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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라라 Jun 24. 2016

비극적 서곡

Tchaikovsky: Romeo & Juliet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은 익숙하다. 백조의 호수나 비창 교향곡은 익히 흐르는 음악이니까 누구나 아하 하고 알아듣겠지, 러시아의 음색이라는 느낌은 있었지만, 이사람이 어느정도의 시대의 사람인지는 감을 잡지 못했다. 베토벤이나 모차르트 처럼 어마어마하게 유명한 사람이니까 , 이사람들도 그들과 동시대의 인물이겠거니, 생각하고 들었는데,

이음악을 듣고 그 연대를 다시 생각해보게되었다.

트리스탄과 이졸대의 서곡과 이 음악의 서주는 닮았다. 한개의 음이 여러개로 갈라지는듯하게 불협화음으로 번져가는 과정이 비슷하달까. 트리스탄 코드(Tristan choard ; F, B, D♯, and G♯), 즉, 시작과 끝이 애매한 불협화음의 연속, 바그너를 떠올리게 했기 때문이다. 바그너가 1813~1833, 차이코프스키 1840~1893년이니, 동시대에 이미 그러한 변화가 국지적으로 일어나고 있었던 것 같다. (트리스탄과 이졸대, 로미오와 줄리엣, 이 둘다 죽음도 불사하는 사랑을 주제로 했던 것을 보면, 당시 역사적 상황이 이러한 종류의 스토리라인을 유행하게 만든것 같기도 하다). 서주가 번지는 과정은 현과 그를 뒤이은 하프 선율로 4번 반복된다. 첼로와 콘트라베이스는 그 아래서 둥둥둥 깔아준다

불안감을 조성하는데는 바이올린과 비올라같은 작은 악기들의 고음만한게 없는것 같다. 잔잔했던 선율은 볼륨을 점점더 높혀간다. 하프소리가 묻힐 정도로.. 같은 선율이지만 더이상 하프가 뒤따르지 않고 고음의 목관이 뒤따른다.

서주가 끝나면 템포가 빨라진다. 격정하는 전투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몬태규가와 캐퓰렛가의 전투인데, 바이올린과 플룻의 대결로 표현하는구나.. 생각보다 그 팡파레는 오래지 않아 다시 잔잔한 선율으로 이어진다.

love theme 첫만남과 발코니 장면을 그리는 선율. 플룻선율은 줄리엣을, 잉글리시호른은 로미오를 표현한다.

그다음은 오보에나 클라리넷이겠지, 여러대의 현악기보다 두대의 목관이 귀에 잘 들어온다.

베토벤을 지나고나서는 브람스나, 차이코프스키 현대로 넘어가는 작곡가들은 현보다는 관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것 같다. 이 곡에서는 하프 소리도 등장한다, 로미오와 줄리엣을 사랑이다보니, 로맨틱한 하프의 음을 끼워넣은 듯한 느낌도 든다. 하프소리가 물결에 수줍게 던진 돌에 둥글게 파동을 그리면서 퍼져나간다.

다음의 팡파레 장면에서도 첫번째 팡파레 장면의 음색이 반복되지만, 화려하다 금관의 화력을 확실히 보여준다.

템포가 느린부분에서는 목관이, 템포가 빠른 부분은 금관이 그 템포를 끌어가는 느낌이다. 공격적인 템포는 어느순간 로맨틱해진다. 갑자기 바이올린의 짙은 음색이 등장한다. 두번의 바이올린, 한번의 첼로



2016.6.19 AM10:19 현재 듣는 음반은

State Symphony Orchestra of USSR/Evgeny Svetlanov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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