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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작나무 Apr 22. 2021

데스밸리 구간을 통과하는 중입니다.

내가 만약 스타트업 회사라면, 나는 지금 데스밸리 구간 중간쯤일 것이다. 그럼 이제 내 삶은 J커브를 그리면서 나아갈까 아님 그대로 고꾸라질까.

뭔가 변화하지 않으면 죽을 것처럼 숨이 턱턱 막힌다. 더는 이렇게 살 수 없다는 위기의식에 스스로를 벼락 끝으로 몰아가며 살아왔던 나.

번아웃이었던 걸까.


그렇게 자신에게 빡빡하게 굴던 내가 잠시 나를 그냥 내버려 두고 싶었다.


회사 갔다 오면 아이 씻기고 먹이고 바로 잠들면서 하루 마감. 다음날 아침 일어나서 아이 옷 입히는데 실랑이, 머리 묶이면서 실랑이, 신발 신기면서 실랑이, 그렇게 1시간 반 동안 실랑이를 하며 나도 틈틈이 출근 준비를 한다. 이미 지친 상태로 출근길에 오른다. 퇴근. 무한반복의 삶.

​아 오늘 하루도 살아냈구나로 안도하는 삶.

미라클 모닝이라기보다 잠을 설친다고 해야 맞는 거 같은데 최근 자꾸 새벽 1시에 눈이 떠져 멍하니 인스타만 하다가 ​참으로 오랜만에 감성이 살아나서 이래저래 쓰고 싶은 말이 많아졌다. 모처럼 나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

내가 중국 생활을 하고 미국 생활을 할 때 이런 브런치 같은 플랫폼이 있었다면, 나는 이미 책을 내고도 남지 않았을까?

그렇다면 지금 얼굴을 들고 다니기 어렵겠지.
내 흑역사가 길이길이 남았을 거야.

어딘가 남겨 두지 않아 휘발된 기억 속에
조각조각 흔적으로 남은 내 삶의 파편들.

힘들고 어려웠던 시기를 극복해낸 경험들은 시간과 함께 흩어져 사라진 것 같아도 내 안에 숨어있다가 능력을 발휘할 때가 있는데


오늘의 한 조각도 언젠가 자양분이 되어 힘든 순간이 또 찾아오면 그때 나를 견인해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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