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빌딩이 가장 중요하다고 느껴졌는데, 기획자를 찾는 팀에서 연락을 줘서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초반에는 시간이 넉넉하게 느껴졌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촉박해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부분은 뒤에서 더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저는 처음에 기획자 역할만 생각했는데, 저를 초대한 팀에서 제게 PM이자 회의를 이끌어 가는 역할까지 부탁했습니다. PM 역할을 예상은 했지만 꼭 기획자가 PM이어야 하는 것인지, 그리고 그 PM이 회의를 주도하는 주체가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의문이 들었습니다.
마침 그때 읽은 책이 스크럼 마스터에 관한 책이었고, 그 역할이 바로 제가 맡게 된 PM 역할과 유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엔 얼떨결에 맡은 역할이라 제대로 받아들이기 힘들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짧은 프로젝트의 간단한 팀이었기 때문에 제가 담당할 수도 있는 것이겠지만, 그 상황을 통해 저는 국내에서 기획자가 스크럼 마스터, PM 등 여러 역할을 겸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걸 몸소 느꼈습니다. 이는 각 역할의 본질적인 차이를 간과하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획자에게는 다양한 역량이 고루 요구된다는 점이 뿌듯한 점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조금 벅차게 느껴지는 점이기도 합니다. 기획자, PM, 스크럼 마스터는 각각 기획, 프로젝트 관리, 팀 운영에 집중하는 역할입니다. 원래 각 직무가 지닌 전문적인 영역이 있는데, 갑자기 제게 모든 역할이 주어지니 그만큼 부담감도 커졌습니다.
특히 제가 느끼기엔 한 분 빼고 다들 조용한 편이라 회의 분위기를 이끌어 가기가 어려웠습니다.
비대면으로 사람들과 열흘 이상 협업하고 이야기를 나눈다는 게 처음이기도 했고, 생각보다 쉬울 듯 쉽지 않았습니다.
저도 다른 팀원들과 마찬가지로 어색했고, 여기에 부담감까지 더해져서 프로젝트 참여가 고민되기도 했습니다.
후반부에는 시간이 부족할 것 같다는 생각에 업무 위주의 대화를 하다 보니, 오히려 서로 오해나 답답함이 쌓이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비대면의 소통에서는 상호 간의 더 많은 노력과 의사소통의 명확함이 필요하다 느꼈습니다. 또한 초반에는 대면 시간이 꼭 필요할 것 같다고 느꼈습니다.
디자이너 두 분이 서로 아는 사이였는데 전 이 부분이 초반부터 신경 쓰였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두 분 중 한 분이 낸 아이디어로 일이 진행되기까지 해서 그 분들의 입김이 여러 영역에 걸쳐 다소 세다고 여겨졌습니다.
그 중 한 분은 긴 연차에 비하여 기본적인 것의 용어나 개념을 모르시거나, 관례상 사용되지 않는 디자인을 해놓으셨을 때가 있어서 좀 의아했습니다.
또한 회의에서 협의한 디자인 수정 방향과 다르게 작업하시거나, 기획과 관련된 부분을 자체적으로 수정해서 디자인에 반영해서 나타나실 때 당황스러웠습니다.
회고 때 디자이너분들이 개발자분들의 현황 공유가 더 있었으면 좋았겠다고 말씀하실 때, 저는 디자이너분들에게 같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저는 팀으로 이 사이클을 경험하는 것이 목적이었기에 수상은 애초에 머리 속에 없었는데, 그런 의미에서 수상은 생각지 못한 보람이었습니다.
작은 대회이지만 의미 있는 성취를 얻은 기분이 듭니다. 순위 차이가 간발의 차이라는 말을 들으니 아쉬운 마음도 있지만, 나름대로 좋은 성과를 거둬 연말을 더욱 뜻깊게 만들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 경험을 통해 팀워크, 소통, 역할 분담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고, 향후 비슷한 활동을 할 때는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개선할 점을 반영해 볼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