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플랫폼 모델링에 대한 글을 씁니다. 이번에 신간 <플랫폼 비즈니스의 모든 것> 서적이 출간되어, 플랫폼에 대한 업데이트된 내용이 있을까 하여 읽어 보았습니다. 그간 플랫폼 모델링에 대한 중요한 방점들과 내용들을 브런치에 담아왔는데, 이 책에도 동일하게 중요한 모델링 방법들이 소개되어 있어, 리마인드 할 수 있었네요. 걔중 제가 담았던 내용과 중복되지 않고, 보충할 수 있는 내용들이 있어 함께 공유드립니다 :)
플랫폼의 독점전략 ?!
멀티호밍 비용에 대해선 플랫폼 독점전략 글을 통해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자세하게 보고 싶으신 분은 아래를 읽어 보세요)
먼저 멀티호밍 비용이란, 동종 업계의 서비스를 하나가 아닌 여러개를 중복으로 사용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그래서 모든 플랫폼들은 멀티호밍 비용(다른 서비스를 사용하는데 드는 시간, 노력, 금전 등의 비용)을 높여, 자사 플랫폼만 사용하게 만들려고 노력합니다.
이 책에서는 그 밥법론에 해당하는 HOW가 '인공지능 도구'와 '데이터'라고 말합니다. 인공지능은 빅데이터를 통해 개인화 추천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이미 익히 알다시피 넷플릭스, 아마존의 개인화 추천은 대표적으로 이를 활용하는 서비스입니다. 애플의 시리도 마찬가지죠. 이 인공지능을 활용(물론 지금 이 시대의 인공지능은 약인공지능 정도의 수준이지만)하면, 타 서비스 대비 더 긍정적인 UX를 고객들에게 제공할 수 있고, 고객은 서비스에 자연스럽게 락인될 수 있습니다.
'데이터'는 사용자들이 '데이터'에 투자하게끔 만들어, 다른 서비스에 이탈하는 것을 방지하자는 전략입니다. 이 내용은 훅모델이라는 도서에서도 전략의 일환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심리적으로 많은 데이터를 스스로 특정서비스에 투입할 수록, 해당 사이트에 대한 헌신도가 높아집니다. 예를 들어 링크드인은 사용자들이 더 많은 정보를 입력하도록 유도합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스킬, 이력 등 다양한 정보를 입력할수록, 더 개인화된 관련 정보를 보여주죠. 이런 보상을 경험한 사람들은 큰 거림낌 없이 더 많은 정보들을 입력하게 되고, 링크드인과 유사서비스가 있다고 하더라도, 본인이 많은 데이터를 입력한 서비스에 헌신하게 되는 것이죠.
책 본문에 나온 'SAP, 세일즈포스, 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같은 앱과 플랫폼 군을 자사의 틀에 통합시킬 때 클라우드 데이터와 앱에는 새로운 이식성 기준 때문에 다른 플랫폼 이전이 어렵다' 이 문장도 유의미한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훅모델에서는 이 맥락을 '사용기술'은 고객이 우리 서비스에 락인되게 하는 중요한 전략이라고 언급합니다.
SAP, 세일즈 포스의 예시는 API에 대한 이야기일겁니다. 해당 서비스들의 API를 통해 서비스를 이미 운영하고 있는 플랫폼들은 유사 서비스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대체하기에는 시간과 비용이 너무 많이 들것입니다. 결국엔 해당 서비스에 락인 된 것이죠.
승자독식은 플랫폼의 숙명입니다. 그 과정에 있어, 인공지능과 데이터, 사용기술의 활용은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에서 이러한 점을 강조하고 있는 연유도 마찬가지 이유입니다.
플랫폼의 유저 끌어들이기
플랫폼이 양면시장 유저들을 어떻게 끌어들이는지에 대해서도 <플랫폼 비즈니스의 모든 것>에서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미 양면시장과 네트워크 효과를 위해 양면유저를 어떻게 끌어들이는지에 대해서는 기존 연재에서 소개한바 있지만, 이 책에서 나온 내용들도 보충설명하고자 합니다.
양면시장에 대해
네트워크 효과 촉진방법에 대해
먼저, 닭이 먼저이냐 달걀이 먼저냐를 골라야 합니다.
결국 양면시장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 정의해야 합니다. 이를 결정하는 기준은 우리 서비스에서 더 중요한 그룹이 누구인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우버같은 개인 차량 공유서비스에서는 드라이버와 고객중 더 중요한 그룹이 '드라이버'입니다. 구글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런칭 당시에는 중요한 플레이어가 유저보다는 앱을 개발하는 개발자 및 개발자였습니다. 그래서 안드로이드 런칭 당시, 앱 공모전을 열기도 했었죠.
두번째로,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고객이 어디있는지 파악해야 합니다.
