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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사 수업

김주연

by 조영필 Zho YP

김주연, <철학사수업> - 고대그리스철학


22/ ... 고대세계에서 신화는 이 세상과 삶에 대한, 참되고 권위있는 설명... 농사짓는 법, 배 만드는 법, 항해하는 법, 포도주 담그는 법, 창검을 다루는 법, 아플 때 약재 쓰는 법 등... 삶에 필요한 모든 종류의 지식을 아우르는 총체적인 세계관이자 백과사전의 역할...


23/ ... 기원전 6세기에 철학이 등장... 철학의 탄생 배경과 과정에 대해서는... 두 가지 견해... 그중 하나는 그리스의 기적 이론...


24/ "뮈토스적 사고에서 로고스적 사고로! vom Mythos zum Logos!"

이 말은 독일의 고전학자인 빌헬름 네슬레Wilhelm Nestle가 쓴 책의 제목... 여기서 뮈토스적 사고는 신화적 사유방식을 로고스적 사고는 철학적 사유방식을...


25/ ... 새로운 문화 양식은 기존 문화를 배경으로 해서 그것의 영향을 받으며 생겨나고 자라거든요...

... 신화와 철학은 둘 다 이 우주의 기원과 생성 과정에 관한 이야기... 신들이 태어나는 과정은 마치 퍼즐을 맞추듯 우주가 단계적으로 구축되는 과정... 최초의 철학은 우주의 기원을 규정하고 우주가 그 기원에서 어떤 방식으로 생겨나고 운행되는지 자세하기 설명...


26/ ... 우주가 최초의 혼돈 상태에서 점점 조화롭고 질서 잡힌 세계로 발전해간다고 보는 점에서도 신화와 철학은 닮았어요... 말하자면 철학은 신화의 자궁에서 잉태되고 태어난, 신화의 자녀인 셈...


27/ ... 기원전 6세기에 이르자... 상업과 무역이 회복되고 도시가 번창... 이웃 민족의 신은 그리스의 신들과 차이가 있었죠...


28/ ... 크세노파네스라는 시인...

아이티오피아 사람들은 자신들의 신이 코가 낮고 피부가 검다고 말하고, 트라키아인들은 자신들의 신이 눈이 파랗고 머리카락이 붉다고 말한다. - 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스, <학설집> VII. 22.1


소, 말, 그리고 사자가 있어서 손으로 그림을 그리고 사람이 만드는 것과 같은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말은 말고, 소는 소와 유사한 신의 모습을 그릴 것이고 각기 자신들의 모습과 같은 형체를 만들 것이다. - 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스, <학설집> V. 109.3


30/ 그는 그리스의 신들이 도둑질하고 간통하고 서로 속이는 등 법도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한다는 점을 비난하기도 합니다...


철학의 탄생을 자극한 요인을 하나 더 꼽자면, 그리스 특유의 정치 조직인 폴리스polis, 곧 도시국가체제를 들 수 있습니다.


31/ ... 자립적인 정치체제와 경제체제가 있었고 독자적인 외교권을 가지고 있었으니까요. 주민규모는... 적게는 수백 명, 많게는 수천 명 수준... 전성기의 아테네는 20만 명이 넘을 때도 있었지만...


33/ 뮈토스는 원래 남에게 전해들은 말... 듣고 옮기는 말이라서 사실 여부에 관해 책임을 지지 않아요...


34/ 반면에 로고스는 스스로 주장하는 말... 참이라는 사실을 책임지고 입증해야 하는 말... 확신이 없으면 로고스는 말할 수 없어요...


51/ ... 탈레스가 발견한 정리...

반원에 내접하는 삼각형은 직각 삼각형이다.(탈레스의 정리)

② 원은 지름에 의해 이등분된다.

③ 이등변삼각형의 두 밑각의 크기는 같다.

④ 두 직선이 만나서 생기는 맞꼭지각의 크기는 같다.

⑤ 한 변과 양 끝 각이 정해지면 하나의 삼각형이 결정된다.


... 그림자 길이를 이용해서 피라미드의 높이를 알아내거나, 삼각형의 닮음을 이용해서 바다 위에 떠 있는 배와 해안선 사이의 거리를 측정했다고 합니다.


... 기원전 585년 5월 28일 오후에 이오니아 지방에 개기일식이 있었는데요...


59/ ... 고대 그리스에서는 종이 대신 파피루스 두루마리에 글을 썼어요. 파피루스papyrus는 이집트 나일강에서 자라는 갈대의 일종입니다. 줄기를 으깨고 엮어 말리면 삼베 헝겊 비슷한 모양이 나와요. 이걸 한 스무 장 정도 이어 붙여서 두루마리를 만들어 썼습니다...


60/ ... 호메로스는 신들의 아버지가 오케아노스이고 어머니가 테튀스라고... 커다란 바다와 강의 신... 메소포타미아나 이집트의 고대 신화에서도 태초의 신들은 대개 물의 신...


... 플루타르코스Plutarchos, 46~120가 전한 흥미로운 기록이 있습니다.


이집트의 사제들은 그리스의 위대한 두 사람 호메로스와 탈레스로 인해 자부심을 느꼈다. 그들이 이집트에서 만물의 시원이 물이라는 것을 배워갔기 때문이다. - 플루타르코스, <이시스와 오시리스Isis et Osiris> 34


62/ ... 고대인들에게 자연은 두려운 존재... 홍수나 가뭄, 화산, 지진, 해일... 심지어 하늘이 무너지거나 땅이 갑자기 푹 꺼질까 봐 걱정하기도 했죠... 기杞나라 사람이 하늘이 무너질까 봐 걱정했다는 이야기(杞憂)인데, 그리스 사람들도 마찬가지였어요... 마지막까지 저항한 아틀라스는 대지의 서쪽 끝에서 하늘을 떠받치도록 하는 벌을 내립니다... 이제 그가 하늘을 떠받치니 하늘은 무너지지 않을 거라고 믿게 되었죠.


63/ ... 하늘-대지-지하 세계가 수직 형태로 배열... 하늘에는 신들이 삽니다. 거기서 청동 모루를 떨어뜨리면 9일이 지나야 땅에 닿습니다... 지표에서 하데스까지의 거리도 그만큼 떨어져 있습니다... 티탄을 가둔 타르타로스를 지나 그 깊이를 알 수 없을 만큼 깊습니다...


64/ 탈레스는 불만이었죠... 땅이 꺼지지 않는 진짜 이유를 밝혀내고 싶었어요... 그 결과로 나온 것이 바로 "땅은 물 위에 떠 있다"라는 주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