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나와 화해하고 있는 중
To err is human
실수하는 것은 인간적인 일이다.
때론 날씨처럼 우울이 밀려오고, 과거가 후회되고, 나 자신이 미워지는 날이 있다.
그런 날, 나는 이 문장을 만났다.
나는 왜 그동안 나에게 그렇게 가혹했을까. 왜 껴안아주고 응원해 주지 못했을까.
그래서 오늘, 나는 나와 매일 화해하는 일을 시작했다.
나와 화해한다는 건 거창한 일이 아닐지 모른다.
아주 작은 순간, 의식, 속삭임일지도 모른다.
나는 거울 앞에 서서 나를 꼭 안아주며 말했다. "넌 충분해, 넌 사랑받고, 보호받고, 존중받아 마땅해. 잘하고 있어."
그리고 오래 꿈꾸던 공연 티켓을 예약했다. 남편과 아이를 두고 내 시간을 가지는 게 죄책감으로 다가왔지만, 이번엔 해냈다. 가디건 하나와 책 한 권도 샀다.
그 공연을 두고 아이를 데려갈까 고민하다 남편에게 물었다. 남편은 당연히 데려가라 했고, 그리고 내게 말했다. "그걸 나한테 물어봐줘서 고마워."
그 한마디가 뭉클하게 다가왔다.
아픔 속에서 소외감을 느껴왔을 남편이, 내 작은 질문으로 다시 가족의 중심에 서게 된 것이다.
어쩌면 자기와 화해한다는 건 바로 이런 순간일지 모른다.
작고 사소한 선택들, 소중한 대화들, 그 작은 따뜻함이 모여
나와,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과 화해를 만들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