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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여행 Jan 01. 2019

[GoGo 맛집_남포동] 이화 양곱창

부산 남포동 인근 부평동의 곱창 전성시대

큰 누님의 이화 양곱창


호불호가 극명한 음식 중 하나가 곱창이 아닐까 생각해요.


좋아하시는 분은 좋아서 '환장'하시지만, 싫어하시는 분은 싫어서 '환장'하시지요.


생각만 해도 징그럽다, 비위생적이다, 먹어봤는데 누린 내가 나더라, 질기더라 등등 이유를 들면서 회식 메뉴 후보에도 못 올리게 하시더라고요.


이런 선입견이나 불쾌한 추억을 단숨에 종식시키는 곱창집을 추천드립니다.


Go르고 Go른 맛집, 고고 맛집 '이화 양곱창'입니다.



어떻게 알게 되었나?


지금 부산 남포동 인근에 있는 부평동은 곱창집 전성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곱창집마다 가게 밖에까지 내어놓은 테이블에도 손님들이 꽉 찰 정도지요.


부평동 곱창 골목이 젊은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아지기 시작하던 초기에 지인들과 유명하다는 곱창집에서 곱창을 먹었는데요,


먹고 난 뒤 한참이 지나도 입술에 기름기가 남아있고요, 냄새가 계속 기억에 남아서 힘들더라고요.


맛집 레이더를 가동해 제대로 된 곱창집을 수소문했지요.

이 동네 토박이 인 친구가 제가 모르는 줄 몰랐다며 가르쳐 준 집이 이화 양곱창이에요.


처음 이화 양곱창을 찾았을 때 어리둥절했어요. 이화 양곱창집이 네 곳이나 있더라고요.


이화 양곱창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흥미로웠어요.


40여 년 전 할머님 한 분이 부평동에 처음으로 곱창집을 여셨는데요, 이화 양곱창이에요.


할머님께서 오랫동안 운영을 하시다가 조카분께 넘겨주셨지요.

이화 양곱창을 물려받으신 조카분께서 확장의 꿈을 펼치셨는데요, 여기서 부터 복잡해집니다.

조카분께서 원래 이화 양곱창 자리를 상호와 함께 다른 분께 공식적으로 이전을 하시고, 바로 맞은편 건물 2층으로 확장 이전하셨다고 해요.

원조 가게가 다른 곳으로 옮겨 간 셈인데요, 원래 이화 양곱창 자리가 여전히 장사가 잘 되었다고 하네요.

장사가 잘 되니 이전을 받으신 분께서 그 옆집과 옆집으로 가족들이 이화 양곱창 가게를 열게끔 도와주셨다고 해요. 누님 두 분이 하나씩 이화양곱창을 분양 받으셨지요.


이리하여 각각 주인장이 다른 '이화 양곱창'집 네 곳이 포도송이처럼 송골송골 모여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쯤 되면 원조 다툼 및 상호 문제가 크게 일어날 만한데요, '카더라 소식통'으로 전해 들은 바여서 세세한 부분까지는 잘 모르지만, 암튼, 지금까지 이화 양곱창 골목은 평화롭게 아무 탈없이 잘 있어요.



이화 양곱창 백그라운드 히스토리가 길었지요? 이제 이화 양곱창 골목으로 들어가 볼까요?


★ 어디에 있나?



부평동 족발 골목에서 한양 족발을 찾으세요. 한양 족발에서 부평동 깡통 시장 방향으로 올라오시면 동사무소가 있어요.


동사무소 맞은편에 여의주 장어집과 종로빈대떡이 있는데요, 그 사이 길로 가시면 바로 이화 양곱창 골목이에요.



문제는 이화 양곱창 네 곳 중 어디로 갈 것인가? 사지선다네요.



왼편에 나란히 있는 이화 양곱창집들이 남매분들이 운영하는 가게들인데요, 이 중에서 노란색 4층 건물 1층에 있는 이화 양곱창이 제 단골집이에요.


