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밀밭의 반항아> 2018. 감독. 대니 스트롱.
『호밀밭의 파수꾼』을 쓴 소설가 J. D. 샐린저의 이야기.
샐린저가 전쟁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샐린저는 세계 2차 대전에 참전한다. 샐린저를 비롯한 젊은 병사들은 당연히 부실한 군대 식사에 불평을 늘어놓는다. 병사들은 죽을 확률이 높은 전투에 투입되기 하루 전 날에는 특식으로 스테이크가 나온다는 얘기를 나누며 서로 웃는다.
어느 날, 샐린저는 식당에 들어간다. 동료 병사들이 그토록 기다리던 푸짐한 스테이크를 먹고 있다. 하지만 분위기가 너무 침울하다. 다들 종이 씹는 표정으로 꾸역꾸역 스테이크를 입에 넣는다. ‘디데이’라고 부르던 노르망디 상륙작전이 바로 내일이었다. 수많은 병사들이 희생된 바로 그 전투다.
샐린저는 간신히 살아남았지만 그날 이후 스테이크를 보기만 해도 토하는 등 전쟁 후유증으로 고생한다.
그 장면은 너무 강렬했다. 만약 내가 직접 저런 전쟁을 겪었으면 어땠을까. 과연 전쟁영화를 만 번 정도 본다면 직접 경험한 사람들의 감정을, 그 압도적인 끔찍한 공포를 조금이라도 헤아리는 것이 가능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