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서.
적어도 칠십은 훌쩍 넘어 보이는 노부부가 탔다. 실은 실제로 그들이 부부인지는 알 수 없다. 서로 데면데면한 모양새가 전형적인 오랜 부부처럼 보였을 뿐이다.
마침 그들이 들어왔을 때 내 양 옆에 자리가 났다. 부부는 나를 사이에 두고 앉았다. 순간 그들이 붙어 앉을 수 있도록 자리를 옮길까 잠시 고민했지만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다. 괜한 오지랖인 것 같기도 하고. 친절하지도 상냥하지도 않은 내가 그런 행동을 한다는 것이 스스로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나는 그저 평범한 못된 인간이다. 평범한. 나는 굳이 이 단어를 붙이면서 스스로를 방어한다.
내 오른편에 앉은 남편은 시선을 앞에 고정한 채 동상처럼 앉아있었다. 내 왼편에 앉은 아내는 계속 남편을 힐긋힐긋 쳐다보며 몸을 뒤척였다. 남편의 눈치를 보는 것 같기도 하고 남편을 챙기려 하는 것 같기도 했다. 남편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문득 저 부부의 젊었을 때가 궁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