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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영은 Aug 21. 2024

보고 싶은 것만 보고 관심 있는 것만 마음에 남고

첫 번째 숙소가 비건 음식을 조식으로 준다는 건 알았다. 도착해 보니 숙소 가이드라인이 눈에 띈다. 동물권을 존중하고 지구를 지킨다니, 그러고 보니 침구류엔 과한 세제향도 안 나고 수영장 물로 락스 냄새가 안 난다. 사람도 동물도 지구도 함께 생각한 숙소라 마음에 들었다.

고양이마다 별명과 역할이 있던 곳, 기념엽서를 챙겨 온 아이는 가장 소중한 거라며 여행 후 방을 꾸몄다. 히어로는 이제 우리와 함께한다.

호수를 산책하러 치앙마이대학교에 갔다. 마침 직전에 참여하고 가져온 기후정의행진 포스터가 있어 학생들이 오가는 길 붙이고 오면 좋겠다 싶었다. 여성학센터 가는 길에 붙이고 보니 미얀마 민주화운동 지지 활동 포스터도 붙었다.

(영상으론 찍었는데 사진은 포스터 위주라 아쉽다)


타패게이트가 또 유명하단다. 치앙마이에 온 뒤 한 번은 가봐야지 싶어 갔다. 분주히 인증숏 찍는 관광객 인근에 주황색 부스를 차린 이들이 있다. 자연히 그리로 눈길이 간다. 기사를 찾아보니 왕실모욕으로 해산당한 전진당이다. 최근 기사로 그들이 거리로 나올 수밖에 없음을 짐작했다.


https://h21.hani.co.kr/arti/world/world_general/55948.html?fbclid=IwY2xjawExELJleHRuA2FlbQIxMQABHTCWsOFO7tHZyjEB6Lg85fRqQtjBBkXWp 7HGbv6u-rRn0Ds2QzKAyH7v9w_aem_Yb_y0H3rnKp7KF7EpqFivg

캄 빌리지에 전시는 미얀마 소수 민족 여성의 사진이었다. 전쟁에 피해를 입지 않기 위해 얼굴에 문신을 새겨 못 생기게 만들었다. 고통과 슬픔의 증거다.

잠시 눈을 감고 그들의 평안을 기도했다.


출국길이었다. 심사로 여권을 내미는데 탁자에 성소수자를 존중하고 지지하는 무지갯빛 LGBT스티커가 붙었다. 여기를 지나가는 한국의 기독교인들... 눈여겨보며 불편해했을까.


아. 여행 중 엄마의 날도 기억한다. 이 날은 일찍 상점 문을 닫기도 하고 며칠 여행을 다니는지 숙소도 꽉 찼었다. 엄마들에게 오늘 하루 식사 준비의 고단함을 덜라고 또 다른 엄마로 보이는 여성이 음식을 나눠줬다. 나도 국수 한 그릇 받아와 달게 먹었다.

관심 있는 건 마음에 남았다.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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