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나를 움직이게 하는 것은 두려움인가, 사랑인가.

by 범준쌤
그때 영화 <틱, 틱... 붐!>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작곡가의 길을 계속 갈지 말지 고민하던, 주인공 존은 스스로에게 이렇게 묻는다. "나를 움직이게 하는 것은 두려움인가, 사랑인가?"


책 <휴식 찾기의 기쁨>에서 만난 문장이다. 책을 읽다 잠깐 멈췄다. 문득 요즘의 나를 움직이게 하는 것은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특별하게 느껴졌던 강의 일은 이제 일상이 되었다. 2015년 회사를 그만둔 후, 2016년 전직지원 전문가 과정을 듣고 2017년부터 지금 교육 일을 시작했다. 어느덧 만 8년이 다되어 가고 있었다.


일은 내게 뜨겁기도 했고, 차가워질 때도 있었다. 그리고 또 따뜻해지고 다시 식기도 했다. 지금의 온도는 뜨겁지도 않고, 차갑지도 않은 온도다. 따스한 느낌이다. 이 일을 포기하고 싶지는 않고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그래서 다시 질문해 본다.

"나를 움직이게 하는 것은 두려움인가, 사랑인가?"


두려움과 사랑 둘 다 일어난다. 학교 선생님들 연수를 맡을 때는 두렵기도 했다. 학생과 청년을 주로 만나와서 교사 분들은 교육 대상으로 생소했다. 그땐 두려움이었다. 이 일을 잘 해낼 수 있을까. 그래서 더 준비를 했다. 사랑하는 마음보다 두려운 마음이 컸다. 잘 해내지 못할까 하는 마음이 나를 움직이게 했다.


그 두려움을 자세히 더 들여다보면 사랑이 있다. 교육 대상에 대한 '애정', 그리고 강사로서 청중들에게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 있음을 안다. 잘 해내지 못해서 사랑받지 못할까 봐 두려운 것이었다. 사랑받고 싶은 마음, 그것이 내 두려움의 속내였다.


모든 사람들에게, 모든 청중들에게 사랑받지 못함을 안다. 그래도 사랑받고 싶은 마음은 언제나 있다. 두려움과 사랑은 동전의 앞면과 뒷면처럼 느껴진다. 두려움에 압도되기 전에 그 두려움이 사랑으로 시작되었음을 알기에, 조금은 마음이 놓인다.


한 인간에게서 모든 것을 빼앗아 갈 수는 있지만, 한 가지 자유는 빼앗아 갈 수 없다. 바로 어떠한 상황에 놓이더라도 삶에 대한 태도만큼은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자유이다. - 빅터 프랭클


두려움을 선택할지, 사랑을 선택할지에 대한 자유는 여전히 내게 있다. 그대 두려움을 선택할 것인가 사랑을 선택할 것인가?

keyword
작가의 이전글연결의 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