바로 큰 누님께서 운영하시는 이화 양곱창이지요. 개인적으로 큰 누님 이화 양곱창이라고 불러요.


★ 분위기와 음식의 실체적 진실은?

가게 문을 열면, 이런 아담한 분위기예요.



원래 좌식으로 앉는 자리만 있었는데요, 최근  의자에 앉는 높은 테이블로 바꾸셨고요, 뒤 쪽 건물로 확장까지 하셨더라고요.



메뉴판을 볼까요?



제가 주문하는 메뉴는 정해져 있어요. 돌소금 볶음구이예요. 양곱창을 돌판 팬에 지글지글 구워 먹지요.

 


돌소금 볶음 4인분(60,000원)이에요. 반찬부터 살펴볼게요.


하나하나 큰 누님의 손길이 들어간 밑반찬이에요.


 

특히, 김치는 집에서 갓 담근 느낌이 폴폴 납니다.



부산 스타일로 멸치 젓갈 양념을 듬뿍 넣어 만든 김치예요. 빛깔이랑 생김새만 보아도 군침이 돌지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반찬인 버섯 초간장 절임이에요. 집에서도 귀하게 먹는 밑반찬이지요?



미역처럼 생긴 버섯인데요, 먹버섯이라고도 하고 까치버섯이라고도 하더라고요. 이 버섯 절임도 당연히 큰 누님께서 손수 장만하신다고 해요.


새콤 달콤 밑반찬들을 맛보고 있으면 돌판 팬에 담긴 양곱창이 등장하는데요,



저는 처음에 양곱창이라고 해서 그냥 곱창의 한 종류인 줄 알았어요. 양은 소의 밥통이고요, 곱창은 소장이라고 하더라고요.


귀하게 한 조각씩 먹는 양이 곱창보다 더 많이 들어 있어요.


서울에서 내려온 친구들이 이 정도 양곱창은 간부급 회식에서나 먹을 수 있다고 극찬을 하더라고요.

이제 회를 먹으러 부산에 오는 게 아니라, 양곱창을 먹으러 부산에 와야겠다고 할 정도였어요.  



돌판 위에서 양곱창을 지글지글 꼼꼼하게 잘 익힌 다음에는요,



한 조각은 큰 누님 이화 양곱창의 특제 소스에 찍어 먹고,



또 한 조각은 치커리 겉절이에 겹쳐먹고,



또 또 한 조각은 무쌈에 싸서 먹고...



쫄깃쫄깃한 맛이 고기 씹는 맛과는 다른 별미예요.



양이 씹는 맛이라면 곱창은 곱의 맛이라고 할 수 있지요. 곱이 입 안에서 사르르 녹으며 씹히는 맛이 절묘해요.  


이 맛에 양곱창, 양곱창 하는구나 싶어요.


큰 누님 이화 양곱창은 특급 비밀인 특제 양념으로 장만한 탓에 누린 맛이 전혀 안 나고 부드러워요.  


이화 양곱창의 맛을 알면 소고기나 삼겹살보다 양곱창을 먼저 찾으실 거예요.  


양곱창을 거의 다 먹을 즈음이면 볶음밥을 해 먹기에 딱 좋을 정도로 양념이 자작자작 졸아들어요.


이제 볶음밥 타이밍입니다.



2인분(4,000원)을 주문했는데요, 넙적한 냉면 그릇에 고추장 양념과 김가루가 듬뿍 뿌려진 밥이 가득 나와요.  



서빙을 해주시는 이모님이 양곱창 양념이 남아 있는 돌판에 슥슥 비벼 주시는데요,   



토닥토닥 소리가 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한 수저 뜨면,



꿀맛이 따로 없습니다.


양곱창의 기준은 Before & After!

바로 부산 부평동 이화양곱창 골목에 있는 노란색 4층집, 큰 누님의 이화 양곱창을 맛보기 전(Before)과 맛 본 후(After)로 나누어지실 거예요.


지금까지 양곱창 맛의 터닝 포인트를 경험하게 해 줄 이화 양곱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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