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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담자 P May 20. 2020

심리상담을 받는 모든 내담자를 위한 글

#심리상담후기 #심리상담 #심리상담사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
도움을 주고자 하는 상담자의 열정,
기다려주고 인내하는 마음,
내담자에 대한 사랑의 마음 등

상담에 있어서
상담자의 자질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저는, '답과 해결책은 결국 내 안에 있다'
내담자의 마음가짐도
정말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내 안에 없는 것을 상담자가 마법처럼
뚝딱!​
만들어낼 수는 없을 거예요.

땅에 물이 전혀 없는데
펌프질을 하면 물이 나올까요?

그럴 리가 없죠.

물이 펌프에서 생겨나는 게 아니니까요.

우린 알아요.
'땅'에서 물이 나온다는 걸.



물을 품고 있는 건,
'땅'이지 물펌프가 아니에요.

내가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상담자가 꺼내 줄 수 있는 거예요.​

상담자는 굳게 믿고 있어요.
내 안에 물이 있다는 걸.

그런데 때로는 내가 나를 믿지 못해요.

'나에게 가능성이 있긴 할까?
혹시 말라붙은 땅은 아닐까?
난 더 이상 답이 없는 인간이야.'

이렇게 점점 부정적인 생각으로만
빠져들기도 해요.



변화고 뭐고, 난 지금 이대로가 좋아.
우울한 채로 머물래.
새로운 시도를 하면 아플 게 분명해.

때론 이런 생각 속에
변화의 걸음을 내딛기를 포기하기도 하죠.

누군가는 나를 믿어주고 있는데,
같이 가자고 손을 내미는데,

정작 내가 나를 믿지 못해서
'물이 없다'는 잘못된 신념을 갖고 살아가요.

'물이 있든 말든 난 몰라!'라며
눈을 딱 감은 채 살아가기도 하고요.

상처 받은 기억에만 오래 머물다 보니
누군가가 펌프질을 해주려 하면
그 도움을 강하게 거부하기도 해요.

그래도,

내가 마른땅일 거라는 생각은...,
이미 오래전에 말라버렸을 거라는 생각은...
안 하셨으면 좋겠어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펌프가 설치되어있답니다.
그 안에 물이 있다는 증거죠!!



그 물이 얼마나 깊은 곳에서
흐르고 있는지는 몰라도
나에게도 가능성이 있고,
엄청난 힘이 숨겨져 있는 것만큼은 분명해요.

그리고 그 물을 마침내 퍼올리게 되었을 때
우리는,
지난날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행복하고 힘찬 삶을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그때는 왜 그렇게도
흔들리고 아파했나 싶을 만큼요.

일단 내가 이 두 가지 사실들을 믿어야
상담자와 함께
변화의 여정을 떠날 수 있어요.

자신에게 가능성이 없다고 믿는 사람은
그만큼 시간이 더 걸릴지도 몰라요.

뭘 하든 지금보다 더 나아질 게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자신 안에 숨겨진 물을
평생 만나지 못할 수도 있어요.

그래서 시작은,
나에게도 분명 가능성이 있다는 믿음이에요!!

그리고, 언젠가는 지금보단
분명 좋아질 거라는 믿음도 필요하고요!


변화의 가능성은 분명히 있어요.
지금보다 분명 더 나아질 수 있어요.
느리더라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어요.

서투를 수도 있지만,
그런 모습마저도 의미 있는 시간이에요.​



때로 상담 선생님께 너무 의존하게 될 때도 있죠.

내 안에는 물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어디서 그 많은 물이 뚝딱 생겨났나 싶어서
그 놀라운 능력에 감탄하기도 하고
선생님 말이라면 다 따르려고 하기도 해요.

선생님의 기분을 상하게 할까 두려운 마음에
내 솔직한 마음을 다 털어놓지 못하기도 하죠.

그렇지만,
물이 솟아 나오는 근원이
물펌프가 아니라 땅이듯

상담의 주인공도 상담자가 아니라
내담자예요.​

상담자가 바꿀 수 있는 것엔 한계가 있어요.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는 건
바로, 내담자예요.

나 자신도, 내 주변의 상황도,
내가 앞으로 만들어 갈 미래까지도요.


만약 내가 다 바꿔줄 수 있다고 자신하거나
내가 다 해준 거니까
나만 믿고 따라오라고 말하는 상담자가 있다면
조심하세요.

그 상담자는 내담자가 스스로의 가능성을
보지 못하게 하는 사람일 수 있어요.

상담자는 어디까지나
내 안의 잠재력을 알아봐 주고,
지저분해진 펌프를 닦아주고,
마중물을 부어주고,
펌프질을 해주는 역할인 거예요.



그러니까 모두들,

스스로가 가진 힘을 믿어보아요.​

그리고,

내가 무엇을 해볼 수 있을까,

내 앞으로의 모습은 어떻게 변화할까,

내 미래는 지금보다 얼마나 더 찬란할까.

이런 가능성에 관한 생각도

많이 해보았으면 좋겠어요!♡​

변화를 시도하고 알에서 깨어나려 애쓰는

자기 자신을 예쁘게 여기고

칭찬도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고요.




때로는 상담을 통해
문제를 뚝딱! 해결하고
나를 뚝딱! 바꾸고 싶다는 바람을 갖기도 해요.

날 힘들게 하는 누군가가
어느 날 뿅 하고 바뀌길 바라거나,

내가 처한 상황이
갑자기 좋아지길 바라거나,

우울이나 불안이 씻은 듯 사라지거나,

내가 노력하지 않고 애쓰지 않아도
상담자가 다 알아서 해주겠지? 기대하는

이런 생각들요.​

이런 바람은, 여기 물펌프가 있으니까
펌프 주변의 땅을 막 파다 보면
금방 샘이 나올 거라고 믿는 것과도 같아요.

당장 할 수 있는 게 있고,
시간이 걸리는 게 있고,
바꿀 수 없는 게 있다는 것도 알아야

방향을 정해서 선택과 집중을 하고
포기하지 않을 수 있어요.​


때로는 상담에 대한, 또는 상담자에 대한
내 기대가 너무 크지는 않았는지,

불가능한 것을 기대하고서는
실망과 불신에 빠지진 않았는지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요.

(바람직하지 않은 상담으로 인해,
또는 바람직하지 않은 상담자로 인해
상처를 받은 경우도 있겠지만
여기서는 다루지 않을게요)


다만, 내 안에는 분명 가능성이 있다는 걸
잊지 않았으면 해요!!​

시원한 물이 콸콸 흘러나오기까지
더 많은 마중물과
더 많은 펌프질이 필요하다면,
그런 것은 상담자도
함께 노력해야 할 부분일 거예요.

내담자도 포기하지 않고
그 시간을 견뎌야 하고요.

그래도 다시 한번 우리가 기억해야 할 건,​

답은 내 안에 있다는 믿음,
나에겐 가능성이 있다는 믿음,
분명히 지금보단 나아질 거라는 믿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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