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처음 기획

사용성의 핵심 지표가 무엇인가

MECE 보다 중요한 고객 경험의 핵심 지표

by Peter

회사 일은 잠깐 정신을 놓으면 관성으로 흘러갑니다. 관성이 얼마나 무섭냐 생각해 보면,


기존 지표를 혹시 놓친 게 없는지 관리의 불안함 때문에 세부 지표로 나누게 되면서

본질이 아닌 디테일의 차이를 설명하고 해석하기 위해 시간을 보내게 되면서

지표가 생겨난 배경인 고객 경험과 시장 상황을 바꾸기 위한 판을 변화시키는 질문에서 멀어지게 됩니다.

잦은 정기 미팅에서는 이 디테일의 고도화를 통해 목표 - 실적 - 예측 - 차이에 대한 논리의 오류만 찾게 되고

오류를 덮거나 논리를 보강하기 위한 요구 사항의 추가로 문서 작업이 과다해집니다.



대시보드를 만드는 것은 도구를 만드는 나중의 일인데, 어느 때는 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대시보드에 갇힙니다. 논리적으로 끝단까지 나누지 못하는 것은 아예 다루지 않습니다. 어떻게 나눌지 몰라서, 전체를 다 설명하는 체계를 만들 수 없어서 해당 기준으로 나누지 않습니다. 그러기에 정말 중요한 것을 보지 못합니다. 수식으로 전체 결과를 설명할 수 없다고 핵심 수요를 볼 수 있는 지표를 다루지 않습니다.



저는 데이터를 다루는 사람이고 사업을 기획하는 사람입니다. 둘 다 해 보았고, 지금도 둘 다 하고 있습니다. 모든 것에 직관을, 모든 것에 데이터만 쓸 수 없습니다. 사람이 할 일과 데이터의 할 일을 잘 구분하는 게 먼저라는 아티클을 여기에 몇 년 전에도 쓴 바 있습니다. 관성으로 움직이는 회사는 사업가적인 직감을 야만의 언어로 생각합니다. 창업자가 봤다면 혀를 찰 회사원들만 논리 속에서 지내게 되고 그들은 땅따먹기를 통해 탑을 쌓습니다.



우리 고객은 누구이고, 그들의 수요를 만들 우리의 핵심 지표가 무엇인가? 이 질문은 사업의 어느 단계든 기준이 되어야 합니다. 모든 것을 기계적으로 구분하면서 우리 사업의 핵심을 평가하기는 어렵습니다. 고객 수요에 대한 나름의 식을 만들고 식의 인수들을 바꾸는 플랜을 짜고 해 보면서 인수는 움직이는데 전체 수요가 안 움직이면 식을 바꾸어야 합니다. 식을 구성한 가설이 틀렸으니까요. 우리가 시간이 아까운 이유는 식을 바꾸는 시간에 식을 바꾸지 않고 인수를 계속 움직이고 더 움직일 잔잔한 계획만 세우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입니다.



식을 바꾸는 회사, 전제를 의심하면서 피벗 하는 조직은 강합니다. 늘 혼란스럽지만, 질문의 진정성이 있고 고객 중심의 일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식을 빠르게 만들어야 하고 식을 한 조직에서 깊게 알고 정확하게 평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실패는 식을 만들고 검증하는 조직이 실무를 몰라 정확한 평가를 하지 못하며 그 사이 시간을 허비하게 되며 전략에 대한 회고를 스스로 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모든 평가와 회고, 대안을 실무에만 맡기면 살기 위해 일하는 실무자는 각각 우리는 잘했다고 말하며 식을 변형하고 시간을 연장시킵니다. 그들의 잘못이 아닙니다. 실무를 어떻게 조립하고 식의 인수를 하나하나 과제로 정확히 만들지 못하고 조직화하지 못하는 중앙 조직이 문제입니다. 면책을 위해 깊게 관여하지도, 과감하게 바꾸지도 못하고, 비전문성은 모든 의사결정을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듣고 끝에는 감으로 하는 것으로 마감하는 결과만 만들게 됩니다.



우리의 대시보드가 너무 크고 항목이 많고 정렬이 누락과 중복 없이 잘 되어 있다면 분명 잘못된 길을 가고 있는 것입니다. 잘되는 조직, 내려가는 조직을 사회생활 하면서 모두 겪으면서 이상하게도 이 명제는 별로 틀린 적이 없습니다. 몇 개의 아이디어를 실행하기에 바빠 잘 정돈된 논리도, 그걸 가지고 논리나 문서를 가지고 추궁할 시간도 없었던 곳이 빠르게 식을 풀고 있었습니다. 왜 우리는 같은 질문에 대답하지 못하고 몇 달째 도돌이표 같은 일을 하는지 생각해 보면, 실은 고객 수요의 핵심을 무서워서 혹은 몰라서 벗어나 있기 때문입니다. 고객을 만나거나 조사한 적이 얼마나 있나요? 우리 사업의 핵심인 고객 수요를 얼마나 알고 있나요? 이 질문 앞에 겸손할 수 있다면 괜찮습니다.





keyword