에어비 앤비의 경우 공급자(집 제공자)가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에어비앤비가 어떻게 공급자를 모았을까요 ? 먼저 에어비앤비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고객들이 모인 크레이그리스트에 집중했습니다. 어디까지 에어비앤비가 했느냐.. (굉장히 흥미로운 부분인데) 크레이그리스트 해킹 프로그램 개발하여 광고중인 집주인 연락처를 뽑아내기까지 했습니다. 그리고 해당 고객들에게 버튼 하나만 클릭하면, 크레이그리스트와 에어비앤비 모두에 본인 집을 올릴 수 있다고 광고합니다. 여기에 더해 사진가를 고용해 집주인의 집이 근사하게 보이도록 포장해주고, 에어비앤비에 집을 업로드할 시, 멋진 사진들로 가득한 그 집을 고객들이 이용하기 시작하면서 호스트(집주인)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며, 서비스가 커지게 된 것이죠.
그 외 다양한 방법들을 책에서는 소개합니다.
보완재 기업을 끌어들이는 방법인데요. 우리가 모두 알다시피 안드로이드는 애플보다 한 발 늦게 앱플랫폼을 런치했습니다. 이미 앞서가는 애플을 어떻게 따라잡았을까요. 안드로이드는 애플과 유사한 수준의 스마트폰을 만들고 싶어했던 스마트폰 제조사들을 노렸습니다. 그들에게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제공해 버린 것이죠.이로 인해 삼성과 같은 스마트폰 제조회사는 오픈되어 있는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자사 제품에 탑재하게 됩니다.
유저들을 모으기 위해 직접 보완재를 구축하기도 합니다.
애플은 아이폰, 아이패드 출시시, 사파리 웹브라우저, 메일, 포토, 비디오, 아이튠즈, 노트, 콘택트, 캘린더 등 자체개발한 앱을 함께 출시합니다. 이런 디폴트 툴 만으로도 유저들에게 효용가치를 어필할 수 있기 때문이었죠.
외부 마케팅 플랫폼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많은 서비스들이 활용하고 있는 전략으로, 소셜 공유버튼을 상세페이지에 삽입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인스타그램은 서비스 초기 사람들이 인스타그램 피드에 게시물을 올릴 때 페이스북 공유가 용이하도록 설계하였습니다. 인스타그램은 자신들의 유저가 페이스북에 있다고 보고, 외부 채널을 적극 활용한 셈입니다.
플랫폼 거버넌스
<플랫폼 비즈니스의 모든 것> 도서에서도 다른 플랫폼 도서에서 강조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거버넌스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거버넌스는 플랫폼이 세워야 할 규칙과 규범을 의미합니다. 한 나라의 정부가 입법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먼저, 얼마나 개방하고, 누구와 경쟁할 것인가를 규정해야 합니다.
이 말은 즉은 기술적 인터페이스를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마이스페이스가 점령하고 있던 SNS시장이 페이스북이 어떻게 뚫어내었는지를 살펴보면 그 해답은 '개방성'에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 개방성이랑 API를 얼마나 개방하고, 다른 제3자 개발자들이 API를 활용해 페이스북을 활용해 다양한 효용가치를 어필하는 서비스를 만들도록 독려한 것이죠. 무조건 개방성이 좋은 건가 ? 또 그건 아닙니다. 애플은 굉장히 폐쇄적이지만 세계 시가 총액 1등이니까요.
책에서는 트위터의 사례를 다루고 있습니다. 트위터는 2006년 처음 API를 공개했습니다. 이로 인해 트위터용 앱 개발업체들이 적극적으로 이를 활용하여 앱을 개발했죠. 결국 플랫폼의 전체 트래픽 중 약 75%는 트위터 API를 통해 이뤄지기도 했습니다. 그런 트위터가 2012년부터는 API를 폐쇄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게 큰 실수인지도 모르고.. 트위터는 이 실수 때문에 시장 실적이 부실해지고, 개발자들 사이에서도 큰 불만을 야기했습니다. 결국 2015년 트위터는 자신의 실책을 인정하고, 다시 복원시켰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오래 머물수록, 트위터는 광고수익이 커지는 구조였는데, 이러한 전제를 너무 간과하고 잘못된 선택을 내렸던 것이죠. 그 만큼 개방성은 플랫폼 거버넌스에 매출과 직결되는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누구를 연결하고, 얼마나 책임질 것인가
플랫폼에서 또 다른 중요한 거버넌스입니다. 우버의 성폭행 사례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 우버로 등록된 기사가 승객을 성추행 했던 사례입니다. 그렇다면 우버는 이 상황에서 얼마나 무엇을 책임져야 할까요
에어비앤비도 마찬가지입니다. 엄청나게 큰 플랫폼이지만 인종차별 등의 이슈로 늘 작고 큰 소음들이 발생합니다. 이로 인해 에어비앤비는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을 만들기도 했죠. 예를 들어 에어비앤비는 호스트(집 제공자)가 호스트로 등록하는 과정에서 종교적 편견, 성별, 국적, 문화, 장애, 성정체성, 나이에 대한 편견이 없음을 명시하는 커뮤니티 서약에 승인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플랫폼에서 보여지는 큰 공통점중 하나는 많은 플랫폼들이 QC(Quality Control)를 하면서도 자사의 법적 책임을 제한하는데 심혈을 기울인다는 점입니다. 어떻게 보면 이러한 행보가 플랫폼입장에서는 당연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하지만 이게 사회적으로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닌지, 도덕적으로 자유로운 것인지에 대해선 플랫포머라면 생각해야 합니다.
