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주인이다...
대청동 괴이 - 동티 난 일본집 (3)
자,
그 일본집 귀신 이야기 이제 해볼게.
눈치챘겠지만 그 집은 뭔가 악령이 붙은 집이었어.
특히 그 지하에서 항상 일들이 일어났지.
그 집은 삼촌이 설계를 그렇게 해서 모든 공간마다 문과 열쇠가 있었어.
지하의 거실 겸 식당과 부엌마저도.
내가 다섯 살 때야.
우리 외할머니는 매일 같이 외삼촌네로 출근을 하다시피 했거든.
옛날 사람들 거의 그렇겠지만 워낙 큰 아들은 중하니까.
나는 당연히 싫어도 따라가야 해.
우리 외할머니랑 외할아버지는 국제 시장 코너에 큰 모자와 잡화를 파는 상점을 했었는데 물론 나를 키울 당시엔 장사는 그만둔 상태였지.
본인들이 쓸 돈을 제외하곤 거의 다 큰 아들에게 주셨어.
큰 아들은 그들의 희망이자 자랑거리고 또 사업을 하는 사람이니까.
한 달에 한 번 그들은 오랫동안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시장 사람들과의 계모임에 나갔거든.
그러면 나는 외삼촌네에서 자야 했어.
그날따라 사촌이랑 사이가 좋았거든?
나랑 동갑인 그 셋째 사촌이랑 깔깔대면서 한참 놀고 있는데 웬일로 어리다고 무시하던 오빠까지 와서 셋이서 신이 나라 놀고 있었어.
그런데 갑자기 셋다 싸해지는 거야...
언니가 없어.
참고로 내 사촌동생은 그때 신생아였어.
외숙모는 늘 사촌동생이랑 따로 안방에 일찍 들어가고
외삼촌은 꼭대기층 설계작업실에 틀어박혀 있었지.
"언니 어디 갔지?”
셋다 얼어붙어 있다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지하층으로 내려갔는데 식당 쪽에서 누군가 문을 막 긁는 소리가 나...
그 어린 나이에 우리가 하고 있던 짓은
고스톱.
사촌 오빠는 열 살이었고, 나랑 사촌은 다섯 살이었어.
고스톱은 사촌 오빠가 가르쳐줬고 내 사촌은 좀 덜 빠릿빠릿해서 내가 다 보고 패 골라주고 점수 계산도 해주고... 그래서 결국 나랑 사촌 오빠가 하는 게임.
그 어린 나이에도 도박은 너무도 재밌는 거야.
한참 하다가 셋 다 갑자기 싸해진 거지.
정해는 어디?(우리 사촌 언니이고 덧붙이자면 나랑 제일 사이 안 좋았음. 사촌언니는 그때 여덟 살이었는데 내가 구구단을 줄줄 외우고 받아쓰기 더 잘하는 바람에 맨날 비교당해서 나를 싫어했어. 충분히 이해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