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Go 부산 영도 맛집_이모 도나스
도넛? No! 도너츠? No!
도나스? Yes!
어릴 적에는 '도나스' 하면 동네 도넛 집에서 저렴하게 먹던 군것질거리였지요.
'던킨'이나 '크리스피' 등이 생기면서 도넛의 고급화가 이루어졌는데요,
이제는 베이커리 한 켠에 누워 멋진 이름표를 달고 있지요.
베이커리에서 도넛 쪽으로 손이 가다가도 만만찮은 가격 탓에 다른 방향으로 급회전 하게 되더라고요.
그때 그 시절 그 '도나스'가 그리우신 분들!
부산 영도에 있는 Go르고 Go른 맛집, 고고 맛집 '이모 도나스'를 소개드립니다.
★ 어떻게 알게 되었나?
Since 1979! 올해로 40년째 이어지는 가게인데요, 원래 영도의 산복 도로에 있는 신선동에 있던 가게예요.
간판 없는 집으로 유명했는데요, 산복 도로에서 아래쪽인 영선동으로 가게를 이전했어요.
지나가는 길에 하나만 사 먹어야지 하고 들렀다가도 진열대 속의 '도나스'들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항상 봉지 가득 도넛을 사들고 나오는 가게이지요.
2016년에 '생활의 달인' 548회에 소개되었을 때는요, 거짓말 많이 보태서, 영선동에서 영도다리까지 사람들이 줄을 섰답니다.
암튼, 어마어마하게 줄을 섰지요. 오후 늦게 가면 당연히 '판매 종료' 였어요.
방송 효과가 다소 누그러지면서 예전처럼 긴 줄이 이어지지는 않지만요,
여전히 영도 맛집 상위권의 터줏대감인, 인기 짱! 이모 도나스입니다.
★ 어디에 있나?
영도의 영선 위 로터리예요.
옛날에는 고불 고불 골목길들이었는데, 도로를 넓혀서 길이 훤해졌어요.
옛날 남여자중학교와 남여자상업고등학교로 올라가는 길인데요,
지금은 영선중학교와 영상고등학교로 바뀌었지요.
로터리에서 함지골과 흰 여울 마을로 가는 길로 빠지면 되는데요,
교복 집들이 눈에 띄는 길이랍니다.
이 도로를 따라 쭉 걸어가다 보면 '이모 도나스' 간판이 보여요.
좁은 인도에 차가 주차되어 있기도 하고 오토바이가 서 있기도 하니까요, 조심조심 걸어가세요.
★ 어떤 음식이 있나?
딱 다섯 종류가 있어요. 고로케, 꽈배기, 찹쌀, 생도너츠, 앙금빵이에요.
핸드라이팅 메뉴판이 무척 정겹더라고요.
★ 음식의 실체적 진실은?
맛도 가격도 분위기도! 추억의 도넛을 고스란히 지키고 있는 가게예요.
가게 앞 진열대인데요, 진열대라 부르기보다 찬장이라 부르고 싶어요.
이모 도나스 앞에 서서 이 진열대를 보고 있으면요,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간 듯 옛날 부엌에 있던 찬장이 생각나요.
작은 유리 미닫이를 열면 옹기종기 반찬 그릇이 있었지요.
이모 도나스 가게 내부예요. 그 옛날 동네가게 느낌이 물씬 나지요?
앉아서 먹을 수 있는 곳은 없고요, 오롯이 도나스를 만들기 위한 장소예요.
참고로, 도넛은 테이크 아웃만 가능하답니다.
제가 젤 좋아하는 도넛 Top 3을 소개해드릴게요.
1. 찹쌀 도나스 (1개 500원)
한 마디로 설명드리면요, 첫 식감은 바삭바삭! 끝 식감은 쫄깃쫄깃!
바삭거림과 쫄깃거림의 조화는 기본이고요, 팥앙금은 '믿음'과 '신뢰' 그 자체입니다.
시간을 잘 맞추어 가면 운 좋게 갓 튀겨 낸 뜨거운 찹쌀 도넛을 먹을 수 있는데요,
따뜻한 찹쌀의 녹아내리는 맛까지 더 해져서 정말 별미예요.
2. 꽈배기 (1개 500원)
정직한 반죽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도넛이에요.
이 꽈배기는요, 간이 딱 알맞다고 표현하고 싶어요.
심심하지도, 느끼하지도, 강하지도 않으면서
달달 설탕과 어울리며 고퀄의 맛을 뿜어내지요.
3. 고로케 (1개 700원, 3개 2000원)
이모 도나스의 고로케는 보기만 해도 듬직하고 미소가 절로 지어져요.
야채 고로케인데요, 아삭 거리는 야채와 더불어 후추 맛이 향긋하게 나는 깔끔한 고로케에요.
어릴 적에 이런 야채 고로케만 먹다가 언젠가 처음으로 계란이나 고기가 들어간 럭셔리 고로케를 먹었는데요, 깜짝 놀랐지요.
'그래, 이 맛이야. 고로케라 함은 단백질 풍성한 재료가 가득 들어가야 해.'
그런데요, 한참 지나서, 나이가 들어 이모 도나스의 고로케를 다시 먹었을 때, 다시 깜짝 놀랐지요.
'어릴 적 그 고로케가 이렇게 맛난 고로케였단 말인가! 지금까지 먹은 고로케는 투머치였어.'
고로케의 맛을 새롭게 정의했지요.
'그래, 이 맛이야. 고로케라 함은 아삭 거리는 야채 맛이 살아 있어야 해.'
이모 도나스의 고로케는 하나만 먹어도 속이 든든한데요, 두 개는 꼭 기본으로 먹게 되더라고요. 너무 맛나서요.
맛집의 보물섬, 부산 영도에 오시면 영선 위 로터리를 필수코스로 지정하신 다음, '이모 도나스'를 꼭 찾아보세요.
그때 그 추억의 '도나스' 맛을 즐겨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