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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에 앞서

글만 쓰면 이상해지는 나에게.

안녕하세요.

어떻게 하다가 번역을 시작해서, 운 좋게 많은 책을 번역했습니다.

번역 일을 하기 전에는 여러 직종을 전전하던 반백수였습니다.

두 번째였나, 세 번째 책이 나오고 나서, 수강했었던 번역 수업 강사님과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눴던 적이 있는데, 제가 '한 달에 한 권씩이라도 번역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을 했더니, '네?!'라며 진심 어이없는 표정을 지으시더군요.

알라딘에서 다른 번역가분들의 책 출간 이력?을 찾아보고는 어려운 일이라고 알게 되었습니다.


글만 쓰면 왜 이상해지지라는 말은 독백에 가깝습니다.

다른 누구에게 하는 말이 아닙니다.


처음에는 안 되면 말자는 식으로 서울-부산을 오가면서 번역을 비롯한 온갖 글쓰기 강좌를 들으면서 출판사로 계속 메일을 보내다가 진짜 어쩌다가 운 좋게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많은 작법서와 우리말 관련 책이나 신문사 사이트에 올라오는 칼럼 등 읽고 필사하고 연습한 양은 많지만 틀이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마구잡이였던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제가 쓰는 글은 어디까지나 최소한 이 정도면 괜찮을 듯하다는 수준에 지나지 않는 내용입니다.

더 높은 기준으로 글을 쓰고자 하신다면, 제대로 된 내용이 궁금하신 분은 브러치에 출판 관계자나 교정, 교열에 종사하는 분들의 글을 참고해 주세요.

글만 쓰면 왜 이상해질까? 난 왜 마무리가 약할까?


글을 누구나 쓰지만 잘 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글을 잘 쓰면, 어떤 분야에서든 일거리가 생깁니다. 브런치만 봐도 명확합니다.

그래서 저도 글을 써야지 하는 생각은 머릿속에 항상 있습니다. 다만 선택과 집중이 안 되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전업 작가가 되기 전에 부업으로 시작하라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부업이 되는 분들이 참 부럽습니다.


브런치도 그렇고 글을 올릴 수 있는 플랫폼에서 수많은 분들이 활동하시지만, 완성된 글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웹소설 플랫폼의 심해라고 말하는 자유연재란을 다녀보면 무수한 미완성 작품이 바닥에 가라앉은 물고기 사체처럼 흩어져 있습니다.


사실 문장이 어떻고, 표현이 어쩌고 하는 것은 초고가 완성되어야 의미가 있습니다.

일기라면 상관없지만, 부업이든 전업이든 글로 수익을 얻겠다면 완성은 반드시 점령해야 하는 고지입니다.


우리는 '~~~ 하는 데 의의를 두자'는 말을 흔히 합니다.

못 쓰더라도, 틀리더라도 완성하는 데 의의를 두자는 말이 저처럼 자꾸 막히는 사람한테는 필요한 마음가짐 같습니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글을 쓰면서도 '최소한 이것만큼은 챙기자'라는 취지의 글입니다.

욕심이나 자책을 버려야 하는데, 말처럼 쉽지가 않습니다.


과연 저는 못 쓰더라도, 틀리더라도 완성을 하게 될까요?

이 매거진도 뭔가 섞인 듯한 기분이 들어요. 다들 한 가지 주제에 집중하라고 하던데 벌써......

아무튼 꼭 부업에 성공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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