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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영필 Zho YP Jul 15. 2023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베르나르 베르베르

37/ 꿈

말레이시아의 밀림 깊숙한 곳에 세노이라는 원시부족이 살고 있었다. 그들은 꿈을 삶의 중심에 놓고 살았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들을 '꿈의 부족'이라고 불렀다.


매일 아침 불 가까이에 둘러앉아 식사를 하면서 그들은 저마다 간밤에 꾼 꿈에 대해서만 이야기했다...


세노이 부족은 서양의 민속학자들을 매혹시켰다. 그곳에는 폭력이나 정신병이 없었고, 스트레스나 정복의 야망도 없었다. 노동은 생존에 꼭 필요한 만큼만 하면 되었다.


꿈의 항공학은 점점 높은 수준의 훈련을 요구한다. '비행' 시간이 길어질수록 자신감이 생기고 미립*이 난다...


*미립 : 경험을 통하여 얻은 묘한 이치나 요령


42/ 놀이의 의미

1970년대에 프랑스의 한 수의사는 동물들이 일으키는 문제 하나를 해결했다...


어떤 마주馬主가 비슷하게 생긴 씨말 네 마리를 사들였다... 이 말들은 전혀 사이좋게 지내지 못했다...


... 부탁받은 수의사는... 말들에게 마구간의 네 칸을 나란히 배정한 다음, 칸막이 벽의 뚫린 창에 장난감들을 달아놓았다...


그는 말들이 서로 친해지고 상대를 바꿔가며 놀 수 있게 하려고 말들의 자리를 규칙적으로 바꿔 주었다. 한 달이 지나자, 네 마리 말은 서로 떨어질 수 없는 사이가 되었다. 말들은 함께 마차를 끄는 일을 직수굿하게* 받아들였을 뿐만 아니라, 놀이를 하듯 일을 하게 되었다...


*직수굿하다 : 저항하거나 거역하지 아니하고 하라는 대로 복종하는 데가 있다.


49/ 대위법 1 : 카논

서양음악에서 사용하는 작곡기법의 하나인 카논은 그 구조가 대단히 흥미롭다. 카논의 예로는 프랑스 민요 <자크 수사修士>나 <아침 바람, 상쾌한 바람>, <그대 종지기에게 저주가 있으리>, 파헬벨*의 <카논> 등을 들 수 있다.


*Johann Pachelbel(1653-1706). 독일의 작곡가이자 오르간 연주가... 작곡기법이 유연하고 화음이 단순하며 선율이 아름답다는 점이 특징이다. 요한 세바스찬 바흐가 그의 작품에서 영향을 받았다는 점은 부정하기 어렵다.


음을 추가하지 않고 단지 고음부와 저음부에서 음높이를 변경하는 것만으로 카논을 정교하게 만들 수 있고, 후속 성부를 반半 옥타브 간격으로 시작하는 방법을 통해서도 카논을 정교하게 만들 수 있다...


노래의 빠르기에 변화를 주는 것 역시 카논을 정교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이다...


또 선행 성부의 선율을 상하로 자리바꿈하여 모방하는 방법을 통해서도 카논을 정교하게 만들 수 있다...


가장 복잡한 카논 기법은 이른바 '가재 카논'이다. 음들이 가재처럼 뒷걸음질을 치기 때문에 그런 이름이 붙은 것이다.


카논 중에는 말 그대로 수수께끼라 할 만한 것들도 있다. 그런 카논에서는 주제를 변화시키는 법칙을 발견하기가 매우 어렵다. 바흐는 그런 종류의 '놀이'를 무척이나 좋아했다.


51/ 대위법 2 : 푸가

푸가 중에서 구성이 아름답기로는 바흐의 작품 <음악의 헌정>을 빼놓을 수 없다... 그의 이름 '바흐'는 엉뚱하게도 독일어로 '개울'을 뜻한다.


푸가 중에서 가장 빼어난 작품은 바흐의 <푸가의 기법>이다...


하지만 바흐가 그 작품에 자기 이름의 네 글자 B, A, C, H를 새겨넣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결국 BACH를 음으로 나타내면, [시b, 라, 도, 시]가 된다.


72/ 모기

... 살갗을 가렵게 하는 물질은 모기의 주둥이에서 나온 소독용 침일 뿐이다. 그 침이 없으면 모기는 살갗을 찌를 때마다 오염될지도 모른다. 게다가 모기는 살갗을 찌를 때 언제나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지점을 조심스럽게 골라서 찌른다.