플랫폼 이 실패하는 이유
책에서는 흥미롭게도 플랫폼이 실패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도서에서는 어떻게 성공할 수 있는지에 대해 다루는데, 이 책에서는 실패하는 이유에 다루며 반면교사 삼게 합니다. 걔중 흥미로운 사례에 대해 소개드립니다.
중국에서 이베이 vs 타오바오의 싸움은 타오바오의 승리로 끝나고 말았죠. 그리고 타오바오의 승리 비결은 신뢰를 담보하는데 있었습니다. 플랫폼이 실패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게스트키퍼로서 '신뢰'를 담보 하지 못하면, 실패할 확률이 큰 것이 사실입니다.
여기서 생각해 볼 문제들은 분명히 있습니다. '부수적 지급' 이슈입니다.
앞선 연재에서 플랫폼은 부수적 지급(고객과 고객간 거래) 을 방지해야 한다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그런데 고객 소통을 활성화시켜 신뢰도를 확보하는 길은 어찌보면 부수적지급을 방치하는 것과도 동일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신뢰를 담보하면서 부수적 지급을 방지하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지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닙니다.
* 부수적 지급에 대해 알고 싶다면..
플랫폼의 미래
여러분은 앞으로 어떤 플랫폼이 시장 지배를 할 것이라 생각하시나요 ? 답은 지금 거대 플랫폼(아마존, 구글, 애플, 페이스북)의 행보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책에서는 플랫폼의 미래를 지배할 기술은 '음성인식 기술'과 '자율주행자동차'로 꼽고 있습니다. 자율주행자동차는 시간문제일뿐 너무나 자명한 패러다임이기에 생략하고, 음성인식 기술에 대해서만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지금 사람들은 스마트폰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고 있습니다. 유튜브도 보고, 사람들과 카톡도 하고, 게임도 하죠. 음성인식 기술, 즉 AI 스피커는 사람들의 터치를 목소리로 옮겨오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말이 손보다 더 빠르고 쉽기 때문이죠. 아마존은 제 3자 개발자들이 새 알렉사 앱을 개발하기 쉽게 만들어 주는 셀프서비스 API와 툴의 묶음인 알렉스 스킬스 키트를 출시했습니다. 이로써 다양한 에코용 앱서비스들이 출시되고 있죠. 마치 초기 애플 앱플랫폼과 안드로이드 플랫폼처럼요. 에코를 통해 사람들은 이제 게임, 우버차량 호출, 날씨와 뉴스검색, 자동차 시동, 화상통화 등을 할 수 있습니다. 제 생각에 지금까지도 Ai speaker는 얼리 어답터 혹은 얼리 메이저리티 정도밖에 사용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머지 않아 대중에게 퍼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하나를 더 추가하자면, '메타버스' 또한 앞으로의 플랫폼을 리딩할 소재라고 생각합니다. 올해 초 로블록스가 상장하며 메타버스의 진가가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죠.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의 세상은 이제 미래가 아니라 현재가 되었습니다.
인사이터에서도 메타버스 모임을 이번 27(7-9월)시즌에 오픈하게 되었습니다. 메타버스에 대해 더 궁금한 분들은 함께 살펴보시면 도움이 될 것 같네요
https://insight-er.com/product/deepdive_metaverse/
오늘은 번외편으로 <플랫폼 비즈니스의 모든 것>이라는 책을 읽고, 좋았던 내용들만 골라 소개해 드렸습니다. 다음 연재에서는 계속 연재하던 훅모델의 어이진 글로 찾아 뵙겠습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 플랫폼 독서토론클럽
제가 운영하는 인사이터에서 플랫폼 독서토론을 진행합니다. 저는 계속해서 플랫폼을 공부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혼자 하는 것은 한계가 있고, 플랫폼 비즈니스에 관심이 있거나 직접 플랫폼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분들과 플랫폼 도서들을 읽고 토론하고 싶습니다 :) 관심있는 분들은 함께 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