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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hongmin Nov 23. 2018

#투데와 두 번째, 왜 소변기 위 스티커는 떼지 않을까

청소하시는 분들을 공략하라

#투데와 #TodayWhy #경력세탁소


투데와는 배민 장인성님의 #마케터의일 책을 읽고 깨달은 게 있어서 되도록 매일 한 번씩 주변 현상에 관해 '왜'라는 질문을 던져보고 생각해보고자 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오늘 생각해보려고 하는 주제는 화장실에서 발견할 수 있는 소변기 위 스티커입니다.


직촬


회사와 같은 건물들은 그나마 양호하지만, 관리가 잘 되지 않는 역이나 상가의 화장실을 가보면 벽마다 광고 스티커가 아주 많이 붙어있습니다. 특히 칸막이 안쪽의 상황은 낙서부터 시작해서 아주 덕지덕지 붙어있죠.


그런데 신기한 게 하나 있습니다. 어느 화장실을 가든 소변기 위에서 제거당하지 않는 스티커들이 존재하거든요. 왜 그럴까요? 왜 이들에게 유독 청소하시는 분들은 관대하신 걸까요?


그건 아마 이 스티커들이 생산돼서 붙여지기까지의 전 단계가 모두 철저히 기획되었기 때문일 겁니다. 기획의 흐름은 아마 이렇게 이루어지지 않았을까요


화장실 벽에 오래 붙어 있어야 한다.

붙어 있으려면 떼어지지 않아야 한다.

떼어지지 않으려면 떼는 사람에게 허락을 받거나 구실을 마련해줘야 한다.

스티커를 떼는 사람은 화장실을 청소하시는 분들이다.

스티커를 붙이는 것을 허락해주진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떼지 않을 수 있도록 구실을 마련해줘야 한다.

청소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문구를 콘텐츠로 만들고 그 밑에 광고를 붙인다.(인터넷 기사를 읽으러 갔는데 밑에 광고가 붙어 있는 느낌)

문구를 읽어보니 떼지 않아도 될 것 같다. (한 걸음 가까이, 흡연 금지 등)

스티커는 살아남았다.


좋아 살아 남았어! 출처 : pixabay


이는 건물의 관리자가 아닌 청소하시는 분들이 스티커 제거에 대한 절대적 권한을 가지고 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이와 같은 사례는 주변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요, 가장 쉬운 예로는 웨딩플래너 미팅을 들 수 있습니다. 준비해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웨딩플래너분들과 미팅을 할 때면 예비 신랑은 제쳐두고(아니면 제쳐두는 느낌이 들지 않게 하면서) 모든 의논을 예비 신부와 한다는 걸 느끼신 적이 있을 겁니다. 이는 대부분 커플의 결혼에 있어서 결정권을 예비 신부가 갖고 있기 때문이죠. 남자 입장에서 좀 억울하지만 웨딩플래너 입장에서는 상당히 합리적인 행동입니다...ㅎㅎ


매일 봐오던 스티커에도 이러한 생각이 담겼을 거라고 상상해보니 정말 기획되지 않은 것은 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내일 또 다른 왜를 찾길 바라면서 말을 줄이겠습니다. 


그렇다고 화장실에 허가받지 않은 광고물을 부착해 미관상 불편을 주는 것을 찬성하지는 않습니다 하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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