도, 거제도, 가덕도 ⓒ 행복여행


★ 걸어서 영도 한 바퀴


가끔씩 친구와 함께 걸어서 영도 한 바퀴를 돌아요. 다들 깜짝 놀라더라고요. 걸어서 다 돌 수 있냐고요.


예, 걸어서 돌 수 있고요, 다섯 시간 걸려요.


빠른 걸음으로 걷는 날에는 영도다리에서 출발해서 해안 도로를 따라 걸어가서 중리산을 넘어 감지 해변을 지나 태종대를 돌고 해양대학교 쪽으로 돌아 나오고요,   


조금 여유 있게 걷는 날에는 태종대는 돌지 않고 입구에서 해양대학교 쪽으로 바로 빠지기도 해요.


영도 절영해안 산책로 입구 ⓒ 행복여행


영도 절영해안 산책로에 들어서면 멋진 해안길이 펼쳐집니다.


영도 절영해안 산책로 전경 ⓒ 행복여행


해안길 끝에 있는 무지개 계단을 오르면 흰여울 길과 만나요.


(왼쪽) 절영해안로 무지개 계단과 (오른쪽) 흰여울 마을 계단 ⓒ 행복여행


무지개 계단을 오르기 힘드시면 해안 터널로 들어가셔도 좋아요. 2019년 1월에 개통을 했는데요, 바로 바닷길이 나와요.

아래 사진은 해안 터널이 공식적으로 개통을 하기 전 모습이에요.  


영도 해안 터널 ⓒ 행복여행


짧은 해안 터널을 걸어 나오면 바로 이런 아름다운 바다 풍경이 펼쳐져요.



산길을 좋아하시면 무지개 계단으로, 바닷길을 좋아하시면 터널길로 가시면 됩니다.  


흰여울 전망대 ⓒ 행복여행


흰여울 길 위로 올라오면 전망대가 있어요.


잠시 쉬었다가 전망대 앞 길을 걸어가면 목장원 식당이 보이고요, 절영교가 있지요.


목장원을 확장하면서 새로 생긴 다리예요. 영도가 예부터 말을 키우던 곳이라서 곳곳에 말 상징물들이 있어요.


(왼쪽) 목장원 앞 절영교와 (오른쪽) 75광장


영도의 옛 이름이 '절영도'인데요, 끊을 절(絶), 그림자 영(影), 섬 도(島).  이 곳에서 키운 훌륭한 말이 달리면 워낙 빨라서 그 그림자조차 볼 수 없다 해서 이름이 붙여졌다 해요.  


이어서 75 광장이 나와요.



광장 이름에 깊은 뜻이 있을 것 같지만 1975년에 세워졌다 해서 지어진 이름이에요.


75광장 매점 ⓒ 행복여행


커피 한 잔 하기 딱 좋은 곳인데요, 매점이 문을 닫았을 때는 자판기 커 한 잔도 아주 좋아요.  


75광장 전망대 정자 ⓒ 행복여행


대마도가 보일정도로 공기가 맑은 날, 이 곳 정자 전망대에 올라서면서 쌓였던 스트레스가 확 날아가지요.


다시 발걸음을 옮겨 해안길을 따라 가볼까요?


부산남고등학교 앞 해안길 ⓒ 행복여행


영도 절영산책로에서 흰여울 길을 택하든 해안 터널을 택하든, 중리산 해안을 만날 수 있어요. 영도 해녀촌이 있는 해안인데요, 방파제와 빨간 등대가 새롭게 들어섰지요.


(왼쪽) 부산남고등학교 앞 해안과 (오른쪽) 빨간 등대 ⓒ 행복여행중리산 고갯길 ⓒ 행복여행


대부분 이곳에서 해안길 걷기를 마무리 짓는데요, 태종대로 이어지는 중리산 고갯길을 놓치지 마세요.


빨간 등대가 있는 방파제를 지나 해녀촌에 들어서면 '여기에 길이 있을까?' 궁금하실거에요.

해녀촌을 지나면 좁은 바닷길이 나옵니다.


