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발전하는 게 아니라 달라질 뿐
무(無) 희망의 시대
'족구왕(2013)'을 본 뒤로 배우 안재홍 님의 팬이 되었는데요, 안재홍 님이 나오는 영화라 하여 '소공녀(2017)'를 클릭하였지요. 영화를 본 후 배우 이솜 님의 팬도 되어버렸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그런 어렵고 난해한 독립영화쯤으로 여겼어요. 전고운 감독님, 죄송합니다.
차갑고 추운 영화인데요, 뭉클해집니다. 소소하게 '웃픈' 웃음도 터집니다.
Go르고 Go른 영화, 고고 영화 '소공녀'를 본 제 느낌을 띄워봅니다.
가는 세월에 많은 기억들이 중첩되면서 뜻하지 않게 자꾸 비교하게 되는 것 같아요.
참고서 한 권도 귀하게 들고서 밤새 혼자 시름하며 공부하던 시절, 아르바이트로 겨우 용돈을 벌며 자취하던 시절, 직장에서 대 놓고 이루어지던 남녀차별에 어이없이 밀려나던 시절...
이런 이야기를 조금이라도 비추게 되면 어느새 기성세대 동그라미에 들어가 있더라고요.
이해하고 이해하고 이해해 보니까요, 미안해요.
그때는 그래도 '희망'이 있었던 것 같아요. 내가 열심히 노력하면 뭔가 할 수 있었어요. 집도 살 수 있고, 결혼도 할 수 있고, 아이도 키울 수 있고...
그때는 참 어두웠고, 모두 다 힘들게 지내긴 했지만, 길은 있었던 것 같아요.
지금은 참 밝은데요, 누구는 안 힘들고 누구는 힘들고, 길을 잃은 것 같아요.
아... 제로섬인 건가요? 발전이 아니라 달라졌을 뿐인가요?
그래도요, 이 소공녀와 소공자의 사랑에 희망을 느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