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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리스티나 Aug 02. 2021

우리에게 필요한 건 행복의 질.

[아들아, 돈 공부해야 한다]를 읽고...

[아들아, 돈 공부해야 한다]라는 책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직관적이면서도 자극적인 제목, 그리고 노란 북 커버가 눈에 띄어 읽기 시작했다.


50억 부자 아빠가 알려주는 것이 경제라던가 부의 논리 같은 거창한 제목이 아닌 돈 공부라니!!!


제목부터 우리 아빠가 내 귀에 대고 직설적으로 뭔가를 얘기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 책은 151만 부동산 스터디 카페에서 화제가 되었던 칼럼을 모아 만든 책이라고 한다. 25년간 유통업계에 종사하고 퇴직한 저자가 근로 소득으로 50억 자산가가 된 노하우를 통해 어려운 경제 원리를 쉽고 재미있게, 그리고 현실적으로 전한다.


[아들아, 돈 공부해야 한다.]_정선용 지음



솔직히 요즘은 근로 소득만으로는 내 집을 마련하기란 꿈같은 먼 얘기가 되어버린 세상이니, 근로 소득만으로 50억의 자산가가 되었다는 저자의 이야기는 귀를 쫑긋하게 만든다. 물론, 저자의 아내 덕에 그 어려운 일을 해낼 수 있었지만.


책에서 저자가 여러 차례 밝혔듯이, 저자가 벌어온 월급을 경제관념이 뛰어났던 아내가 아끼고 아껴서 부동산에 투자하여 50억 부자가 될 수 있었다고 한다.


"너희 엄마의 밥은 소소한 일상으로 얼룩져 있다. 그 구질구질한 일상으로 우리는 지금껏 살아왔다. 너희 엄마의 소소한 일상에 얼룩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없다. 누군가의 뒷모습이 쓸쓸하게 보이면, 그 사람을 진정으로 사랑하게 된 거라고 한다. 아버지는 나의 아내, 너희 엄마의 뒷모습이 쓸쓸하다."
- [아들아, 돈 공부해야 한다.] 중_정선용 지음-


그 성공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아내의 희생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던 것 같다.


20년 넘게 한 벌의 옷을 입었던 아내, 밥을 다 먹으면 그릇을 모아 설거지했고, 설거지를 마친 젖은 티셔츠에서는 반찬 찌꺼기 냄새가 났던 아내..


아내가 아낀 돈은 차곡차곡 모여 은행 대출금을 더해 아파트를 사는데 보태졌고, 그 돈은 종잣돈이 되어 50억으로 불어난 것이다.


[아들아, 돈 공부해야 한다.]_정선용 지음


책 속에는 어려운 경제 원리를 다양한 비유로 쉽게 설명하고 있다. 음원 수익이 있는 나훈아와 그렇지 못한 남진의 비교를 통해 근로 소득과 자본 소득의 차이를 설명하고, 서태지와 아이들이 해체 후 멤버들의 향방을 통해 근로 소득을 사업 소득과 자본 소득으로 어떻게 전환하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또한 한국과 일본 그리고 중국 세 나라를 선비와 사무라이 그리고 비단 장수 왕서방으로 비교하며 돈이 따라오게 하는 장사법을 설명하고, 영화 [기생충]에서 표현된 반지하라는 공간을 통해 자본주의의 욕구에 대해 쉽게 알려주기도 한다.


책을 읽다 보면 전체적으로 아버지의 아들에 대한 사랑이 곳곳에서 느껴진다.


유치원 2년,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대학교 4년, 꼬박 18년을 준비했는데, 다시 취업 준비생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방구석에 있는 것이 어찌 네 탓이냐? 절대로 아니다. 어른 탓이요, 경기 탓이요, 나라 탓이다, 너희들 탓이 절대 아니다. 어른 탓에, 경기 탓에, 나라 탓으로 충분히 고통을 받으면서 왜 자기 탓이라고 스스로 고통을 가중시키느냐? 절대 그러지 마라. 다른 모든 사람이 너를 비난하더라도, 아버지는 너의 편이 되어 줄 것이다.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영원히 너의 편이다.
- [아들아, 돈 공부해야 한다.] 중_정선용 지음-


커피숍에서 젊은 친구들이 자기들끼리 "이 시대 최고의 극한 직업이 청춘이래!"라는 말을 주고받는 것을 듣고 저자는 아들의 미래를 걱정하며 위와 같은 말을 했다. 어려운 사회적 상황으로 3포 (연예, 결혼, 출산 포기) 세대, 5포(연예, 결혼, 출산, 내 집 마련, 인간관계 포기) 세대를 넘어 이제는 너무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해서 N포 세대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그만큼 살기가 팍팍해졌다.


그런 청춘들에게 당당하게 살라고 말하며 저자는 그러기 위해 경제 공부를 해야 한다고 동기 부여를 해준다.


[아들아, 돈 공부해야 한다.]_정선용 지음


이 책을 다 읽고 내 기억에 남은 것은 단 하나다.


"한정된 월급을 아끼고 가치 소비를 통해 종잣돈을 모은 뒤, 그 종잣돈을 안전 자산에 투자해서 자본 소득의 토대 위에 자신만의 수익 구조를 만들어라!!!"


결국, 부자가 되는 데에는 왕도나 일급비밀은 없는 듯하다.


우리 삶의 90%가 돈과 관련이 있다. 돈 공부, 경제 공부는 삶의 본질을 공부하는 거다. 그래서 누군가에게 종속된 삶이 아니라 주도하는 삶을 살아가도록 해라. 네 삶이 튼튼한 토대 위에 세워지길 바란다.
- [아들아, 돈 공부해야 한다.] 중_정선용 지음-


만약 누군가 내게 이 책을 미래의 자식에게 선물해 주겠냐고 묻는다면, 나는 No라고 답할 것 같다. 저자의 말처럼, 경제 공부가 중요한 것은 맞지만 삶의 본질은 돈이 아니라는 것을 먼저 알려주고 싶다.


예전에 주변의 지인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요즘 아이들은 빌라 사는 아이를 빌라 거지라고 부르며 멀리한다는 내용이었다. 주거 형태에 따라 사람을 차별하고 돈이 많고 적음을 따져 친구를 사귀는 끔찍한 일이 실제로 우리 주위에는 일어나고 있다.


어린 아이들이 왜 그랬을까?


간단하다. 부모들의 생각이 투영되어 나타난 뭣도 모르고 한 행동이었을 것이다.


우리는 가난을 혐오하고 부를 칭송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책 속의 저자도 "가난은 부끄러운 것이다."라고 했다. 이는 어린 시절 가난 때문에 저자가 겪었던 부끄러웠던 일이 슬픈 기억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이 말을 가르쳐주고 싶지 않다. 대신에 가난은 공평하지 않은 세상과 불합리한 제도 때문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부의 기회가 균등하게 주어지지 않는다. 누구의 자식으로 태어나느냐에 따라 인생의 시발점이 달라지고, 노력하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는 개천에 용 난다는 말은 옛말이 된 지 이미 오래다.


대신 우리 아이만 부자가 되는 세상이 아닌, 함께 잘 사는 세상을 꿈꾸어 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세상엔 돈보다 중요한 것이 너무나도 많다. 우리의 삶을 바꾸는 건 돈이 주는 편안함이 아닌 행복의 질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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