처음엔 전등을 켜기만 해도 모기들을 쉽게 찾아낼 수 있었다...


모기가 숨은 곳은 알아내기가 갈수록 어려워졌다...


... 마침내 나는 완벽한 신무기를 발견하기에 이르렀다. 그것은 진공청소기였다...


... 내 베개 밑에 숨어있음을 알아차렸다. 모기들은 에드거 앨런 포의 <도둑맞은 편지>*에 나오는 원리, 즉 가장 좋은 은닉처은 눈에 가장 잘 띄는 곳이라는 사실을 발견한 모양이었다...


*에드거 앨런 포가 1845년에 발표한 단편 추리소설. 파리경찰이 온갖 곳을 다 뒤져도 못 찾아낸 편지를 명탐정 뒤팽은 눈에 금방 띄는 편지꽂이에서 찾아낸다.


97/ 뼈대

뼈대가 몸 안에 있는 것이 나을까, 거죽에 있는 것이 나을까?


내가 만나는 사람들 가운데 출중한 지력으로 '지적인' 갑각을 만들어 뒤집어쓰고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공격으로부터 자기를 지키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나 어떤 상반된 견해가 그들의 단단한 껍질을 비집고 들어갔을 때, 그 타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또 내가 만난 사람들 가운데는 아주 사소한 이견, 아주 사소한 부조화에도 고통을 받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러나 그들의 정신은 열려 있었기 때문에 그들은 모든 것에 민감했고 어떤 공격에서도 배우는 바가 있었다.


101/ 삼각형

평범하기가 때로는 비범하기보다 더 어렵다...


... 평범한 삼각형은 직각이나 둔각을 가져서도 안되고, 크기가 같은 각이 있어도 안 된다. 자크 루브찬스키라는 학자가 진짜 '평범한 삼각형'을 그리는 방법을 생각해냈다... 정사각형을 대각선 방향으로 잘라 삼각형 두 개를 만들고, 정삼각형을 높이 방향으로 잘라 역시 삼각형 두 개를 만든다. 정사각형을 잘라 만든 삼각형과 정삼각형을 잘라 만든 삼각형을 나란히 붙여놓으면 평범한 삼각형의 한 표본을 얻게 된다.


102/ 생각의 힘

1950년대에 있었던 일이다. 영국의 컨테이너 운반선 한 척이 화물을 양륙하기 위하여 스코틀랜드의 한 항구에 닻을 내렸다. 포르투갈 산産 마디라 포도주를 운반하는 배였다. 한 선원이 모든 짐이 다 부려졌는지를 확인하려고 어떤 냉동 컨테이너 안으로 들어갔다. 그때 그가 안에 있는 것을 모르는 다른 선원이 밖에서 냉동실 문을 닫아버렸다...


냉동실 안에 식량은 충분히 있었다...


배가 리소본에 닻을 내렸을 때, 냉동 컨테이너의 문을 연 선장은 죽어있는 선원을 발견했다. 선장은 벽에 꼼꼼하게 새겨놓은 고통의 일기를 읽었다... 선장은 컨테이너 안의 온도를 재보았다. 온도계는 섭씨 19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그곳은 화물이 들어있지 않았기 때문에 스코틀랜드에서 돌아오는 항해 동안 냉동장치가 내내 작동하고 있지 않았다...


103/ 선물

금파리들의 세계에서는 암컷이 짝짓기하는 동안에 수컷을 잡아먹는다. 짝짓기할 때의 감정이 식욕을 불러일으키면서 곁에 늘어져 있는 짝짓기 상대가 암컷에게는 먹거리로 보이기 때문이다.


... 수파리는 먹을 것을 '선물'로 가져온다... 그보다 훨씬 진화된 파리들의 세계에서는 수컷이 곤충 고기를 투명한 고치로 포장해서 가지고 온다...


또 어떤 파리 종은 수컷의 관점에서 선물의 질보다는 선물을 개봉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더 중요하다는 결론을 얻게 된다. 이 종의 수컷들이 가져오는 고치 포장물은 두껍고 부피가 크지만 사실은 비어있는 것이다. 암컷이 속았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쯤이면 수컷은 이미 용무를 끝낸 뒤다.


... 암컷은 고치가 비어있지나 않은지 확인하려고 고치를 흔들어본다... 수컷은 고깃덩어리로 착각하게 하려고 자기 배설물을 적당히 담아서 선물꾸러미를 만들기도 한다.