중리산 자갈 해안 ⓒ 행복여행


이 자갈 해안길로 들어서는 곳이 제일 난코스예요. 좁은 계곡 같은 곳을 넘어서야 하는데요, 바닷물이 꽉 차오른 밀물 때는 요령껏 잘 건너가셔야 해요.


자갈 해안을 걸어가면 중리산 군부대로 연결되는 길이 나와요.


군부대가 있어서 접근할 수 없었던 곳이었는데요, 두 해 전쯤에 일반인들에게 열리고 길도 닦였어요. 영도분들도 이 사실을 모르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이 고갯길이 영도 한 바퀴 돌기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데요, 영도의 DMZ라고 할까요? 영도의 생태환경 보물창고라 할 수 있어요.  



계절 따라 고갯길 길목 길목에서 자라는 식물들이 각양각색인데요,  


중리산 큰 까치수염 군락지 ⓒ 행복여행


큰 까치수염은 첫눈에 보기에도 고상한 모습이 귀한 식물로 보이더라고요.  


그 옆으로는 산딸기 군락지가 있어서 여름철에 가볍게 목을 축일 수도 있고요,  


중리산 산딸기 군락지  ⓒ 행복여행


철 따라 피어나는 야생 꽃과 열매들이 가득해요.  


영도 중리산 고갯길에서 만난 꽃과 풀과 열매들 ⓒ 행복여행


나무나 풀에 큰 지식은 없지만, 사시사철 중리산을 걷다 보면 저절로 식물도감 한 권을 섭렵하는 느낌이 들어요.  


더불어 하늘빛을 담아내는 바다 빛에도 전문가가 되는 느낌이 들지요.  


중리산 군부대 앞 헬기장에서 바라 본 바다 전경 ⓒ 행복여행
중리산 길목에서 바라 본 전경 ⓒ 행복여행


하늘과 바다와 꽃과 구름을 노래하며 중리산을 넘으면 감지해변이 나와요. 드디어 태종대가 보이지요.  


감지해변 ⓒ 행복여행


자갈마당 조개 구이촌이 있던 곳이에요. 2016년 태풍 '차바'가 휩쓴 이후 자갈마당에 있던 조개구이 집들이 주변으로 옮겨 갔지요.


영도 해안 산책길의 최고점을 찍고 여기서부터 하강길에 접어들어요. 태종대를 돌고 나올 수도 있고요,


태종대 ⓒ 행복여행
태종대 내 태종사 수국축제 ⓒ 행복여행


태종대는 입구에서만 점을 찍고, 해양대학교 쪽으로 가서 동삼동을 지나 한진중공업으로 걸어가면 영도 한 바퀴가 마무리되지요.


★ 영도와 육지를 잇는 네 개의 다리


육지와 영도를 잇는 다리는 모두 4개가 있어요.


#1. 영도 다리


영도에 세워진 첫 다리는 영도다리예요. 1934년에 세워졌는데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섬과 육지를 잇는 다리였고요, 유일한 도개식 교량이었다고 해요.


일제 강점기를 비롯해서 6.25 전쟁 때 겪은 수많은 사연들을 품고 있지요.

 

(왼쪽) 밸류 호텔에서 바라 본 영도 다리 전경과 (오른쪽)영도다리 도개 모습 ⓒ 행복여행


자갈치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조선소(다나카 조선소) 방향을 바라보면 이런 문구가 반짝이네요.


'그때 왜 그랬어요'


자갈치에서 바라 본 영도 조선소 지역 (깡깡이 마을) ⓒ 행복여행


처음 이 문구를 보았을 때 뜬금없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요, 자꾸 보면 볼수록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문구더라고요.


(왼쪽) 영도다리 현인 노래비와 (오른쪽) 영도다리 아래 유라리 광장 ⓒ 행복여행


1966년에 영도다리는 교통정체의 문제와 영도 주민을 위한 상수도관 부설 관계로 더 이상 올라가지 않았다고 해요. 도개가 멈추었지요.


47년 이후 2013년에 다시 세워지면서 현재 도개식 교량으로 재탄생되었어요.  


