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숙소가 비건 음식을 조식으로 준다는 건 알았다. 도착해 보니 숙소 가이드라인이 눈에 띈다. 동물권을 존중하고 지구를 지킨다니, 그러고 보니 침구류엔 과한 세제향도 안 나고 수영장 물로 락스 냄새가 안 난다. 사람도 동물도 지구도 함께 생각한 숙소라 마음에 들었다.
고양이마다 별명과 역할이 있던 곳, 기념엽서를 챙겨 온 아이는 가장 소중한 거라며 여행 후 방을 꾸몄다. 히어로는 이제 우리와 함께한다.
호수를 산책하러 치앙마이대학교에 갔다. 마침 직전에 참여하고 가져온 기후정의행진 포스터가 있어 학생들이 오가는 길 붙이고 오면 좋겠다 싶었다. 여성학센터 가는 길에 붙이고 보니 미얀마 민주화운동 지지 활동 포스터도 붙었다.
(영상으론 찍었는데 사진은 포스터 위주라 아쉽다)
타패게이트가 또 유명하단다. 치앙마이에 온 뒤 한 번은 가봐야지 싶어 갔다. 분주히 인증숏 찍는 관광객 인근에 주황색 부스를 차린 이들이 있다. 자연히 그리로 눈길이 간다. 기사를 찾아보니 왕실모욕으로 해산당한 전진당이다. 최근 기사로 그들이 거리로 나올 수밖에 없음을 짐작했다.
캄 빌리지에 전시는 미얀마 소수 민족 여성의 사진이었다. 전쟁에 피해를 입지 않기 위해 얼굴에 문신을 새겨 못 생기게 만들었다. 고통과 슬픔의 증거다.
잠시 눈을 감고 그들의 평안을 기도했다.
출국길이었다. 심사로 여권을 내미는데 탁자에 성소수자를 존중하고 지지하는 무지갯빛 LGBT스티커가 붙었다. 여기를 지나가는 한국의 기독교인들... 눈여겨보며 불편해했을까.
아. 여행 중 엄마의 날도 기억한다. 이 날은 일찍 상점 문을 닫기도 하고 며칠 여행을 다니는지 숙소도 꽉 찼었다. 엄마들에게 오늘 하루 식사 준비의 고단함을 덜라고 또 다른 엄마로 보이는 여성이 음식을 나눠줬다. 나도 국수 한 그릇 받아와 달게 먹었다.
관심 있는 건 마음에 남았다. 이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