104/ 선택

다른 사람이 어떤 선택을 하도록 유도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는 상대방의 동의를 얻어내고 싶은 선택지를 상대방이 받아들일 수 없는 것 세 가지와 함께 제시하는 것이다...


132/ 알린스키 병법

히피 선동가이자 미국 최대 노동조합의 창립자인 솔 알린스키는 한때는 고고학을 전공하던 학생이었고 알 카포네 밑에서 갱 노릇을 하기도 했던 다채로운 이력을 가진 사람이다...


1) 힘이란 당신이 지닌 것이 아니라, 당신이 지니고 있다고 주위사람들이 믿는 것이다.*

2) ... 적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새로운 전장戰場을 찾아라.**

3) 적의 무기로 적을 쳐부수고, 적의 전술지침에 나오는 요소들을 이용하여 적을 공격하라.***

4) 말로 대적할 때는 익살이 가장 효율적인 무기다. 상대를 우스꽝스럽게 만들거나, 더 나아가 상대방 혼자 우스꽝스런 짓을 하도록 이끌 수 있으면, 상대가 당신에게 다시 도전하기는 어려워진다.

5) 어떤 전술을 상투적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6) 적이 수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해야 한다. 적으로 하여금 마음놓고 휴식을 취하면서 전력을 재정비하겠다는 생각을 갖게 해서는 안된다. 시의 적절한 외적 요소들을 모두 사용하여 적에게 계속 압박을 가하여야 한다.

7) 실행에 옮길 수 없으면, 허세를 부리지 말아야 한다...

8) 겉으로 보이는 단점은 가장 훌륭한 장점이 될 수 있다. 자기의 특성 하나하나를 약점이 아니라 강점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9) 승리를 거두었을 때는 그 승리를 자기 것으로 받아들이고 승자의 몫을 차지할 수 있어야 한다. 새로 선출된 지도자는 낡은 정책을 대체할 새로운 정책을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권력을 장악한 것은 아무 소용이 없다.****

10) 목표를 하나로 집중시켜야 하고, 전투 중에는 그것을 바꾸지 말아야 한다. 목표는 가능한 한 가장 작고, 가장 뚜렷하고, 가장 상징적이어야 한다.


* 1번과 7번 전술은 약간 상반되는 느낌을 준다. 그렇지만 자기 실력만큼도 상대에게 인식시켜주지 못한다면 그것은 그만큼 위험할 수 있다.

** Rule Breaker를 떠올리게 한다.

*** 창의력의 방법론 같다.

**** 승리의 기회를 우유부단함으로 놓치기도 하고 그 과실을 겸양의 속박으로 누리지 못하기도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집단 생사의 게임에서는 생존 이상의 이유가 있어야 한다.


141/ 역학관계

... 낭시 대학 행동생물학연구소의 디디에 드조르라는 연구자가 쥐들의 수영능력을 알아보기 위한 실험을 했다. 그는 쥐 여섯 마리를 한 우리 안에 넣었다. 그 우리의 문은 하나뿐인데, 수영장으로 통하게 되어 있어서, 쥐들은 그 수영장을 건너야만 먹이를 나누어주는 사료통에 도달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 쥐들 사이에 역할 분담이 이루어졌는데... 헤엄을 치고 먹이를 빼앗기는 쥐가 두 마리, 헤엄을 치지 않고 먹이를 빼앗는 쥐가 두 마리, 헤엄을 치고 먹이를 빼앗기거나 빼앗지 않는 독립적인 쥐가 한 마리, 헤엄도 못 치고 먹이도 빼앗지 못하는 천덕꾸러기 쥐가 한 마리였다...


... 스무 개의 우리에서 역시 똑같은 구조... 가 나타났다.


... 이번에는 착취자 여섯 마리를 함께 우리에 넣어 보았다. 그 쥐들은 밤새도록 싸웠다... 착취자들에게 굴복했던 쥐들을 가지고도 똑같은 실험을 해보았다. 다음날 새벽이 되자, 그 쥐들 가운데 두 마리가 왕초 노릇을 하고 있었다.


... 쥐들의 뇌를 연구하기 위해서 두개골을 열어보았을 때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쥐는 바로 착취자들이었다는 사실이다. 착취자들은 피착취자들이 복종하지 않게 될까봐 전전긍긍했음에 틀림없다.


