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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로맑음 스튜디오 Oct 07. 2022

짱구와 학구열

학교에 입학한 짱구를 보고 한국의 학구열을 생각해보기

  올해 내가 본 영화 중 가장 좋았던 3편의 영화 <헤어질 결심>, <드라이브 마이 카> 그리고 <짱구는 못 말려! 극장판: 수수께끼! 꽃피는 천하 떡잎 학교>. 짱구와 친구들이 천하 떡잎 학교에 일주일의 체험 입학을 하였는데 미스터리한 사건을 만나게 되는 이야기이다. 내용이 재밌는지, 영화를 추천하는지에 대한 내용이 아니라 '천하 떡잎 학교'라는 설정에 집중해보려고 한다.



  천하 떡잎 학교는 매우 우수한 우등생들이 모이는 학교로, AI가 학생들을 가르치고 점수를 매긴다. AI가 학생들을 가르친다니, 자율주행차가 나온다니. 현재 우리 시대상을 만화적 상상으로 잘 반영한 것 같았다. 우수한 행동을 하면 점수를 주고, 싸우거나 말썽을 피우면 점수가 하락한다. 점수가 높으면 좋은 대우를 받고 반대로 낮으면 낮을수록 좋지 못한 평가와 대우를 받게 된다.



<짱구는 못 말려! 극장판: 수수께끼! 꽃피는 천하 떡잎 학교> 포스터


  매우 흥미진진하고 재밌게 흘러가는 내용 속에서 천하 떡잎 학교의 학생들은 점수에 얽매이고 높은 점수의 소위 '우등생'이 되기 위해 아등바등 노력한다. 점수 때문에 싸우지 않고, 점수 때문에 공부한다. 학생 두 명이 서로 싸우다가 점수가 하락하자 친한척하며 어깨동무를 하기도 한다. 그 모습을 보고 한편으로 '진짜 현재 우리 시대상을 잘 반영한 것 같다'라고 생각했다. 분명 일본의 10대 학생들의 이야기를 반영한 것이겠지만 우리나라의 10 대학생들을 생각해보게 됐다.




  요즘 10대들의 꿈은 뭘까?

"걔네야 뭐, 요즘 유튜브가 유행하니까. 다 대학에 가기 싫고 유튜버가 되고 싶겠죠. 아니면 틱톡커? 그런 거 하고 싶지 않을까요?"

라고 생각하기 일쑤이다. 하지만 고3 수험생이 줄고 2021년 일반고의 대학 진학률은 79.4%로 오히려 진학률이 늘었다. 사상 최대의 진학률이다. 아직도 많은 수험생들이 대학에 가려고 한다는 의미이다.


매일경제 기사의 대학 진학률 이미지. https://www.mk.co.kr/news/society/view/2021/01/46266/


 한 유튜브 인터뷰에서는 "이전에는 '대학에 가면, 취업이 된다'였지만 지금은 '대학에 가지 않으면, 취업을 못 한다'이기 때문에 대학에 가지 못하면 인생 망한다.'라고 중학생이 답하는 걸 본 적이 있다. 나 또한 학생의 수가 줄면 학생이 귀해지고, 학생 하나하나의 역량을 펼치는 교육을 하게 될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그 반대였다. 대기업을 위한 인재상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목표 직업은 대기업 직원이며 좁아져가는 대기업 문을 두고 경쟁한다. 게다가 중소기업이 원하는 인재상도 중소기업을 위한 인재가 아니다. 중소기업도 대기업급의 인재상을 원한다. 그로 인해 점수로 치고박는 학생들의 열기가 줄어들기는커녕 더 뜨거워진 것이다.



  괜히 안타까워진다.


  나는 30대에 진입하는 초입에 서서 10대들을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했으나 아니었고 아직도 우등생이 되기 위해, 점수를 얻기 위해 싸우고 있었구나. 10대의 삶을 직접 보기가 어렵고 디지털 세계에서 정보를 전달받고 소통할 뿐이다. 트위터, 유튜브, 틱톡은 그들 세계의 일부이고 소통할 수단일 뿐이다. 얼굴을 찌푸리기보다 왜 그런 수단을 가지고 소통하길 선택한 것인지 생각해보는 디지털 리터러시*를 길러봐야겠다.



디지털 리터러시: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 또는 디지털 문해력은 디지털 플랫폼의 다양한 미디어를 접하면서 명확한 정보를 찾고, 평가하고, 조합하는 개인의 능력을 뜻한다.(위키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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