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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작나무 Aug 04. 2019

오늘을 살고 싶어요, 눈이 부시게.

내 삶은 때론 불행했고 때론 행복했습니다.

삶이 한낱 꿈에 불과하다지만

래도 살아서 좋았습니다.


새벽에 쨍한 차가운 공기,

꽃이 피기 전 부는 달큰한 바람,

해 질 무렵 우러나는 노을의 냄새,

어느 하루 눈부시지 않은 날이 없었습니다.


지금 삶이 힘든 당신,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신은 이 모든 걸 매일 누릴 자격이 있습니다.


대단하지 않은 하루가 지나고

또 별거 아닌 하루가 온다 해도

인생은 살 가치가 있습니다.


후회만 가득한 과거와

불안하기만 한 미래 때문에

지금을 망치지 마세요.


오늘을 살아가세요. 눈이 부시게


당신은 그럴 자격이 있습니다.


누군가의 엄마였고 누이였고 딸이었고

그리고 나였을 그대들에게.


<JTBC 월화드라마 눈이 부시게>




누군가의 엄마이고 누군가의 언니이고

딸이고 아내인 나는

퇴근길 이 글을 보고 눈물을 훔쳤다.


나를 알지 못하는 이가 인정해주는 나의 존재 가치.


위로가 필요한 시대에 살아가고 있고

육아로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지금,

위로가 필요한 시기를 살아가고 있다.


어떻게 하면 오늘을 눈부시게 살 수 있을까 고민한다.


아직 말도 못 하고 뒤뚱뒤뚱 겨우 걷는 아기에게 화를 내며 후회하고

그러다 뒤돌아서면 또다시 화를 내고

더 좋은 엄마가 되지 못한 것에 미안해하고

그런 하루를 보내고 있다.

.

.

.

아기를 재우고 잠시 밖에 우는 매미 소리를 들어본다.

밤하늘을 올려다본다.

바람 한결 없는 열대야.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해본다.


육아의 시간이 아니었다면 느낄 수 없었을

짧은 휴식의 달콤함.

아기가 아니었다면 알 수 없었을 힘듦,

그러나 행복함과 가득함.


지나고 나면 지금이 제일 눈부신 시간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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