143/ 연금술

연금술의 모든 조작은 세계의 탄생을 모방하거나 재연하는 것을 겨냥하고 있다.


이야기를 짓는 모든 행위는 현자의 돌을 얻는 과정, 곧 우주 탄생의 역사를 재생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야기는 단순한 것에서 복잡한 것으로, 원석에서 황금으로, 무지에서 깨달음으로 발전한다. 그 과정에는 어떤 비약도 없다. 연금술은 하나의 비유다. 현자의 돌은 각자의 머릿속에 있다...


144/ 연대의식

연대의식은 기쁨이 아닌 고통에서 생긴다...


친한 사람들을 갈라놓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들에게 공동의 성공을 안겨주는 것이다...


벗들과의 우정을 간직하려면, 자기들이 성공한 일에 대해 이야기하기보다는 자기들이 실망한 일, 실패한 일을 자꾸 들먹이는 쪽이 낫다.


어원적으로 보면, '공감sympathie'이란 말은 '함께 고통을 겪다'라는 뜻의 그리스어 'soun pathein'에서 유래한다. 마찬가지로 '동정compassion'이란 말 또한 '함께 고통을 겪다'라는 뜻의 라틴어 'cum patior'에서 나온 것이다.


대부분의 종교에서 순교자들을 기리는 일에 정성을 다하는 것도 그런 것과 관계가 있다... 어떤 집단에 응집력과 결속력이 건재하는 것은 그 골고다의 언덕에 대한 기억 때문이다.


146/ 영양 교환

인간이 개미에게서 모방한 것이 무엇인지를 묻는 사람이 가끔 있다. 그럴때 내가 가장 먼저 예로 드는 것은 입맞춤이다...


... 개미들의 뱃속에는 사회위社會胃라는 제2의 위가 있다. 그 위에서는 먹이가 소화되지 않고 갈무리될 뿐이다. 그 먹이는 구걸하는 개미를 위한 것이다.


... 굶주린 개미가 다른 개미를 찾아가 영양 교환을 요구하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요구를 받은 개미는 자기 입을 구걸한 개미의 입에 갖다대고, 사회위에 갈무리된 먹이를 되올려준다.


149/ 외계 생물

우리와 생각하는 방식이 다른 문명과의 만남은 언제나 그 문명의 파괴로 귀결되었다...


우리는 아직 다른 사고방식과의 만남을 감당할 능력이 없다. 외계의 지능생물을 탐색하기 위한 사업인 SETI(Search for Extra Terrestral Intelligence) 프로그램은 너무 일찍 시작되었다...


150/ 우리는 똑같다

공적으로나 사적으로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나눌 때 상대방의 호감을 사고 싶으면 그 사람의 무의식적인 버릇을 그대로 흉내내면 된다. 식사때에 특히 그런 버릇들이 잘 나타나므로, 그 시간을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 그 사람이 자기 빵으로 접시의 소스를 닦는다면, 그런 중요한 순간을 놓치지 말고 당신도 얼른 그대로 한다.


... 무의식적인 메시지를 자동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된다. '... 우리는 똑같은 버릇을 가지고 있으니 아마 교육받은 것도 생각하는 것도 같을 것입니다.'


154/ 우주 공간

아무리 좋은 망원경을 사용한다 해도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은 현재의 우주 공간이 아니다...


우주 공간에 대한 우리의 시계視界는 커다란 무 같은 형태를 이루고 있다. 그 시계는 우리 우주의 가장 깊숙한 원천에 닿아있다.


155/ 원수를 사랑하기

원수를 사랑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단지 원수의 화를 돋우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원수를 사랑할 수 있어야 한다.


156/ 유토피아 이야기 : 기원

유토피아라는 말은 1516년 영국인 토마스 모어가 만들어냈다. 그리스어 'u'는 부정의 접두사이고, 'topos'는 장소를 뜻한다. 따라서 유토피아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을 담고 있다... 그는 '유토피아적인' 사회의 첫번째 특징으로 '자유로움'을 꼽았다.


전쟁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자폴레트라는 용병을 부리는데, 그 병사들은 전투 중에 적들을 죽이고 자기들고 죽게 되어있다. 말하자면 쓸모가 다하면 전쟁의 도구가 스스로를 파괴하게 되어있는 셈이다.


... 누구나 한곳에 눌러 살지 않고 10년에 한 번씩 이사를 한다...


