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we eat book rule. 그저 책과 함께 하는 것
how to 콘텐츠를 좋아하지는 않는다. 방법론을 알려주는 형태를 선호하지 않는 것 같다.
왜 해야 하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까지는 제안할 수 있지만 그 '방법'은 철저히 개인의 삶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왜 해야 하는지를 공감했다면 방법은 개인의 성향과 일상, 선호에 따라 최적화하며 어떻게든 바꿔가며 접근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we eat book의 7가지 rules는 타이틀이 아닌 본문의 이유에 주목해 주었으면 좋겠다. 제목은 그저 내 이야기일 뿐이고, 그렇게 '책을 섭취하는 방법'은 내가 위잇북만의 방식이기 때문에.
we eat book club이 튼튼하고, 좋은 삶을 위해 '책을 섭취하는 7가지 방법'을 하나씩 연재해보려 한다. 무엇이든 우리가 일상적으로 하고 있는 행동들을 '명문화' 하는 순간 명료해지니까.
첫 번째 책 섭취 방법은 그저 책과 함께 하는 것이다. 반드시 '읽는 것'이 중요한 것 이아니라 '그저 함께 하는 것.'
hey, book girl!
I try to read a book everyday, evrywhere.
but actually sometimes i'm not reading, just buying and carrying. no worry, it’s okay.
just be with a book
언제 어디서든 책과 함께 합니다. 늘 손에 들고 다니며, 시도 때도 없이 읽지만, 가끔은 읽지 않아요. 그저 읽고 싶은 책을 발견하는 즐거움, 구매해서 나의 책장에 꽂아두는 즐거움, 그리고 읽지 않아도 늘 책과 함께 한다는 든든함. 책상과 가방, 침대 한편에는 늘 좋아하는 책이 놓여 있습니다. 단순히 reader가 아닌 언제나 책과 함께 하는 BOOK GIRL and BOY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합니다.
<책의 우주>라는 책에는 이런 대담이 나옵니다.
카리에르 : 서재는 반드시 우리가 읽은 책들로 구성되는 것이 아닙니다. 심지어는 언젠가 읽게 될 책들로 구성되는 것도 아니죠. 그렇습니다. 이 점을 명확하게 지적한 것은 아주 훌륭한 일이었죠. 서재란 우리가 읽을 수 있는 책들입니다. 혹은 그럴 가능성이 있는 책들이죠. 그것들을 영원히 못 읽는다 할지라도 말입니다.
에코 : 그것은 지식의 보장물이라 할 수 있죠.
토막 : 일종의 포도주 저장고이지요. 다 마실 필요는 없는 저장고.
카리에르 : 내가 포도주를 마시는 양이 점점 줄고 있는 반면, 사는 것은 늘고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난 알고 있어요. 기분이 내키면 언제든지 지하실에 내려가 최상품의 포도주들을 마셔 버릴 수 있다는 사실을요. 나는 포도주를 <앙 프리뫼르>로 삽니다. 다시 말해서 수확한 해에 담근 포도주를 사서, 3년 후에 받는 거죠. 3년이 지나면 보통은 자기가 포도주를 주문했다는 사실을 잊어버려요. 이 경우 자신이 자신에게 보낸 선물을 받게 되는 셈이죠. 아주 기분이 좋답니다.
토막 : 책들도 그렇게 해야 하지 않을까요? 책이 나오면 일단 한쪽에다 치워두는 거죠. 그렇다고 해서 지하실에다 보관해야 할 필요는 없지만, 하여튼 숙성되도록 놔두는 거죠.
카리에르 : 그렇게 하면 어쨌든 <새것 효과>. 즉 어떤 책이 새것이기 때문에, 금방 나왔기 때문에 읽도록 우리에게 강요하는 그 고약한 효과를 억제할 수 있겠죠.
reader의 모습을 굉장히 좋아한다. 읽는 사람의 모습. 네모난 종이책을 손에 들고, 그것에 열중하는 사람에게는 빛이 난다. 어여쁘고 아름다운데 그 모습을 본인만 보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워 보여주고 싶을 정도다. 사실 '아우라'라는 것은 그런 장면들에서 차곡차곡 쌓인다. 누군가에게 전시되기 위한 모습이 아니라, 혼자 간직한 비밀스럽고, 어여쁜 모습들. 그런 시간과 순간이 쌓여 묘사할 수 없고, 따라 할 수 없는 개인의 아우라가 생긴다. 늘 책을 읽는 사람이고 싶어 어디든 책을 놓아둔다.
침대에도 책상에도 사무실에도 가방에도 늘. 그리고 책을 들고 다니는 내 모습이 좋다. 책을 읽는 모습만큼 좋고. 책을 사는 모습도 좋다. 읽고 싶은 책이 가득해서 무엇을 먼저 읽을지 고민이 되기도 하고, 빨리 읽고 싶은 마음도 들지만 그 마음도 좋다.
책과 함께 하는 사람을 늘 어여쁘다. 바로 읽지 않아도, 그저 '책과 함께 하는 사람'이고 싶다.
그게 we eat book club의 첫 번째 룰이다. just be a book gir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