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래
가급적 외출을 자제해달래
부디 2주만 참아달래
나는 내가 말을 참 잘 듣는구나
나 은근 모범적인 시민이구나 했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냥 무기력한 거였어
휴일에 집 앞도 안 나가더라
하루 종일 누워만 있더라
병원 갈 힘도 없어서
약을 건너뛰었으니 말 다했지
그래도 귀찮아서 안 나가는 거랑
못 나가게 하는 건 느낌이 다른가 봐
괜히 더 답답한 이 느낌 뭘까
이래저래 꽃구경을 못해서 아쉬운데
고맙게도 이웃집 벚나무 덕에
아침마다 미소가 나와
바람에 흩날리는 벚꽃잎을 맞으면
나들이 가는 느낌이거든
그래 이런 게 행복이지
올해 꽃구경은 이걸로 때울래
생각해보니 꽃을 보러 나가지 않고
꽃을 집 안으로 들여와도 되겠구나
요즘 꽃농가가 울상이라지
그래 4월은 텅 빈 마음을 꽃으로 채우자
지친 맘을 꽃 향기로 일으켜보자
그러다 보면 코로나도 어느새 지나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