소신을 굽힐 줄 모르던 토마스 모어는 1535년 자기 이상향과는 너무 동떨어진 현실세계에서 감히 영국왕 헨리 8세의 이혼을 비판하고 나섰다. 왕은 즉시 그를 런던탑에 투옥하고 사형을 내렸다.


172/ 전략

웬만한 전략은 모두 예측이 가능하다. 적이 예측할 수 없는 전략을 짜는 방법 가운데 하나는, 전략을 구성하는 전술 과정 속에 모험적인 요소들을 끼워넣는 것이다. 그러면 적은 이따금 판단이 혼란스러워지면서 이쪽의 전략을 해석할 수도, 전략의 바탕이 되는 논리를 발견할 수도 없게 된다. 그러면 상대는 끝내 이쪽의 전략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176/ 전사

진정한 전사는 친구들보다 적들에게 더 관심이 많다는 사실로 알아볼 수 있다.


185/ 지능과 환경

미국의 신경정신과 의사이자 버클리 대학 교수인 로젠츠바이크는 우리의 뇌 용적에 대한 환경의 영향을 알아보고자 했다. 그것을 위한 실험에 그가 이용한 것은 햄스터라는 쥐였다...


... 장난감으로 가득찬 첫번째 우리에 있던 햄스터들이 미로 테스트와 이미지 인지 테스트에서 다른 햄스터들보다 훨씬 더 빠른 반응을 보였다.


대중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는 영화는 대개 주인공이 맞닥뜨린 상황들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배경도 갈수록 웅장해지고 볼거리가 많아지는 영화일 것이다. 그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사람들이 꿈꾸는 세계는 극복해야 할 시련들로 가득찬 풍요로운 세계이다. '행동하는' 주인공만이 사람들의 뇌를 복잡하게 만들어준다...


187/ 지하철의 귀뚜라미

파리 지하철 안에 귀뚜라미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1900년 무렵이다...


... 그 중의 작은 한 무리가 마침내 약속의 땅, 파리 지하철을 발견하게 된다... 새벽 네 시에서 다섯 시 사이에는 섭씨 27도이고 오후 여섯 시에서 밤 열한 시 사이에는 섭씨 34도나 된다.


게다가 먹이도 걱정할 게 없다. 귀뚜라미들은 자갈에 널려있는 빵부스러기, 쓰레기, 휴지, 털실오라기 따위를 먹고, 때로는 담배꽁초까지 먹는다.


파리 지하철의 귀뚜라미들이 두려워하는 게 있다면 단지 두 가지가 있을 뿐이다. 하나는 끈적한 실을 뱉어내어 귀뚜라미들을 꼼짝 못하게 하는 아롱가죽거미scytodes이고, 또 하나는 레일을 차갑게 만드는 지하철 파업이다.


196/ 차투랑가

... 가장 멀리는 기원전 1천 년 무렵의 남 인도로 거슬러 올라간다.*


네 사람이 각각 한 귀를 차지하고 놀이를 벌인다.


놀 차례를 정할 때는 주사위를 던진다...


... 체스에 퀸이 등장한 것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 시대의 일이다. 에스파냐 체커에서는 졸이 상대방 진영의 첫 줄에 들어가면 '여왕'이 되었다고 말한다. 체스의 퀸은 그것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 조금 사실에 맞지 않다. 체스(와 그 전신인 차투랑가)는 AD 6세기경 북서 인도에서 만들어졌다. 남 인도 촐라왕국의 사료는 아마도 AD 10세기경의 것이다.


204/ 컴퓨터가 아직 풀지 못하는 수수께끼

어떤 사람이 세 딸을 둔 다른 사람에게 딸들의 나이를 묻는다.

그러자 딸들의 아버지가 이렇게 대답한다.    

 

“세 딸아이의 나이를 곱하면 36이 됩니다.”

“그것만으로는 따님들의 나이를 미루어 헤아릴 수가 없겠는데요”라고 첫 번째 사람이 말했다.     


“세 딸아이의 나이를 더하면 바로 우리 앞의 저 현관 위에 적혀 있는 번지수와 똑같은 수가 나옵니다.”

“그래도 답을 못 찾겠어요!”라고 첫 번째 사람이 다시 말했다.

  

“맏이는 금발이랍니다.”

“아, 그래요? 그렇다면 이제 따님들이 각각 몇 살인지 알 수 있겠어요.”

    

첫 번째 사람은 어떻게 세 딸의 나이를 알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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