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에노지즈코의 강연을 책으로 만든 책 < 모두가 존중받는 사회를 위하여> 을 읽었다. 지난 10년의 나의 고군분투를 들여다 봤나 싶은 생생한 말을 읽다 덮다 했다.
우에노지즈코를 만나고 온 이후 <산기슭에서 나 홀로>에 이어 읽은 두 번째 책이다. 산기슭을 읽을 땐 그 공간을 떠올리며, 연말 가족보단 홀로 함께하는 나를 떠올려보기도 했고, 도쿄에서 차를 타고 이동하며 뒷자리에 오설록을 든 나를 떠올려보기도 했다. 기분 좋은 상상으로.
책에선 여성은 돌봄 등으로 무게가 넘치는 배 같다는 말, 분노는 나의 원동력이라는 말, 이제야 구조적인 문제라는 걸 알게 되었단 청중에 해명할 필요 없단 말. 나이 들어 많이 관대해졌다는 말. 엄마를 대신해 복수의 하는 마음으로 연구를 했다는 말.
내 마음속의 말을 끄집어 온 것 같은 말들이 남았다. 마지막 부분에서 번역가가 정아은 작가의 <당신이 집에서 논다는 거짓말>을 언급하며 추모할 땐 작가의 다정함이 또 보자는 관계의 말이 떠올랐다. 라디오 인터뷰가 그날따라 반가운 만남의 자리 같았다. 나와서도 들뜬 기분에 연락처를 주고받고... 아쉽다.
10월 제주 모임에서 우에노지즈코와 조한혜정 선생님의 희수 축하 파티가 열렸다. 그
때 나는 올해가 아빠도 희수였구나 했다.
만고 내 생각인데, 48년 생 남자 어른인 아빠는 심심하고 외롭기도 하고 몸도 아프나 드러내긴 체면이 안 서니 혼자 앓는 것 같다. 관계나 다정함이 부족하니 투덜대며 돌봄을 엄마에게 요청할테고 살가운 관계도 아니고 자식이나 아이가 아니니 서걱할 것이다. 역사적으로, 본능이! 원래가, 로 시작하며 대화중 남자의 우월성을 깔아보지만, 누가 귀담아 들어주지도 않으니 서글플테고. 딸이 장착한 젠더 관점은 “엄마처럼 안 살아! ”나 “아빠 같은 남자 안 만나! ”나 역시 부정의 마음이니 ”뭐 이런 게 다 있노! 그래 너 잘 났다 “ 라며 부녀관계도 어느새 어색하다. “세상 잘 돌아간다!” 고 욕할 수밖에.
서로 존중받지 못했고 존중하지 않았고 그랬다.
우에노 지즈코는 아버지의 종교가 아닌 사회학을 선택해 모두를 존중받는 사회를 위하여! 를 고민하고 연구하고 실천해왔단다, 나의 경험과 생각을 포개며 아무래도 한동안 우에노지즈코 활동을 배우고 더 접해야겠다.
이사로 있는 NPO 법인 WAN (Women’s Action Network) 는 여기! 가끔 온라인 수업도 들어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