처음에는 매일 낮 12시마다 다리가 올려졌는데요, 점심시간 동안 영도 상권이 피해를 보게 되자 오후 2시로 시간이 변경되었어요.  


그런데요, 영도 다리의 공식 명칭은 '영도 대교'인데요, 원래 이름은 '부산 대교'였다고 해요.  


옆으로 새 다리가 세워지자 '부산 대교' 이름을 주고 '영도 대교' 이름을 받았지요.


#2. 부산 대교


영도 다리에 이어 두번째로 영도에 세워진 다리는 부산대교예요. 바로 영도 다리의 옛 공식 명칭이었던 '부산 대교' 이름을 물려받은 다리이지요.  


1980년에 개통식을 열었는데요, 그 당시에 최규하 대통령이 개통식에 오셨던 기억이 잊히지 않아요.


최규하 대통령에 대한 유일한 이미지라서 강렬하게 남아 있는데요, 한 참 나이가 들어 되돌아보니 엄청 혼돈의 시기였더라고요.


광복 롯데 백화점 전망대에서 바라 본 부산 대교와 영도 전경 ⓒ 행복여행


부산 대교는 처음 세워졌을 때 주황색이었어요. 2008년에 지금의 회백색으로 바뀌었지요.


부산대교 야경 ⓒ 행복여행


밤에는 불빛으로 화려 해지지요.


#3. 남항 대교


2008년에 남항대교가 세워지는데요, 부산 물류 흐름을 개선하는 대형 프로젝트의 일환이에요.


부산 신항-녹산 공단-을숙도대교와 이어져 부산항대교-광안대로-수영강변대로를 거쳐 경부고속도로까지 연결되는 항만 배후 도로의 일부예요.  


절영해안산책로에서 바라본 남항대교 ⓒ 행복여행


1997년에 착공했는데요, IMF 금융위기로 공사가 중단되었다가 10년 9개월 만에 개통이 된 소중한 다리예요.


#4. 부산항 대교


네 번째 다리는 말 많고 탈 많았던 부산항 대교예요.


대마도행 고속훼리에서 바라 본 부산항 대교 ⓒ 행복여행


'남항대교와 부산항대교가 이어지면 영도가 두 조각난다. 다리 아래는 어두컴컴한 우범 지대가 된다. 영도는 길만 내어주는 꼴이다. 영도 교통 체증이 심해질 것이다.' 등등 여러 이유로 건설 반대 시위가 많았어요.   


우여곡절 끝에 세워졌는데요, 처음에는 '북항 대교'로 불렸다가 어감이 안 좋다는 여론이 강해서 '부산항 대교'로 공식 명칭을 결정했다고 해요.


부산항 대교가 개통이 된 이후 거세었던 부정적인 여론은 좀 잠잠해졌는데요, 가장 큰 문제는 높이였어요.


지금도 아주 높은 데요, 이왕 높으려면 더 높았어야 했다고 하네요. 세계적으로 유명한 초대형 크루즈 선박이 못 지나간다고 해요. 영도에 어마어마한 국제크루즈터미널이 있는데 말이지요.  


어찌 되었든 영도 바다는 태평양으로 이어지네요.


부산항 대교는 부산의 서부권과 동부권을 이어주는 고마운 다리 역할을 하고 있어요.


 ★ 영도 봉래산 할머니


'영도'하면, 봉래산 할머니 이야기를 빠뜨릴 수 없지요.  


2014년 영도 다리에서 바라 본 봉래산 ⓒ 행복여행


영도에서 이사를 나가면 꼭 다시 돌아온다는 설이 있어요. 영도 할머니가 부르신대요.


특히, 돈을 벌어서 이사를 나가면 망해서 돌아온대요. 믿거나 말거나지만.


아직도 이 미신이 남아 있어요.


지인이 영도로 이사를 갔는데요, 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나니 부동산 사장님이 말씀하시더래요.


나중에 혹시 영도 밖으로 이사를 가게 되면, 영도 다리 아래로 쌀 한 가마니를 바다에 던지면서 영도 할머니에게 인사하고 가라고.  


2018년 영도 다리와 봉래산 ⓒ 행복 여행


영도 봉래산 할머님!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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