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zeze Nov 09. 2023

작년 입동부터 1년 동안 겨울잠 잔 글

the onset of winter

이 글은 작년 입동 2022년 11월 7일에 쓰여진 글이다. 1년 동안 작가의 서랍에서 잠들었다가 이제서야 꺼내진다. 오늘은 2023년 11월 8일 또 한 번의 입동이다. 그동안 나도 가지치기를 했다. 정말 중요한 가치에 에너지를 쏟으며 살기 위해 호기심으로 뛰어들던 일들괴 관계를 정리하고, 정말 사랑하는 가족, 친구들과 시간을 많이 보내며, 하고싶던 운동은 실컷하며, 집을 돌보고 여행을 다니고, 일을 책임감있게 해냈다. 대단한 성취도, 아주 특별한 일들도 없었지만 요즘은 정말 너무나도 충분하고 행복하다는 생각이 든다. 입동의 시작이지만 나는 이제 겨울잠에서 깨어나 잎을 틔울 수 있을 것 같다.




춘분과 소설을 가장 좋아한다.


24절기 중 열아홉 번째 절기. 이날부터 겨울이 시작된다고 하여 입동(立冬)이라고 한다. 태양의 황경(黃經)이 225도일 때이며, 양력으로는 11월 7일 또는 8일 무렵, 음력으로는 10월에 든다.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霜降) 후 약 15일, 첫눈이 내린다는 소설(小雪) 전 약 15일에 든다.  

[네이버 지식백과] 입동 [立冬] (한국세시풍속사전)


오늘은 '입동'이다. 입동부터 15일이 지나면 소설이다. 곧 눈이 온다는 소리다. 입동이 지나면 영양분의 소모를 최소화하기 위해 나무는 낙엽을 모두 떨어뜨리고, 엄마는 김장을 준비한다. 겨울로 들어서는 날을 맞이하며, 우리는 저마다의 겨울을 준비한다. 입동의 날씨가 매우 추우면 그 겨울은 더 추울 것으로 예상하기도 한다.


'소설'에는 첫 눈이 내린다. 첫 눈이 내리는 절기의 이름부터 '소설'같다. 소설이 시작될 것 같은 낭만적인 이름이 붙은 날. 그 날은 오뎅바에 가서 사케를 마셔야할 것 같다. 소설날이라는 이름을 붙인 나의 절기에는 꼭 사랑하는 사람과 첫 눈을 보며 오뎅바에서 사케를 마셔야지.


the onset of winter.


우리의 삶은 계속된다. 우리의 계절은 계속된다. 이전에도, 이후에도 계절은 멈추지 않는다.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온다는 당연하고, 가장 단순한 원리와 이론이 우리를 살아가게 하고, 희망을 가지게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첫 날 아침을 망치면 모든 걸 망칠 것 같은 기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