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오브바이닐 연남점에서의 시간
이번 주말에 연트럴파크 근처에 있는 하우스오브바이닐 연남점을 다녀왔다. 애정하는 음악과 사람이 함께 조화롭게 있을 수 있었기에 맑아지는 시간이었다. 휴대폰으로 치면 무선 배터리 충전소 같은 곳이라고 할까.
이렇게 멋지게 생긴 스피커에서 음악이 들려왔다. 제목은 모르겠으나 어디선가 들어본 노래들, 제목을 아는 노래들, 좋아하는 노래들 등 다양한 노래를 들을 수 있었다. 같이 온 이와 대화를 나누기 딱 좋을 정도의 음향 크기였다.
음악과 잘 어우러지는 공간, 조명, 온도는 대화를 편안하게 나눌 수 있게 해 줬다. 그리고 이 카페는 직접 노래를 신청할 수 있었다. 음악을 좋아하는 이라면 홍대 부근을 갔을 때 가봐도 좋겠다.
실리카겔, 최유리, WOODZ, 황소윤 등 국내 음악뿐 아니라 wave to earth, Bruno Major 등 해외 음악까지 다양한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신청곡을 제외한 모든 음악을 Lp로 틀어주는 것도 멋졌다.
함께 보기로 한 이가 오기 전에 미리 도착해서 웨이팅을 걸어놨다. 인기가 많은 곳이라 웨이팅은 기본. 토요일 오후였지만 금세 인원은 빠졌고, 15분 정도 뒤에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약속 시간은 15분이 남았고 마침 릴케의 시집을 들고 왔었다. 이 공간은 책을 읽기도 참 좋다. 그때 만났던 '겨울 아침'이라는 시인데 아름다운 시였다.
그러나 우리는 앞으로 나아간다. 온 숨구멍이 아침 기력의 좋은 향기로 가득 차서.
이 공간은 좋은 향기로 가득 찬 공간이다. 좋은 음악, 좋은 사람이 함께 있기에 아름다운 향기가 가득 있었다. 그래서 충전이 됐나 보다.
몰랐던 아름다운 노래도 알게 되는 곳, 편안히 음악을 듣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이곳을 또 오게 될 것 같다.
"The most beautiful thing that I have never seen."
"내가 한 번도 보지 못한 아름다운 것 일거야."
아름다움은 우리 근처에 있다. 아름다움은 일상 속 내 주변 사람들에게도 있고, 자주 흥얼거리는 음악과 한 번도 듣지 못한 낯선 음악에도 있다. 그리고 내 안에도 내재되어 있다. 아름다움을 바라보는 그 시선과 태도 자체가 아름다운 게 아닐까. 애정하는 음악과 사람, 그리고 애정하게 된 장소에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