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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의 식탁 이효진 Mar 25. 2017

가을 타는 여자

제주에 사는 여자, 네마음을 보여줘~!

<가을타는 여자>
 
쪄죽을 것만 같았던 찜통더위도 가고 드디어 가을...
여자에게도 왔어요..왔어.. 가을과 함께 찾아온 마음의 변화!!!
누가 가을을 남자의 계절이라고 했던가요?
누군가가 여자의 마음에 마술을 부린듯 해요.
참 이상해요.. 마음이 싱숭생숭~ 여자에게 찾아온 마음의 변화!!!
여름에 그렇게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어도 꿈쩍도 안하던 마음인데. 가을이 와 살짝 불어대는 바람에, 바람 한줌에 심하게 흔들리니, 이랬다 저랬다 왔다 갔다.. 가을 바람에 심하게 정신을 못차리는 여자의 마음이에요.
가을이 되면 여자는 아주 근사한 로맨틱한 연애를 꿈꾼대요. 그간 tv앞에서 바라봤던 멜로 드라마... 그 드라마속 주인공을 꿈꿔본대요. 드라마 대사에 탄성을 지르며 픽픽 쓰러지며 아주 크게 감동을 받는 여자.


여 - 아니.. 내곁에는 왜 저런 남자가 없냐구! 왜 저런 멋진 멘트를 해주는 남자가 내곁에는 없냐고.. 이승기 너무 멋져...


신세한탄이 많아지는 여자에요.
드라마뿐만이 아니라.. 시를 읽고 소설을 읽고.. 감성을 키워가는 일이 많아진다는 여자.  이외수 선생님이 쓴 시.. 가을엔 맑은 인연이 그립다는 시를 천천히 읽어 내려가요.
 
아~ 가을엔 맑은 인연이 그립다. 서늘한 기운에 옷깃을 여미며 고즈넉한 찻집에 앉아 화려하지 않은 코스모스처럼 풋풋한 가을향기가 어울리는 그런 사람이 그립다.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차한잔을 마주하며 말없이 눈빛만 마주보아도 행복의 미소가 절로 샘솟는 사람. 가을날 맑은하늘빛처럼 그윽한 향기가 전해지는 사람이 그립다~
 
드라마를 봐도.. 시를 읽어도 결론은 옆에 누군가가 필요하대요. 올가을엔 사랑할거라며 결심을 다지는 여자에요. 그래서 여자는 가을이면 바빠요. 연애를 안 하는 여자이더라도 바쁘대요. 왜? 가을엔 변신을 꿈꾸는 여자이기에!


여 - 이 머리.. 도대체 언제면 자랄거야?


여름에 시원하게 잘랐던 머리카락.. 그때 당시는 잘 잘랐다 생각했거늘!!! 지금에 와서는 긴 웨이브의 분위기 있는 헤어스타일이 힘들어졌다며 투덜투덜대는 여자!!! 하지만 이대로 포기할 수 없다~~~ 미용실 문을 박차고 들어가 가을여자로의 변신을 시도한대요. 헤어스타일 뿐만이 아니에요. 친구와 함께 쇼핑의 거리 칠성통 한바퀴를 휙휙 돌며 가을옷을 장만하는 여자에요.
거리를 걸으며 쇼핑을 하는데.. 웬일로 지나가는 사람들이 다들 연인들뿐인가 몰라요. 서로 팔짱끼고 손 꼭 잡고.. 커플티 입고 돌아다니는 커플들!!! 다른때 같으면 밉상이네 꼴불견이네..말이 많던 여자이거늘!!! 이제는 커플을 대하는 마음가짐이 달라요. 마음자세가 달라졌어요.. 그저 지나가는 연인들이 부러울 뿐이래요.


여 - 자기야... 나 잡아봐라~


눈 내리는 날 손을 호호불며 코끝 빨개지도록 쫓고 쫓기는 연인과의 행복한 눈싸움장면을 상상해보는 여자! 크리마스, 겨울여행, 연말..등등 연인과의 겨울을 상상하는 일이 많아졌어요.

 
여 - 겨울에는 반드시 인간보일러 장만한다


여자가 바빠졌어요. 여기 저기 쿡쿡 쑤셔대며 소개팅하는 일이 많아졌어요.


여 - 저 사람.. 다리가 너무 짧아. 저 사람.. 코가 너무 낮아...저 사람 눈이 너무 작아.


그나저나 큰일이에요.. 가을은 짧고. 곧 겨울이 찾아올텐데, 겨울이 오기 전에 자신에게 꼭 맞는 인연을 만날 수 있을런지 속이 타고 애가 탄다는 여자! 이 복잡한 마음을 친구를 만나 수다로 풀어요.


여 - 야야.. 넌 가을 안 타? 가을은 심하게 타는데 옆에 사람은 없고... 


어느 조사기관에 따르면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던데, 무쓴소리!!!! 가을타는 남자가 혼자있는 시간을 즐긴다면, 여자는 늘 그래왔듯이 수다로 쓸쓸한 마음을 해소한대요. 그러니 저게 가을타는 것인가 느껴지지 않을 뿐이래요. 외롭고 쓸쓸한 마음을 오늘도 친구를 만나 수다로 달래는 여자.


지금까지 가을 타는 여자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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