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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타 Mar 05. 2024

전화 한 통화

운전 중 라디오에서 영화 E.T. 음악이 나왔다. 


… 전 세계에 E.T. 광풍이 불었을 때, 국민학생(고학년)이던 우리는 엄마에게 <E.T. 사운드트랙 앨범>을 사달라고 졸랐다. 분명히 <E.T. 사운드트랙 앨범>이라고 말했다. 토씨하나 안 틀리고.


며칠 후, 엄마가 E.T. 카세트테이프를 사 왔다. 우리는 너무 신나 얼른 포장을 뜯어 카세트 데크에 넣고 재생 버튼을 눌렀다. 그때 왜 그 카세트테이프의 패키지 디자인에 의문을 품지 않았는지 지금 생각해도 불가사의하다. 


식빵같이 생긴 이티의 머리 하하하하 우스워

송아질 닮았네 이티의 눈은 하하하하 귀여워


산울림(김창완)의 목소리가 나왔다. 존 윌리암스의 멋진 영화 음악을 기대했던 우리는 충격을 받았다. 엄마는 우리가 아직 어린애인 줄 알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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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

문득 어머니께 전화 한 통화해야겠다는 생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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